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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배 Aug 06. 2021

흘러가되 중심은 놓지

안팎으로 바쁜 일이 쏟아지는 요즘

조금 과장해서 눈을 뜨니 누군가 내 몸을 손아귀에서 꽉 쥐고 흔드는 것처럼 어지럽고 힘이 없었다. 결국, 새벽 글쓰기도 놓치고 늦잠을 자버렸다.


회사는 시즌에 돌입해서 쏟아지는 자료를 정리하느라 이번 주 내내 야근을 했다. 텅 빈 사무실에 홀로 남아 네모난 모니터 속을 보며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으면 여러 생각이 교차한다. 무엇을 위해서 이렇게 내 모든 것을 갈아 놓고 있는 것일까. 몹쓸 책임감?, 일이 좋아서?, 그도 저도 아니면 승진? 요즘은 어떤 의미나 목적도 없이 그냥 흘러간다는 말이 맞을 것 같다.


그나마 조금 여유가 생겨서 동료들과 잡담도 하고, 가끔은 회사 주변을 돌며 한숨을 돌리고 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느끼지만,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니 관계가 중요하다. 다행히 마음씨 좋은 구성원과 함께여서 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거의 없다. 어느 글에서 직장 내 사이코가 없다고 느끼면 그게 나라는데. 누군가에게 몹쓸 짓을 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아야겠네.


글은 늘 쓰고 있는데, 책임감을 느껴야 할 때가 왔다. 목적 있는 글쓰기를 시작했다. 새벽 글쓰기에서 쓰니 훨씬 집중되었다. 한동안 이 시간은 오롯이 그 글쓰기로 채워질 것 같다.


오랜 글벗과 새롭게 재미난 일도 벌였다. 저지르기 대왕으로서 빠질 수 없었다. 함께 아이디어도 내고,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마치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 즐거웠다. 믿고 의지하는 글벗과 함께여서 결과보다는 과정에서 느끼는 기쁨이 크리라. 하나씩 차근히 준비해나가야겠다. 늘 쓰는 곳이 아닌 새로운 플랫폼이라 기대도 되었다.


며칠 전 브런치를 통해 새로운 제안을 받았다. 메일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였다. 독자가 사연을 신청하면 그에 맞는 글을 써서 제공하는 것이었다. 기존의 메일링 서비스가 작가 중심이라면 이곳은 독자 중심이었다. 부담도 되고, 새로 창업한 곳이라 걱정도 되었다. 주변에 의견도 구하고, 회사 사이트에 들어가 꼼꼼히 살펴보았다. 주말에는 담당자를 만나 미팅을 하기로 했다. 새로운 일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보려 한다.


8월도 무척 바쁜 날이 그려진다. 안팎으로 해야 할 일로 가득 찼다. 좋아하지 않은 일은 좋아하는 일로 상쇄하고, 퍼지지 않도록 건강도 살펴야겠다.


흘러가되 중심은 놓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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