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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avelMaker Feb 01. 2019

서울 동대문플라자 걷기여행 (feat. 건축)

우리의 궤도에 가치를 담다

자하 하디드는 이라크 출생, 영국의 건축가이다. 비정형  건축으로 유명하고, 해체주의 건축가나 심지어 조각가라고 평을 받는 건축가이다.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의 건축도 하디드의 작품임은 널리 알려져 있다. 와부에서 보기에는 곡선의 폐쇄형의 건축같이 보이지만, 안과 밖이 뫼비우스의 곡선처럼 연결되고, 1층과 2층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덩어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곳은 하나하나의 조각이 이어져 곡선을 이루어냈고, 면과 면을 분할하고 연결하여 구조를 보강하고, 기하학적인 입체를 뽐낸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과 연결된 넓은 공간에서 나는 단순해 보이지만, 단순하지 않은 이곳을 바라보았다. 입체 속에서, 나는 새로운 차원에 있는 것 같았다(마치 인터스텔라의 5차원 공간처럼). 그렇지만, 사람들과 함께 있을 수 있다.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공간인 것 같았다.



그 공간 사이사이로는 주변 환경들이 보인다. 하늘이, 구름이 흐르고, 브랜드를 알리는 높이 솟은 간판이 보인다.



사람들이 많지 않아 보이는 것은, 공간이 이어져 넓어 보이는 터라, 나타나는 효과인 듯하다. 단순한 색, 거대한 구조와 곡선에 사람들은 그냥 이 곳에 서면 신기함을 느끼게 된다.



벡터 공간을 지나는 하나의 점 같은 사람들. 나는 그 점들에 관심을 갖는다. 어떠한 이유와 어느 목적지로 움직이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들의 궤도는 이 공간을 지난다. 기록이 되기 전에는 남지 않고,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궤도.



인터스텔라에서 블랙홀로 들어간 쿠퍼의 공간은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시간과 우연을 연결하는 역할로 표현된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상상력과 연출력이 만들어 냈듯이, 이 곳에서 사람들의 움직임은 누군가의 기록에 의해 남고, 표현된다.




잊히지 말아야 할, 그리고 의미 있는 무형의 가치가 유형의 가치로 바뀌는 순간. 나는 웃음이 지어지고, 눈물이 지어지기도 한다.




우리의 궤도는 항상 만들어진다. 다만, 기록되지 않고, 남기지 않기 때문에, 그것의 존재와 가치를 느끼기가 어려운 것이다. 자하 하디드의 건축물처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처럼, 나는 우리 궤도의 가치를 만드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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