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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45)

프라하로 이동

by 이재민

어느새 정든 뮌헨의 숙소를 떠나 버스를 타러 간다

9:00에 타서 14:20에 도착하는 여정이다

버스나 기차나 딱 이 정도까지는 괜찮은 것 같다

체크아웃 시간과 체크인 시간이 애매할 때가 많다

특히나 요즘은 호텔이 아닌 아파트 같은 곳을 숙소로 선택을 해서 더 애매할 때가 많다

짐을 못 맡기는 숙소도 많기에 이렇게 이동 시간이 맞아 주면 아주 고맙다

웬일로 버스가 제시간에 출발을 한다

오늘은 거의 시간이 딱딱이다

프라하에서도 비지터 패스라는 것을 사용할 예정이다

명소들의 입장료가 살벌한 것으로 보았다

내일부터 48시간권으로 돌아볼 생각인데 명소 몇 군데만 돌아도 이득이다

프라하를 여행지로 선택한 이유는 한 궁금증 때문이었다

굉장히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특히나 한국의 여성분들이 이곳의 아름다움을 보고 눈물을 훔친다는 이야기는 내 호기심을 충분히 자극할만했다

그 눈물이 이곳에 오기 위해 개고생 한 것이 떠올랐기 때문인지 아니면 진짜 아름다워서 인지는 알지 못한다

하지만 궁금하다

직접 가서 판단해 보겠다

모든 사람이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느끼는 바도 다 다르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나는 이곳만이 가지고 있는 독창성 같은 것들을 많이 보는 것 같다

요즘 빠니보틀이라는 유튜브에서 국내 여행이 어떻게 하면 더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것을 보았다

작년에 나 나름대로 국내여행을 자주 하면서 느낀 것은 도시마다의 독창성이 조금 부족한 것을 느꼈다

물론 아무리 먼 곳도 6시간 안쪽으로 이동할 수 있는 좁은 나라이지만 통영과 경주, 강릉 정도를 빼고는 거기서 거기라는 느낌을 받았다

(뭐 외국인의 시선으로 보면 또 다르겠지만)

어느새 버스는 프라하 근처에 도착을 하였다

버스가 두 군데에서 세워주었는데 기차역에서 내릴 건지 버스 정류장에서 내릴 건지 속으로 계속 고민을 했다

기차역이 숙소에서도 가깝고 먼저 내리지만 아직 체크인 시간이 안 되었기에 일찍 갈 필요가 없지 않나 생각했다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면 지하철을 타고 갈 수 있어서 표를 사기가 편하지만 기차역은 트램을 타야 해서 표를 살 수 있나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러다가 기차역에서 걸어서 25분이니까 천천히 걸어갈까 싶다

물론 가방을 메고 걸어가야 하는 게 부담스럽지만 운동이 필요하기는 하다

천천히 걸어가면서 잘 구경하며 걸어갔다

예전에 만든듯한 도로와 인도 그리고 건축물들을 보니 마치 과거로 돌아간듯한 느낌을 받는다

나폴리와 비슷한가 싶기도 하다

지나가는데 식당 메뉴판을 보게 되었다

메인메뉴가 2만 원 정도면 먹을 수 있었다

독일에서 메인메뉴에 맥주 한잔했는데 4만 5천 원 정도 나온 것 같다

프라하가 조금 더 싸구나 싶다

이곳은 가격이 독창성이 있다 싶다

독일 사람들 많이 놀러 오겠다 싶었다

열심히 걸어서 숙소에 도착을 하였다

숙소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주방도 있고 방도 꽤나 넓고 세탁기도 있었다

짐을 풀고 장을 보러 어디를 갈까 하는데 걸어서 5분 거리에 한인 마트가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벌떡 일어나 가게를 향했다

가게는 굉장히 깔끔했고 매장의 물건들이 약간은 병적일 정도로 정리되어 있었다

라면 4종류와 햇반을 업어왔다

햇반 하나의 가격과 쌀 500g이 같은 가격이라 조금은 고민을 했지만 숙소에 냄비가 없었다

마트를 가서 또 이것저것 사 왔다

다른 유럽의 국가들 보다는 싼 것 같기는 한데 유로와 코루나라는 다른 화폐를 써서 머릿속에 계산이 안된다

숙소로 돌아와 점심 겸 저녁을 맛있게 해 먹었다

오늘은 큰 일정은 없고 야경을 보러 나가 볼까 했다

5시 20여분쯤 해가 질 때쯤 해서 밖으로 나갔다

어딜 목적지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프라하 성이 밤에 이쁘다는 이야기를 언뜻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블타바 강을 따라 걷다가 프라하 성 쪽에 있는 다리를 건너 보기로 했다

이제 막 해가 지고 어둠으로 넘어가기 전의 강은 정말 아름다웠다

이 강을 보고 있는데 나도 모르게 마음이 울렁울렁 거리는 것 같다

몽글 몽글이라고 해야 할까 내가 조금만 더 감성적이었다면 눈물이 나올 뻔했다

이제야 프라하에서 눈물을 흘렸다던 여성분들이 이해가 된다

묘하게 강과 빛의 이 조합이 마음을 움직이게 한다

가로등도 아주 좋았는데 빛이 엄청 세서 내 눈을 아프게 하지도 않으면서 적당히 밝아서 눈으로도 사진으로도 이쁘고 따뜻하게 나오는 이 불빛이 너무 좋았다

강 너머로 산에 보이는 가로등 불빛들은 마치 별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

멀리 보이는 프라하 성도 멋있었다

프라하 성 가까이에 있는 다리로 가니 다리가 굉장히 멋있었다

프라하에 온 대부분의 관광객은 여기에 있는 듯했다

다리의 입구는 어두운 색상의 건물이 있었다

그 건물 사이를 지나가니 양옆으로 종교적인 동상들이 주욱 나열되어 있었다

약간은 나른하니 나오기 싫었는데 나와서 산책한 나를 칭찬해 본다

한 시간 넘게 산책을 하고 숙소로 돌아간다

숙소 근처에는 댄싱 하우스라는 독특한 이름의 건물이 있다

그 이름만큼 외관도 독특한데 마치 남녀 한쌍이 춤을 추고 있는 듯한 모습 이라 그렇게 지어졌다고 한다

이 건물에 스토리가 있을 것 같아 찾아보니 2차 세계대전에 미국의 폭격으로 무너진 건물이 있던 자리였단다

오랫동안 개발되지 않다가 92년도에 설계해서 96년도에 완성된 건물이란다

체코의 전 대통령이 추진한 것이라고 하는데 공산주의를 벗어나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음을 상징 하는 건물이 되었단다

알고 보니 대단한 의미가 있는 건물이었다

사실 오늘 아침에 엄마가 카톡을 보냈다

“아들 오늘은 어디야?” 그래서

“오늘 체코 프라하 가요” 그랬더니

“체코? 거기 공산주의 국가 아니야?” 이런다

그래서 나도 속으로 착각을 했다

같은 유로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통화를 써서 유로가 아닌가 헷갈렸다

그래서 진짜 공산주의 인가 찾아보게 되었다

체코는 민주주의 국가이고 유럽연합 회원국이지만 유로존에는 가입하지 않았단다

오 그럴 수도 있구나 싶었다

이번 여행에서 공산주의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유일한 장소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내일은 프라하 비지터 패스를 이용해서 여행을 해볼까 한다

내일도 좋은 하루가 되기를

2025.2.10

아름다운 프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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