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유럽여행기(37)

by 이재민

오늘은 아침에 한인 교회를 가보려고 한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숙소 근처 걸어서 10분 거리에 한인교회가 있다

11시 15분 예배가 있어서 시간을 맞춰 나가도 되는데 괜히 일찍 나가본다

10시 반에 도착을 하니 아직 1부 예배가 안 끝난 모양이다

그럼 뭐 동네 한 바퀴 돌다 가지 뭐 하고 산책을 했다

일요일 아침은 굉장히 한적했다

여유로움 그 자체였다

걷는데 저 멀리 러닝크루가 보인다

운동들에 사람들이 참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좀 가는데 아기자기한 그림이 그려진 벤치가 나온다

구경하는데 옆을 보니 문을 열 수 있는 곳이 있었다

궁금해서 열어보니 책들이 있었다

아 여기서 보고 한국에 적용을 했구나 싶다

오늘 온도가 0도에서 5도라고 써져 있어서 많이 추우려나 했다

그래도 쌀쌀은 하지만 엄청 추운 건 아닌 것 같다

나름 시간을 보내고 교회에 들어오니 엄청 따뜻하다

아무래도 예배시간에 졸지 않을까 싶다

예배를 잘 드리고 맛있는 점심 얻어먹고 왔다

오늘은 맑은 소고기 우거지탕이라고 하면 좋을 것 같다

김치가 아주 맛있었다

교회에서 쇤브룬궁으로 향했다

아직 여전히 오스트리아 교통에 적응을 못했다

물론 며칠 안 있을 거라 조금은 헤매어도 된다

어제 3일 교통권을 사놓았기에 표는 가지고 있지만 어디에도 표를 찍거나 확인하는 곳이 없다

안 가지고 있다가 걸리면 벌금이 크다고는 하는 것 같다

옆으로 웬 사람이 지나가는데 쿰쿰한 냄새가 많이 난다

아무래도 노숙자인 모양이다

자연스럽게 조금은 떨어져서 흘깃 관찰하는데 시코몬 발톱이 10센티는 자라 있는 것 같다

그분을 뒤로하고 열차를 타고 지하철로 한번 갈아탔다

갈아탈 때도 조금은 헤맸는데 어려운 길은 아니었다

지하철을 잘 타고 쇤브룬궁에 잘 도착을 하였다

쇤부른 궁은 꽤나 큰 궁이었다

나폴리에서 보았던 카세르타 궁전이 떠오른다

이 궁전에서 메인으로 잡는 캐릭터는 프란츠 요제프 1세 황제와 시시라고 불리는 엘리자베트 황후였다

오스트리아라는 나라의 역사를 잘 모르기에 이들에게 어떤 스토리가 있을까 궁금했다

이곳은 감사하게도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었고 또 티켓에 포함되어 있었다

그래서 처음 듣는 이야기 들이라 귀에 확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가 많았다

처음 흥미를 느끼게 되었던 것은 요제프황제가 굉장한 워커 홀릭이었다는 것이다

보통 4-5시에 일어나 15-20시간을 업무 책상에 앉아 일을 했단다

굉장히 검소하고 성실했던 왕으로 기억이 된단다

그래서 이랬던 왕의 평가는 어떨까 궁금했다

지피티에게 물어보니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를 알려 준다

오랜 기간 동안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개혁을 시도하고 산업화, 철도망 확충, 교육 개혁등 근대화 정책을 추진했단다

하지만 지나치게 보수적인 통치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민족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전쟁에서 패배하고 제1차 세계대전을 막지 못한 것을 이야기했다

유럽 역사에서 가장 성실하고 근면한 군주 중 한 명이었는데 너무 전통적인 사고방식과 일 중심의 태도로 인해 변화하는 세계에 적응하지 못했고, 결국 제국의 붕괴를 막지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그의 일생을 보면, **“성실함만으로는 시대의 흐름을 바꿀 수 없다”**는 교훈을 주는 것 같아요.”라는 약간은 생각할 거리를 건네주었다

맞는 말인 것 같다

예전에 성실하지만 일 못하는 선배가 나은가 게으르지만 일 잘하는 선배가 나은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다

결론이 어떻게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성실하기만 한 선배의 후배들은 개고생만 한다는 이야기가 생각난다

두루두루 여러 가지 능력이 필요한 시대인 것 같다

열심히 오디오를 듣는데 엘리자베트 황후의 한 말이 내 관심을 확 끈다

“결혼은 멍에를 씌우는 것과 같다. 오직 어리석은 자들만이 그것을 자처한다.”

뭔가 냉소적인 이야기가 무슨 스토리가 있겠구나 싶다

한 방을 가는데 엘리자베트 황후의 시어머니 이야기가 나온다

아무래도 이곳도 시어머니와의 갈등이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이 황후의 이야기를 찾아보았다

“나는 새처럼 자유롭기를 원하지만, 황금 새장 속에 갇혀 있다.”

“내 날개가 너무 넓어서 이 궁정이라는 둥지는 너무 작다.”

“나는 나 자신을 볼 수 없을 때만 행복하다.”

“나는 언제나 혼자였고, 지금도 혼자이며, 앞으로도 혼자일 것이다.”

“내가 죽어도 내게 애도는 하지 말라. 나는 오랫동안 죽어 있었다.”

“나는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죽음은 나를 오래도록 찾아 헤맸다. 이제야 나를 발견했구나.”

이 말들을 보는데 너무 슬픈 마음이 들었다

어린 나이에 원하지 않은 결혼을 하고 황족이라는 이유로 구속받으며 살았다

그리고 겨우 자유를 찾아 여행을 하며 살지만 그것 또한 완전한 자유는 주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에는 암살을 당하는 결말을 맞이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들으며 예전 방송에서 다이애나 왕세자비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겉으로 화려해 보이는 이 궁전의 삶이 좋지만은 않았음은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것 같다

여러 가지로 찾아보다가 넷플릭스에 황후 엘리자베트라는 시리즈물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시간 날 때 찾아봐야겠다

내부궁전을 다 본 후에 정원을 관람했다

꽤나 아름다운 정원이었다

저 멀리 보이는 언덕 위에 멋진 건축물이 있었는데 글로리에테라고 불린단다

앞쪽에 연못에 비춰 찍으니 굉장히 아름다운 사진이 찍혔다

건물에서 궁전 쪽을 바라보니 비엔나의 전경이 보인다

황제가 자주 이곳에 올라 이 전경을 바라보았단다

이곳에 카페가 있어서 맛있다는 비엔나커피를 마셔보려 했는데 커피 한잔 가격이 6유로가 넘는다

바로 뒷걸음을 쳤다

나온 김에 다음 목적지인 도나우 타워를 향해갔다

버스와 지하철 그리고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꽤나 험난한 여정이다

하지만 높은 곳 그리고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은 옳다는 확신을 가지고 선택을 했다

그리고 그것은 옳은 것이었다

약간은 흐린 날이었지만 석양과 야경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위에 위치한 카페와 레스토랑에서는 우리나라 남산타워처럼 돌아가기 때문에 앉은자리에서 360도의 풍경을 볼 수 있었다

나는 이곳에서 아까 안 마신 비엔나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비엔나 전통의 애플파이 비슷한 것도 먹었는데 맛은 그냥 그랬다

하지만 핸드폰으로 타임랩스를 찍었는데 꽤나 만족스럽다

좋은 시간을 보내고 숙소로 돌아오는데 전철을 타러 가는 길니 꽤나 험난하다

타워 옆의 공원을 지나야 하는데 가로등이 없는 길을 지나야 했다

날은 추운데 길까지 어두우니 이거 참 어려운 일이었다

오스트리아인들은 이것이 당연한 듯 산책을 잘 즐기고 있었다

어두운 곳에서 사람이 나타나니 꽤나 놀랐다

지하철역에 잘 도착을 했다

Praterstern역에서 한번 갈아타는데 기차 플랫폼에서 대관람차가 보인다

나름 야경을 마음껏 보았던 날이다

내일도 잘 구경해 보자

2025.2.2

알차다 알차

keyword
작가의 이전글유럽여행기(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