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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avelMaker Mar 24. 2019

넷, 우리 부부의 한라산 체험기 1(feat. 백록담)

이렇게라도 이겨내고 싶은 어려움

새벽 5시, 알람이 울렸다. 깜깜하고 바람이 찬 시간. 어제 우리 부부는 일요일 #한라산 등반을 약속했다.


#제주 이주 4년 차이지만, 한 번을 안 가봤었던 한라산. 일단 높이에 겁을 먹고, 체력에 도전하고 싶지 않은 참으로 우리 둘을 소중히 위하는 생각에서 내린 결정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가 소극적으로 살고 있고, 뭔가 충격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 마나님의 결정이 있었다. 요가 선생님이자, 우리 부부의 수입을 담당하고 있는 와이프님의 생각에 나도 공감했다. 녹녹지 않은 #제주시골라이프 를 이렇게 살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간단히 먹거리와 따뜻한 보이차를 준비하고, 옷을 챙겼다. 씻기에는 시간이 늦어지는터라 생략. 그럼에도 생각보다 시간은 걸려 #관음사 주차장에는 7:50 도착. 영실코스로 가려했으나, 날이 좋아서 백록담 씨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문득 목적지를 돌렸다. 날씨가 진짜 너무 좋았다.

바라보이는 한라산 전경


깔끔한 날씨와 깨끗하다 못해 눈알이 시릴 정도의 상큼한 아침 공기는, 시작 초반 우리의 등반 피치를 끌어올렸다.


그런데, 여기서 아셔야 할 점 하나. 관음사부터 #백록담 까지는 편도 5시간이 걸린다는 점. 약 9km를 등반하게 되니, 왕복 18km 정도가 되는 셈. 평지에서 걷는 18km와 산에서 걷는 18km는 완전히 느낌이 다르다.
관음사 전체 한라산 등반코스


간식으로 찐 단호박과 고구마, 3 쪼꼬쪼꼬바, 3 맥스봉, 700mm 보이차 텀블러. 간단히 오르자는 마음으로 야심 차게 준비한 등산 준비물과 함께 오른 지 20분 만에 느꼈다. “아차, 시원하게 마실 물을 안 샀구나.” 그래도 우리 부부는 지금도 완죤 잘 나가는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MD와 디자이너 생활을 하면서 등산에는 일가견이 있었으니, 잘 조절하면서 오르면 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등반 시작 30분 만에 느꼈다. “아, 물이 모자라겠는데...”, “이거 체력이...” 천천히 시작되는 높이 않은 오르막과 시작부터 끊임없는 계단, 그리고 잘 생각해보니 우리 부부가 등산을 하지 않은지가 어언 4년이었다는 사실. 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순식간에 안 보이는 현실에, 쉼터가 나올 때마다 쉬어가며,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알아가기 시작했다.

한라산에는 조릿대가 가득했다. 유해종이라고 듣긴 했는데...


그래도 우리가 멈출 수 없었던 건, 날씨 탓이기도 했지만, 우리 #부부 가 처해있는 상황이 그만큼 녹녹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10시간의 등반이 짧다면 짧아 한 흐름에 글을 쓰려했으나, 스펙터클한 등반과 정말 감사한 분들을 만나 짧아질래야 짧게 끝이 날 것 같지 않아서 조금 더 정리해서 다음 글을 올리겠습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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