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V vs 위트레흐트
오늘은 오전에 Van Abbemuseum라는 미술관에
다녀왔다
저녁에 축구를 보기 전에 어디 한 군데를 다녀와야지 하고 후보를 추리다가 이곳으로 정했다
그 유명하다는 피카소의 작품과 몬드리안의 작품이 있다길래 다녀와 보기로 했다
이 미술관은 다양한 감각을 사용하게 하고 싶은 욕심이 있는 듯했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까지 다양한 감각을 이용해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미술관에서 제일 처음 본 작품은 피카소의 Buste de femme였다
한 여성의 얼굴 같아 보이는데 이게 무얼 의미하는지 몰라서 지피티에게 물어보았다
이 작품의 연도는 1943인데 이 당시 나치가 프랑스를 점령했던 시기란다
전쟁의 참혹성과 불안감을 반영했단다
이 그림을 그린 후에 1944년 10월에 프랑스 공산당에 가입을 했다는 글을 굳이 작품 옆에 써놨다
나치에 대항해서 저항적, 사회적 메시지를 담았단다
이 당시 지식인들이 고민이 많았겠다 싶었다
다음 작품들은 네덜란드 식민지와 관련된 이야기들이었다
인도네시아가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모양이다
조자나라는 무용수가 전통무용을 추는 사람인데 유럽으로 건너와 전통춤을 공연했던 모양이다
유럽인들에게는 신비한 공연이기에 찬사를 받았지만 전통 춤에 유럽에서 받은 영향을 반영해서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인도네시아에서는 비판을 받기도 한 모양이다
다른 나라가 문화가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참 신비롭다는 생각을 하였다
천장에 배 하나가 달려있었다
이것은 난민의 문제를 표현하고 싶었단다
이 배는 이동, 탈출, 탐험의 의미가 있단다
자유를 찾아 배로 사람들이 이동했지만 천장에 매달려 있는 모습을 통해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하고 중간 어딘가에 떠있는 상태를 표현한 것이란다
그리고 2층에서 3층에 걸쳐서 크게 낙서처럼 그려놓은 작품이 있었다
낙서 같아서 다양한 주제를 내포하고 있었는데 재미있었던 것은 “DON’T SAY THE F WORD!”라는 글귀였다
나는 그저 욕밖에 생각을 못했는데 F로 시작하는 단어가 많았다
“Fascism(파시즘)”, “Freedom(자유)”, “Fear(공포)“, “FAKE NEWS(가짜 뉴스)” 가 있단다
이 한 문장에도 꽤나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할 수 있구나 싶었다
맨 위층에는 Lily van der Stokker라는 작가의 작품이 있었다
그림이 마치 낙서인 듯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있었다
주제의 제목은 친절한 불평의 일기이다
친절한과 불평의 온도가 사뭇 다른데 같이 붙어 있는 게 신기하다
불평이 부정적인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지만 감정을 표현하는 중요한 방식이라고 한다
불평하거나 솔직하게 감정을 드러내는 것을 과민반응이라고 하는 평가하는 사회적 문제를 조명하기도 한단다
이러한 주제를 가지고 아기자기하게 그림을 그리는 방식이 꽤나 새롭게 다가왔다
미술관을 총평하자면 이야기하고 싶은 게 참 많은 곳이었다 생각이 든다
이제까지의 박물관들은 소장하고 있는 작품을 주제별로 분류해 놓은 방식이라면 이곳은 한 주제를 말하기 위해 작품을 끌어다 놓은 느낌이었다
다양한 문제들을 다룬다
전쟁 문제, 난민 문제, 인종 문제, 식민지 문제, 노동 문제 등등 아주 다양한 문제를 다룬다
나는 그 많은 문제들 속에서 한 주제를 내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나라는 존재였다
세상 속의 다양한 문제로 인해 문화가 융합되고 파괴되기도 하고 세상이 변화되어 가지만 그 속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중심은 바로 나라는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미술관이 무엇을 말하려 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그렇게 느꼈다
재미나게 구경을 하고 나니 가방에 보조 배터리를 안 챙겼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핸드폰을 충전도 할 겸 해서 숙소에 들리기로 했다
숙소에서 잠시 휴식을 한 후에 축구장으로 이동을 했다
축구장 근처에 도착을 하니 축구장을 둘러싸고 맥주를 팔고 있었다
음악도 클럽의 음악을 틀어서 굉장히 신나는 분위기를 만들어 놓았다
어제와는 다르게 경기날은 북적북적했다
오늘 경기는 위트레흐트와의 경기였는데 요즘 위트레흐트가 꽤나 잘하는 모양이다
PSV와 아약스라 1,2위 다툼을 하고 위트레흐트는 그 바로 뒤인 3위라고 한다
1등과 3등의 경기이니 꽤나 치열할 것 같다
경기가 시작이 되었다
특별히 응원 소리가 크거나 열정적이라고 느끼지는 않았는데 엄청 집중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꽤나 인상적인 것은 박수 소리였다
선수들이 좋은 플레이를 하면 박수를 아낌없이 쳐주었다
예전에 허정무, 이영표, 박지성 선수가 이런 박수 소리를 들으며 플레이했을까 상상하게 된다
경기는 아주 팽팽했다
처음에는 위트레흐트가 좀 더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코너킥으로 PSV가 골을 넣고 난 이후로는 우위가 역전이 되었다
전반은 위트레흐트가 동점골을 넣으면서 1:1로 끝마쳤다
PSV가 잘하기는 했는데 집중력이 조금은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분위기 타서 잘할 때는 잘하는데 기본적인 패스를 실수하며 분위기를 자꾸 스스로 버리는 모습이 나왔다
동점골을 줄 때도 왜 이리 집중을 못해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참 아쉬웠다
재미있었던 것은 노장인 페리시치 선수였다
한때 토트넘에서 손흥민 선수와 같이 뛰어서 더 눈에 익은 선수인데 노장임에도 참 열심히 뛰고 또 노장이기에 센스가 넘치는 모습이 보여서 좋았다
후반이 시작되고 초반에는 PSV가 압도를 했다
하지만 먼저 골을 넣은 팀은 위트레흐트였다
아 홈팀이 지는 경기는 보고 싶지 않은데 하며 골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결국 후반이 끝나고 추가시간에 동점골이 터졌다
극적인 골이라 참 좋았다
요즘 여행을 하며 축구를 보는데 각 팀마다 각 나라마다 다른 문화를 비교해 보는 게 재밌는 것 같다
이번 네덜란드는 경기장에서 담배를 안 피워서 좋았다
내일 런던으로 넘어가는데 런던은 어떨지 모르겠다
제발 사람 많은데서는 담배 좀 피우지 말자
유럽인들아 ㅎㅎ
2025.2.15
길거리 대마 냄새 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