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가족 독서모임 만드는 법' 출간 기념으로 북토크가 열렸다. 원래는 한 달 전쯤 기획되었었는데 개인 사정으로 인해서 미뤄졌다. 시간이 여유 있다고 마음 놓을 상황이 아니었다.
북토크 참여 공지가 나가고 이내 모집 완료가 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가족 독서모임에 관심이 있는 분이 올 텐데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을까. 이런저런 고민 끝에 결론은 '있는 그대로 보여주자'였다. 처음 가족 독서모임을 하기로 마음먹은 후부터 그걸 실행해 갔던 과정을 하나하나 자료로 담았다.
드디어 그날이 다가왔다. 아침부터 비가 내리며 날씨가 좋지 못했다. 오시는 분이 불편하지는 않을지 걱정되었다. 준비를 마치고 조금 일찍 길을 나섰다. 북토크가 열리는 '하나의 책'에 도착해서 대표님과 점심을 먹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표님은 나를 독서모임으로 이끌고, 글을 쓰게 도와주고, 가족 독서모임까지 하게 만든 진정한 은인이었다. 만나면 늘 책과 독서모임에 관한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사무실에 돌아와 잠시 차를 마시던 중 첫 번째 참가자 분이 왔다. 어디서 오셨는지 물었더니 포항이란다. 그 먼 곳에서 여기까지 북토크를 위해서 왔다니. 감사하면서도 솔직히 부담감도 일었다. 그 뒤로 속속들이 반가운 손님이 도착했다.
특히 브런치를 통해 인연을 맺고, 함께 글쓰기로 무언가를 꿈꾸게 된 강성화 작가님이 응원차 참가했다. 따님이 예쁘게 포장한 차와 쿠키 그리고 문구류까지 선물로 주셨다. 글의 인연이 실제 만남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놀라우면서도 소중했다. 강성화 작가님은 오랜 기간 독서모임 리더로 활약한 경험도 있었다.
함께 독서모임을 참여하고 있는 회원분도 오셔서 꽃을 선물해 주고 가셨다. 바쁜 일정에 잠시 응원차 들렸다는데, 너무 감사했다. 이렇게 받기만 해서 큰 일이었다.
앞으로 나아가 PPT 화면을 띄었다. 순간 이마에 땀이 송글 맺혔다. 긴장 탓이었다. 그간 강의 경험이 적지 않았는데 이처럼 떨린 적은 처음이었다. 대표님께 에어컨을 틀어달라는 부탁을 드렸다. 시원한 바람이 닿으니 마음의 안정이 되었다.
우선 질문으로 시작하였다. 독서 모임 경험이 있는지 물으니 대부분이 손을 들었다. 심지어 현재 가족 독서모임을 하고 있는 분도 있었다. 나와 같은 아빠였다. 어찌나 반갑던지. 좀 전에 가지고 있던 부담감은 스르륵 사라졌다.
가족 독서모임을 하기 위한 방법, 운영을 위한 필수 조건, 운영 중 겪는 애로사항, 모임의 확장성까지 내가 경험한 모든 노하우를 공유했다. 진지한 눈빛으로 PPT 장마다 사진까지 찍으며 놓치지 않으려는 열정에 더욱 힘이 났다.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각자의 경험도 나누며 소통하는 시간이었다.
내가 준비한 내용은 모두 끝이 났고,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많은 질문을 해주셔서 놀랍기도 하면서도 충분히 궁금한 점이었다. 독서모임을 해온 내공이 느껴졌다. 아는 한에서 성심껏 답을 했다.
참여자 분들이 책에 사인을 요청했고, 정성껏 마음 담은 문구를 적었다. 사실 전날 고민해서 정한 글이 있었다. 사진을 함께 찍자는 분도 계셔서 몹시 부끄러웠다. 어색함을 감추려 한껏 미소를 지었다.
꽉 진 주먹을 펴 듯 온몸에 힘이 다 빠졌다. 많은 것을 전달하고 싶었는데 그분들에게 닿았는지 모르겠다. 오히려 북토크를 통하여 내가 더 많은 것을 얻은 듯했다. 집에 돌아가는 길, 아내는 고생했다며 맛있는 저녁을 사주겠다고 했다.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북토크 후기도 전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