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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배 Jan 18. 2020

내 인생 최고의 책 - 그 시작.

'내 인생 최고의 책' 독서 모임이 시작되었다. 딸은 아내와 함께 여행을 떠나, 조금은 편한 마음으로 참석할 수 있었다.

오늘은 일종의 예비 모임이었다. 앞으로 1년간 어떤 책으로 독서 모임을 할지 정하는 날이었다. 내가 준비한 책은 할레드 호세이니의 '천 개의 찬란한 태양'이었다.

요즘은 준비 없이 말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이 책을 고른 이유를 미리 적어보았다. 다소 생소한 이슬람 문화를 이해하게 된 계기가 된 책이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비참한 삶을 통해 마음 먹먹했지만, 오래도록 내 마음에 남은 책이었다. 작가는 거대한 서사보다는 개인적 이야기에 충실했다. 신기하게도 개인의 이야기에 빠져들수록 전체적인 삶의 이야기가 스펀지 물먹듯 스며들었다. 500page가 넘는 장편 소설이지만, 금세 읽혔다. 이 책이 떠올라 근 10년 만에 다시 책을 읽었는데, 예전의 감정이 다시 떠올라 마음 아팠다. 여자라면 꼭 읽어야 하는 책으로 마케팅을 했는데, 남자도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 생각된다. 이 책을 통해 이슬람 문화권의 여성 삶에 대해서 관심 갖게 되었고, 최근에는 파리누쉬 사니이의 '나의 몫'도 읽었다. 시대와 배경은 달라도, '어머니'라는 공통된 삶이 주는 이야기에 푹 빠졌었다.

드디어 독서 모임에 참여했다. 하나의 책 '독서 모임'에 참여 한지도 벌써 햇수로 3년이 되었다. 오늘 참여한 분 대다수 얼굴을 알아서 마음이 한결 편했다. 아쉽게도 이번에도 남성은 나 혼자였다. 뭐. 이제는 익숙한 상황이다.

돌아가면서 자기소개하고 투표로 순서를 정했다. 바구니 종이를 뽑았는데, 2번째였다. 첫 번째로 당첨된 분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여하지 못하여 내가 첫 번째가 되었다. 매도 빨리 맞는 것이 낫다고, 오히려 잘 되었다 싶었다. 미리 적어 놓은 글을 연신 곁눈질하며 간신히 책 소개를 마쳤다. 요즘 이렇게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몹시 떨린다. 이어지는 회원님의 책 소개를 받으며 가슴이 설렜다. 어찌나 한 권 한 권이 모두 매력적이고 읽고 싶은지. 앞으로의 모임이 기대되었다. 장르도 다양하고, 고전부터 따끈한 신간까지 있었다. 혹시나 놓칠까 봐 열심히 노트했다. 두 권을 가져온 경우는 투표를 통해서 정했다. 선택되지 않은 책도 꼭 읽어보아야겠다.

대표님은 희망하는 사람은 문집도 만들어주신다고 했다. 독서 모임 마치면, 이렇게 기록하는데 신청해야겠다.

2월부터 나의 책으로 그 문을 활짝 연다. 어떤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세 가지 정도 준비해야 한다. 사실 책 읽으며 이야기 나누고 싶은 점이 많았다. 미리 정리해야겠다.

이제 시작이다. 나는 무언가 시작하는 것이 좋다. 올해는 책과 함께 내 삶을 지탱해 나가고 싶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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