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사람 냄새

부러움에 지고 있다.

읽히는 글을 쓰고 싶지만 어렵네

by 실배

최근 외부에 기고한 글에서 "평범하다.", "일기 같다"란 댓글을 보았다. 충분히 그 말에 공감하면서도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겉으론 대범한 척 넘어갔지만, 속으론 '치. 평범한 일상이 어때서?', '그럼, 일기라도 한번 써보던가.'라며 투덜댔다.


주말에 인스타그램에서 알게 된 작가의 신간 에세이를 읽었다. 살아온 삶에 대해 진솔하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로 책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여성', '퇴사'란 주제를 일관되게 그렸고, 꽃말과 연관 지어 흥미로웠다. 더구나 곳곳에 번뜩이는 문장에 절로 감탄이 나왔다. 비록 한 권의 책이었지만, 그 사람의 삶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긴 여운이 남았다. 좋아하는 표현인 일상이 찬란하게 빛나는 순간이었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데 그런 마음이 들고나서 내 글을 꺼내 보니 누군가의 말처럼 지극히도 평범했다. 어떤 분야에 뛰어난 지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세계 곳곳을 다니며 쌓은 풍부한 경험도 없다. 그저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아왔고, 살아가는 중이다. 하긴 핑계에 불과하다. 분명 비슷한 경험을 했음에도 어떤 글은 마음에 화살촉이 박힌 듯 아프고 아리고, 또 어떤 글은 있었나 할 정도로 흔적조차 없이 사라지니깐.


그래 안다. 진즉에 할 수 없음을 깨닫고 소소함에 집중했다. 피식 웃는 정도에 거대한 만족을 얻었다. 비루한 삶에도 활력이 되었다. 결국 나를 위한 글쓰기였다.


좋은 글을 많이 보았던 게야. 출근하는 지하철 의자, 회사에서 멍 때리는 순간에도 '띠리링' 알람이 온다. 호기심에 눌러보면 곱디고운 문장이 쏟아진다. 잠시 보고 나가야지 했다가 글 감옥에 갇힌다. 끝은 늘 이런 글 쓰면 정말 좋겠다며 푸념을 한다.


그간 만들어온 글의 틀을 깨고, 부수고, 뒤집고 싶지만 방법도 모르고, 용기도 없다. 이미 단단하게 굳어서 웬만한 망치로도 깰 수 없다. 방법은 조그마한 구멍을 내고 조금씩 넓혀가는 수밖에. 그래서 다른 영역의 글을 기웃거린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이럴 땐 방법은 단 하나. '일단 써!'


못난 마음에 부러움만 뿡뿡이다. 그러면서도 속으론 '이래야 발전하지.'라며 안위한다. 쓰담쓰담.


부러워서 계속 지고 있다. 이길 날이 과연 오기는 하는 걸까.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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