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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배 May 13. 2024

합평회는 글 보단 삶을 나누는 자리였다

라라크루 7기 합평회, 그 감동의 순간

글을 써야 한다는 강박도 내 발을 묶을 순 없었다. 라라크루 7기 합평회 공지가 뜨자마자 바로 신청을 했다. 그 시간은 글을 나눌 뿐 아니라 삶과 사람을 알아가기 때문이다.


미역국을 먹겠다는 둘째는 갑자기 짜파게티가 먹고 싶단다. 바쁠 땐 꼭 커다란 방지턱이 가로막기 마련이니. 얼른 편의점에 가서 라면을 집어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둘째가 좋아하는 물기 거의 없는 자박자박한 면발을 대령하곤 곧장 밖으로 향했다.


비가 곧이라도 쏟아질 듯한 흐린 날, 지하철을 이동하며 작가님들이 카페에 올린 글을 하나씩 정독했다. 각자의 일상이 글과 만나 때론 푸르게, 때론 붉게 물드는 순간이 난 참 좋다. 나도 모르게 실성한 사람처럼 미소 짓다가 얼른 표정을 고쳐 먹었다.


조금 일찍 모임 장소인 '예술가방'에 도착했다. 먼저 도착한 작가님들과 살짝 어색한 인사를 나누곤 공간이 주는 아늑함에 빠져들었다.

이윽고 수호대장님이 양손 한가득 짐을 들고 나타났다. 합평회를 위한 현수막, 음료, 머그컵 등등. 분주히 세팅을 시작했다.

준비를 마치고 하나둘 작가님이 도착하고 드디어 본격적인 합평회가 시작되었다. 대장님이 주제로 던진 합평회 글과 3개월의 라라크루 활동을 각자가 정리하며 그 안에서 진한 감동이 흘렀다.


분명 우리는 글을 나눌 뿐인데, 그 글이 나오기까지의 사연을 나누면 울컥하는 감정을 누를 수 없다. 그럴 땐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그 공간에 함께 있으며 보내는 눈짓과 표정, 몸짓 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는다.


글은 마음의 경계를 허물고, 성큼 한걸음 다가가는 마법 같은 힘이 있기에. 합평회가 마무리될 때쯤에는 난 글벗들에게 강한 유대감을 갖게 되었다. 다 같이 기념사진을 찍고 일정이 마무리되었다. 아웠다.

이어지는 뒤풀이 장소는 이보다 유쾌할 수 없었다. 부딪치는 술잔만큼 출렁이는 기쁨으로 가득했다. 비록 합평회는 못 왔지만 뒤풀이에 참여한 작가님도 있어서 그 자리가 더욱 빛났다.


2차에 이어 3차까지  진한 순간은 이제 막차를 타야 함을 깨닫곤 겨우 마무리되었다. 다음 날 내내 피곤에 시달렸지만 합평회의 즐거움으로 이겨내고도 남았다.

 

카톡방에 오가는 대화 속에 다음 8기 합평회를 농담처럼 덜컥 예약해 버렸다. 열심히 글 쓰며 3개월을 기다리다 또다시 삶을 나누는 그때를 맞이해야겠.





#라라크루, #라라크루라이팅, #7기합평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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