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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avelMaker Jan 22. 2019

제주를 알아가는 오름걷기여행(feat. 우진제비오름)

입구~정상~다시 입구

우진제비오름 입구 가는길

2016년 6월 정착한 제주도 중산간에 있는 우리마을에는 유명한 거문오름이 있다.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유네스코본부가 위치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찾아오는 오름의 어머니라고도 하는 거문오름. 그리고, 고즈넉하게 낮지만, 샘과 둘레길, 정상의 탁 트인 전망을 갖고 있는 #우진제비오름 도 자리하고 있다.



2019년이 시작하고도 벌써 20여일이 지나간다. 항상 느끼는 것 중에 하나가, 매년 1월은 잘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 그래서 더 늦기 전에 하기로 한 것이, 스케줄이 가능할 때마다 우진제비오름을 가보는 것이다.


우진제비오름전경(2019.01월)


우진제비오름의 진입로까지 가는 것은 좁고, 거친 길을 지나야 한다. 포장이 되어 있지만, 등산로 입구 부근에서는 포장이 사라진다. 2~3대의 주차가 가능하지만, 걸어서 도착해보는 것이 더 좋아보인다(작은 마을의 예쁜 오름에 주차는 조금 어색해보이거든).


우진제비오름 입구 가는길


시작은 가파르게 올라야 한다. 첫 시작부터 가파른 모습이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걱정은 하지말자(고작 시작해서 10분 정도가 다거든). 좌우로는 이국적인 곶자왈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먹을 수는 없는 고사리군락과 자연적으로 쓰러진 나무들, 그 사이사이로 들어오는 햇볕은 들어오자마자 얼마되지 않아서도 신비로운 분위기가 자리잡힌다.


우진제비오름의 초입구간


그렇게 10분 정도를 오르다보면 완만한 산책로와 함께 자리잡은 [#우진샘]이 나타난다. 과거에는 식용으로도 사용되었다는 샘물 2개를 볼 수 있다. 원천수가 흐르는 하나의 샘과 그 물이 흘러 만든 두번째 샘. 샘 주변에는 오랜 수령의 뽕나무가 자리해서 그늘을 내려준다(이 곳에서 나는 주로 와이프와 강아지들과 잠시 쉬거나, 여기까지 등반하고 내려갔었다). 벤치에 앉아 가만히 숨을 고르다보면, 새소리-나무소리-고라니 소리도 들을 수 있다(가끔은 공사장소음과 비행기소리도...). 겨울인 지금은 숲의 속살을 볼 수 있지만, 날이 따뜻해지면 속살은 숨어지고, 푸른 잎과 꽃들로 다시 인테리어 되는 곳.


현재 우진샘(왼쪽), 5월 우진샘의 뽕나무(오른쪽)


잘 쉬었다~ 생각될 때 즈음, 이끼로 덮인 돌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정상으로 향하는 길이다. 첫 도입부보다는 경사는 급하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오르막이라 숨을 잘 고르면서 오르다보면, 살짝 땀이 맺힌 내 모습을 볼 수 있고, 그 즈음이면 아, 손수건이라도 하나가져올 걸 하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는 구간. 올라갈 수록 나무들의 굵기는 잘아진다. 하지만, 하나의 뿌리에서 여러갈래로 뻗어나간 나무들을 보다보면, 제주도인지 외국인지 신기함을 느낄 수 있다(아니라구요? 그냥 느껴보세요, 신기하다고 생각하면 신기해지는 거에요..ㅎㅎ).


우진샘에서 쉬었다가 다시 올라보자


그렇게 또 10분 정도를 오르다보면, 경사로는 완만한 등산로로 바뀐다. 그 즈음이면 정상이 머지 않은 것이니 식는 땀을 잘 말리면서 즐거워하기만 하면 된다. 사실, 이 정도면 정상까지 가는 길에 아무 생각도 안할 수도 있다. 운동이 부족하거나, 체력이 모자라서 일 수 있지만, 그냥 걸어보자. 우리가 일상에서 아무 생각을 안하는 시간도 그리 오래 누릴 수 있는 시간은 아니니까.



그렇게 완만한 등산로를 5분 정도 가다보면 생뚱맞게 나무데크가 보이는데, 그 곳이 바로 정상이다. 제주시내 쬐끔하고~제주동남부까지 탁트인 시야가 시원해서, 땀도 잘 마른다. 눈 앞에 정면으로 내려다보이는 곳이 선흘2리, 그 다음이 와산리, 대흘리, 함덕리가 보이고, 김녕-세화-성산도 멀리 볼 수 있는 정상(우리 강아지는 여기오면 올라온 길을 다시 되돌아 달린다. 나보다 체력이 좋은 건지, 기분이 좋아서 주체가 안되는건지?).


서울보다 확실히 공기가 깨끗한 제주


땀도 식고, SNS에 올릴 사진도 넉넉히 찍었다면 내려가자. 내려가는 길은 오르는 길보다 빠르다. 오르는 길은 정상의 둘레를 오르고, 돌아가는 길이기도 하지만, 내려가는 길은 돌아가는 길 없이 바로 내려가기 때문이다. 경사가 급할 수 있으니, 아이들과 함께나 연인과 함께라면, 간질간질한 "조심해"가 남발하는 구간이다(너무 남발하면 짜증나겠지만, 연인이라면 어디한번 해보시는게...ㅎㅎ)



경사로가 급한 구간에는 #그루트 를 볼 수 있다. 자연스럽게 쓰러진 나무가 길 위에 놓여있어, 보살핌을 느낄 수도 있고, 신기함을 느낄 수도 있는 스팟. 난 그 길을 보면, 가오갤 1에서 가지를 이어 팀원들을 구하기 위해 희생한, 그루트가 떠오르더라. 명대사와 함께 "We are groot". 다 내려오면 우진샘 입구즈음이 된다. 그러면 뒤돌아볼 것 없이 왼쪽으로 내려오면 등반종료. 올라올 때, 헉헉 숨이 찼던 그 오르막이 내려갈 때는 참 금방인 것을 알 수 있다. 다리가 살짝 후들거리거나? 발을 디디려한 곳에 발이 잘 안 디뎌지신다면, 운동하세요. 늦지 마시고...ㅎㅎ. 다 내려와서 더 가야되나 싶은 분들을 위해 둘레길은 다음 글에서 설명을 드리겠다. 더 가야되나 싶으신 분들. 운동하세요. 저처럼 늦지 마시고.ㅎㅎ (#경로정보크리에이터, #체험여행, #기뷰)


나무터널길(왼쪽),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그루트(오른쪽_출처, 가이언즈오브갤럭시 영화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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