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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avelMaker Jan 31. 2019

개발을 생각하는 골목여행(feat. 익선동, 세운상가)

같은 듯, 다른 두 경로

에필로그... 익선과 세운


익선동과 세운상가를 다녀온 후, 곰곰이 생각을 해보았다.



서울의 한 장소에서 오랫동안 옛 모습을 갖고 꾸준하게 그 모습을 유지해온 두 곳이다. 상업의 빌딩들 사이에서 거주의 좁다랗게 자리잡은 익선과 제조업의 혈관 역할을 담당해 온 생산의 세운.



나지막하고 어스름한 분위기는 있지만, 오랫동안 함께  사람들이 살아오고 있는 골목길.



현재보다는 조금은 늦은, 그래서 과거의 모습이 존재하고, 그 덕분에 어릴 적을 느낄 수 있는 곳.



그런데, 익선은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현재라는 양념을 잘 써서 사람들이 찾고, 소비와 문화의 골목이 되었고, 세운은 아직도 그 역할을 하고 있지만, 재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해있다.



두 곳의 차이는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익선은 임대료와 부동산 가치 상승을 바라는 뜻들이 모인 곳이었던가? 세운은 익선보다는 생계의 터전을 빼앗길 수 없는 뜻들이 모인 곳이었던가? 행정과 정책의 차이였을까...



세운은 요즘 그곳의 모습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담아내고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고 있다. 소소한 매력과 과거와 골목과 제조업이 만들어낸 독특을 담고 있는 곳. 제조의 모습을 가진 익선의 모습이 세운이 된다면? 그리고, 세운에서 만들어지고, 쉽게 볼 수 있는 것들로 꾸며진다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제조의 발원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제조와 소비가 한 공간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곳.


재개발, 모습을 깨끗해지고 현대적인 비주얼을 자랑할 수는 있겠지만, 어디서도 볼 수 있는 비주얼로 세운의 참모습은 담을 수 없을 것이다. 사진으로, 기념간판으로, 기념 작품으로는 세운을 담기에 너무 부족할 테니 말이다.


세운에서 펼쳐지는 모습들이, 자본들의 이해관계에 의한 것이 아니길, 행정과 정책의 편리를 위함이 아니길, 세운스럽고 세운답게 세워진 세운의 당당함을 사람들이 찾아갈 수 있기를.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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