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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avelMaker Jan 27. 2019

(경로정보 크리에이터, 체험여행, 제주) 이기소 워크샵

나에게 빠져드는 시간

일하면서 모니터에, 식사 후 식곤증에, 게임 모니터에, 핸드폰에 빠져드는 것 말고, 어딘가에 깊게 빠져들어보신 적이 있나요(개인적으로는 최면에 한 번 빠져보고 싶다는...^^)? 내가 관심있고, 직접체험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빠져들게 된다. 최근에 빠져들어본 적이 없다면, 그만큼 관심과 무엇인가를 해보는 것에서 멀어져 있는 것일 수 있다.


이기소 우드카빙 워크샵에 참가한 참석자 중, 한 분이 시작한지 30분만에 한 말씀, “빠져든다”였다. 카빙, 깎는다는 것이 우리에게 주는 큰 선물 중에 하나가 다 잊고 온전히 빠져들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이번 우드카빙 워크샵은 시간을 잊고 빠져드는 매력을 타임랩스로 소개한다.


13:03
워크샵은 4명의 참가자와 함께 시작했다. 2년전 제주에 터를 마련하시고, 이것저것을 준비하시는 분, 서울에서 플라워샵을 운영하시는 여행자, 목공체험에 관심 많으신 참가자, 이기소를 팬으로 생각하시는 팬클럽 참가자(^^), 이렇게 4분과 이기소와 함께 시작했다.

13:08
도구를 만지고, 작업 전 유의사항을 나누는 시간. 밀고, 당기고, 끊는 형식의 깎기의 방법과 칼 앞으로 손이 위치되지 않도록 안전사항, 목재의 결을 읽고 깎기의 방향을 알려준다.


13:19
신청한 주방도구 키트위에 생각한 제품의 크기와 두께를 간단히 도안하여, 깎을 면과 형태를 잡아본다. 길쭉하게, 동글게, 각이 있게 혹은 곡선으로 내가 원하는 모양을 상상해보자. 그리고, 그려나가면 된다.


13:24
도안 후, 헤드부분의 움푹들어갈 깊이부터 깎기 시작한다. 헤드면의 크기와 깊이가 작업되어야, 손잡이 부분과 연결되는 목부분의 두께가 결정되고, 이어 손잡이 부분도 정리하기 쉬워진다.

14:02
헤드부분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다면, 키트에서 제품부분을 분리한다. 분리는, 이미 커팅되어 있어서 짧은 연결부위를 조각칼로 몇 회 찍어내어 쉽게 분리가 가능하다.


14:15
목부분과 손잡이부분 깎기를 시작한다. 너무 깊게 깎을 경우, 부러질 수 있으니, 충분하게 두께를 남기고, 나머지부분을 정리하면서 조각한다. 곡선부위의 조각이 어려울 수 있으니, 깊게 한번에 깎은 것보다는 짧게 여러번 깎는 것이 모양을 만들기 편리하다.


키트가 분리되고 나면 보였던, 측면의 짙은 고동색은 과정이 지나가면서 점점 사라지고, 밝은 베이지색의 제품이 형태를 잡아간다. 조각칼이 지나간 자리, 잘못 깎여 틀어진 마음들도 함께 남지만, 걱정하지 말자. 연마작업과 수정의 기술이 있으니, 모든 것이 치유될 수 있으니.


15:17
내 혼과 2시간여의 시간이 담긴 나무를 다듬어보자. 각이 진 부분은 둥글게, 거친 흔적들은 매끈하게, 안타까운 마음들까지 시원하게 정리가 되어간다. 사포작업과정에서 거친 부분이 계속 생긴다면, 밀어내면서 사포작업을 하면 사라진다.


16:00
레드시더는 물에 강하고, 나무 향이 은은하게 퍼져 연마작업 후에 추가 가공작업없이 사용이 가능하다. 쓸 수록 견고해지고, 색이 짙어지는 것은, 내가 깎아 만든 도구를 사용한 시간과 누군가를 위해 함께 쓰여진 스토리가 담기는 과정일 것이다.



깎는 동안 빠져든 나, 내가 사용한 시간과 사람에 빠져들 내가 조각한 주방도구. 오늘의 빠져듦이 다가올 빠져듦을 준비한 시간이 즐거운 시간이었기를(#경로정보크리에이터, #체험여행, #제주, #우드카빙워크샵, #이기소, #인스토어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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