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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사람 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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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배 Dec 17. 2019

한 발자국 내딛기.

생애 첫 출판 계약을 맺었다. 꾸준히 참여했던 독서 모임 대표님께서 가을이 오는 시점에 제안했었다. 일단 저지르고 보는 몹쓸 대책 없음이 이번에도 발현되었다. 나는 주저 없이 하겠다고 했고 드디어 이번 주말에 계약했다.

먼저 기획 의도를 들었다. 나를 포함한 총 다섯 명이 각자 독서 모임에 참여해서 보고 느낀 것을 에세이 형식으로 남기는 것이었다. 혼자 쓰는 것도 아니고 많은 분량을 써야 하는 것도 아니기에 부담은 덜하지만, 그냥 일상을 기록하는 것과는 또 다른 것이기에 살짝 긴장도 되었다. 드디어 대표님께서 계약서를 주셨고 내 이름을 사인하는 순간 뭐랄까. 어떤 표현이 적절할지 모르겠지만 가슴속에 회오리바람이 훅하고 불어왔다.

매달 한 편씩 써야 한다. 내가 쓴 글에 대해 전문가의 평가도 받아야 한다. 그 과정이 쉽지 않겠지만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당장 다음 달까지 서론을 제출해야 한다. 연초가 회사 일이 가장 바쁠 때라 지금부터 틈틈이 써야겠다. 머릿속에 부유하는 생각들이 있는데 잘 잡아 정리해야겠다.

뭔가를 해야겠다는 부담보다는 편한 마음을 갖고 싶다. 블로그에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에도 그런 마음으로 시작했다. 소박한 일상을 나의 손으로 담아내자 멋들어지게 변하는 것이 신기하고 재밌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글을 쓴다고 크게 삶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변화의 바람은 저 멀리서 천천히 불어오는 것 같다. 그렇게 끄적이던 글쓰기가 이렇게 출판까지 꿈을 꾸게 되었다. 책이 나온다고 어떤 큰 변화가 찾아오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로 인해 새로운 꿈도 꿀 수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내년은 나에게 큰 의미가 있는 한 해가 될 것 같다. 시작은 가슴 뛰게 만드는 묘약을 지녔다.

늘 그렇듯 한 발자국씩 내디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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