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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배 Jul 07. 2021

코로나 1,000명에 대한 단상

희망을 품어야 절망도 할 수 있다.

코로나 확진자 수가 다시 1,000명대에 진입했다. 델타 변이에 의해 무섭게 확산하고 있다. 두렵고 무섭다.


7월부터는 거리두기가 완화된다고 해서 기대를 했었다. 1년 넘게 보지 못한 사람들과 만나는 약속도 잡았다. 지금 추세로는 모두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오히려 더욱 강화되어 밖에 나가는 것조차 어려운 상황이 될 것 같다. 백신을 맞았다고는 하나 돌파 감염 사례에서 보았듯이 안전하지 못하다.


하반기부터는 전면 등교도 한다는데 가능할까. 학교에서도 감염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또다시 아이들은 답답한 사각형의 집에 갇혀 온라인 수업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수록 전쟁은 피할 수 없다. 지난 주말 첫째의 사춘기 만행 사태를 겪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사드라들 만 하면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희망 고문 같단 생각이 들었다. 마스크를 벗고 생활한다는 기대는 서랍 속에 넣고 닫아 버려야 하나. 여름을 맞아 더욱 곤욕스럽다. 조금만 걸어도 땀이 가득 차 벗고 싶은 충동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든다. 요 앞에 잠깐 쓰레기를 버리러 갈 때조차 마스크를 쓰고 가야 하는 현실이 슬펐다.


마스크 쓰고 세수했네, 잠이 들었네, 밥을 먹었네 등등의 실수담이 남 일 같지 않았다. 며칠 전에는 마스크를 놓고 나온 줄 알고 헐레벌떡 집에 들었더니 창가에 비친 마스큰 쓴 모습에서 얼마나 허탈한지 모른다. 공기를 들이마시듯 익숙한 행위가 되어버린 걸까.


퇴근이 하필 거리에 사람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간과 맞물린다. 지하철을 타면 출근 시간만큼이나 붐빈다. 어제도 그제도 술에 취해 바닥에 쓰러진 젊은 사람을 보았다. 밤 10시까지 영업시간이라 단기간에 술을 많이 마신 듯 보였다. 초첨 없는 눈동자, 비틀거리는 모습을 보면 내 마음도 조마조마했다. 마스크를 썼음에도 뿌옇게 흩어지는 알코올의 진동을 느낄 수 있다. 인생의 가을을 지나고 있는 나야 그렇다 쳐도, 이제 막 한여름을 맞이한 청춘을 누가 막을 수 있을는지.


조지 버나드 쇼는 '희망을 품지 않는 자는 절망도 할 수 없다'라고 했다. 헛된 꿈이라도 계속 꾸어야 할까보다. 다음 달에는, 연말에는 아니 내년에는..... 생각뿐임에도 금세 흐릿하게 사라진다.


그래. 차라리 희망을 품고 절망을 선택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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