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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62)

by 이재민

오늘은 체스터 당일치기 여행을 하기로 했다

어제 축구장에 가면서 내일은 뭐 하지 하면서 급작스레 잡아버린 일정이다

체스터를 다녀올 거냐 요크를 다녀올 거냐였는데 요크는 찻값도 비싸고 시간도 꽤나 걸리기에 패스를 했다

알고 보니 리버풀에서 더 가까운 도시였다

다음 주에

리버풀에 일주일 있는데 맨체스터보다 더 일정이 없는데 싶다

그래도 이미 티켓을 끊어 놨으니 가보자 했다

맨체스터 빅토리아 역에서 한 시간 정도면 가는 도시였다

체스터는 로마시대의 건축물과 중세시대의 건축물이 잘 남아 있는 도시란다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체스터 대성당이었다

근처에 도착을 하니 독특한 느낌의 건물들이 통일감 있게 모여 있었다

검은색과 하얀색의 조합의 느낌이 좋았다

성당 근처로 가니 또 느낌이 달라진다

하얀색과 검은색의 조합은 사라졌지만 조금 더 고풍스러운 느낌이 난다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성당은 다채로운 느낌이 나는 곳이었다

다양한

공간으로 분리가 돼있었는데 공간마다의 느낌을 다르게 해 놨다

특히 천장의 구조가 각양각색이었다

보는 재미가 있어서 좋았다

건물의 가운데에는 정원도 있었다

가운데에 있는 분수라 해야 할 것 같은 구조물에는 요한복음 4:14의 말씀이 적혀있었다

[요 4:14]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 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대성당을 나와서 채스터 성벽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전체 길이가 2마일 정도 된단다

다 걷는데 한 시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걸린단다

걷는 길의 뷰가 참 좋았다

강과 도로 다양한 뷰가 있었는데 경마를 하는 곳이 있어서 신기했다

1500년대 생긴 것으로 보았는데 넓은 잔디가 펼쳐져 있으니 보기에 참 좋았다

걷다 보니 배가 고프다

오늘은 왜인지 조금 비싸도 들어가서 먹어보자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겁도 없이 괜찮아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바비큐를 파는 집이었다

메뉴에는 폭력적인 비주얼인 것 같은 XXL 햄버거를 시켰는데 생각보다는 아담해서 놀랐다

그래도 그 안에 들어가는 패티가 튼실해서 좋았다

가격을 생각하면 덜 만족스럽기에 환율 공부는 안 하기로 했다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치고 길을 나섰다

식당 바로 옆에 있는 로만 가든에 갔다

특이한 공원이네 하며 올라갔다

올라가니 바닥에 용그림이 그려져 있는 타일과 남겨진 건축물의 부분이 남겨져 있었다

설명을 대충 보니 목욕탕이었던 모양이다

사우나 시설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보면서 이거 완전 우리나라 온돌이랑 똑같네 싶다

공원 옆으로 나오니 로마시대 원형극장의 흔적을 볼 수 있었다

로마나 그리스 시대 유적지를 보면 왜 이리 세월의 야속함을 느끼는지 모르겠다

대단했던 시기의 건축물이 거의 흔적만 남아 있는 게 허망하기만 하다

기차 시간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 시간을 때워야 했다

그래서 박물관 두 곳을 다녀오기로 했다

첫 번째로 간 곳은 전쟁박물관이었다

건물도 오래되고 전시물도 오래된 느낌이라 별로인가 했는데 생각보다 볼 것이 많았다

첫 번째 공간은 전쟁에 다녀온 군인들이 받은 훈장과 상패 같은 것들이 있었다

서랍을 열어 수많은 훈장들을 볼 수 있게 전시되어 있었다

군인들의 모습과 참호 같은 공간을 재현해 놓아서 참 좋았다

참호 같은 곳은 1차 대전이 어땠을지 상상하기에 좋게 되어있었다

보면서 영국이 참 많은 전쟁에 참여를 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재미나게 본 후에 sick & death 박물관을 가게 되었다

이곳은 의학의 발전사를 알려주기 위한 곳으로 생각이 되었다

사람의 아픈 것과 죽음을 주제로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되었는지 알려주는 것 같았다

근데 약간은 공포를 곁들였다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해골과 시체 같은 친구들이 반겨준다

뭐라 뭐라 떠들어 재끼는데 무슨 소리인지는 모르겠다

꽤나 충격적인 전시물들이 많았다

아무리 모형이라지만 내장이 다 보이게 만든 것들은 참 징그러웠다

사람의 발을 어떻게 절단하는지 설명해 주는 그림은 진짜 별로였다

닥터프렌즈에서 들었던 의학의 역사들이 떠오른다

더 별로였던 것은 사람의 팔이 골절이 되어서 뼈가 튀어나온 모형이었다

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끝까지 다 못 보겠다 싶었다

성병에 관한 것도 있었는데 남녀 성기에 성병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 수 있었다

화장실과 음식에 관한 것도 있었다

다 보고 나오니 직원들이 괜찮냐고 걱정을 해준다

징그럽기는 했지만 나름 흥미로운 곳이기도 했다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음악 하시는 분들이 거리에 꽤 나와 있었다

음악을 들으며 거리를 걸으니 중세시대에 와있는 기분이다

한 성을 개조해서 바를 운영하는 가게가 있었다

이름이 길드였는데 마치 들어가서 일을 알선이라도 받아야 할 것만 같다

오늘 짧지만 체스터를 둘러보니 과거에 돌아갔다 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중세에 산다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다

지금 시대에 태어나 이렇게 누리고 살 수 있어서 감사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2025.2.27

지금이 좋다 이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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