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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70)

리버풀 패스

by 이재민

어젯밤에 오늘의 일정을 놓고 고민을 했다

리버풀 패스를 이용한 여행을 할 건가 말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했다

하루 패스권의 가격이 54.99 파운드였다

대략 십만 원 하는 가격인데 고민 끝에 결제를 해버렸다

그래도 이곳저곳 돌아다니면 조금은 할인되겠다 생각했다

그래서 요즘 일찍 일정을 시작 안 하는데 박물관 오픈 시간에 맞춰서 일찍 하루를 시작했다

처음으로 간 곳은 The British Music Experience이었다

영국 음악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는 곳이었다

시대별로 정리가 잘 되어있었고 계속 음악이 흘러나와서 지루하지 않았던 곳이었다

시간별로 한 번씩 중앙 메인 스테이지에서 홀로그램 공연을 진행했다

약간은 허접했지만 나름 공연의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이곳의 흥미로웠던 점은 체험해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이었다

악기도 종류별로 만지고 연주해 볼 수 있었다

건반과 드럼 각종 기타들을 연주해 보았다

악기 회사는 이곳이 광고가 되는 공간이 될 수 있으니 좋은 것 같다

춤을 따라 추거나 녹음 부스도 들어가 볼 수 있는 체험도 있었다

음악적 소양을 채운 뒤 비틀즈 스토리라는 곳을 갔다

이곳은 작은 오디오 및 비디오 가이드를 하나씩 주었다

감사하게도 한국어가 있어서 좋았다

분명 입구 쪽에 세계 각국언어의 인사말 속에 한국어가 없어서 실망했는데 극 반전이었다

예전에 어렸을 적 비틀즈 노래를 찾아 들어보곤 했지만 그들의 성공 스토리를 들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쭉 훑어보니 그냥 얻어지는 성공은 없는 것 같다

음악적 재능이야 말할 것도 없지만 그걸 뒷받침 해주는 장치 들이 없다면 빛을 발할 수 없구나 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들의 좋은 실력에 좋은 환경이 뒷받침 되어주었구나 생각이 든다

이곳도 상당히 구성이 짜임새가 있었다

중간중간 익숙한 비틀즈의 노래가 나오니 참 좋았다

박물관을 나와서 시티투어 버스를 타러 갔다

투어버스의 팸플릿을 받아 이리저리 훑어보는데 내가 타려고 했던 비틀즈 투어 버스가 끝났다

겨울철에는 12시에만 운행을 하는 모양이다

허허 이런 이 버스를 타고 스트로베리 필즈를 가야 패스로 이득을 보는 건데 싶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어떻게 해야 패스로 이득을 보는 건가 계산해 보았다

비틀즈 투어는 못하지만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한 바퀴 돌고 머지강 크루즈를 타면 본전은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은 크루즈를 타는 곳으로 가서 티켓을 끊었다

오후 4시 것을 타기로 하고 옆에 있는 리버풀 박물관을 들어갔다

박물관은 크고 깔끔하게 잘 지어져 있었다

강변 쪽 창문은 넓고 커서 아름답게 느껴졌다

전시물들도 꽤나 좋았지만 이제까지 본 것을 좀 정리하는 느낌이어서 본걸 또 보는 그런 느낌이었다

대충 쓱 훑어보고 투어버스를 타러 나왔다

투어버스는 확실히 걸을 때와는 또 다른 높이에서 뷰를 보기에 또 다른 느낌을 주어서 좋았다

어제 내가 열심히 걸었던 곳을 높은 위치에서 바라보니 좋았다

한 바퀴 돌면서 무료로 갈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월드 박물관과 멋지게 생긴 성당이었는데 무료라니 매력적이다

일정 짜는데 참고를 해야겠다

버스 투어가 다른 곳과 달랐던 점은 직접 사람이 가이드를 해준다는 것이었다

직원 한분이 마이크를 잡고 투어 내내 떠들어 재꼈다

덕분에 심심하지 않게 돌아다녔다

반바퀴를 돈 후에 40여분 정도 여유가 생겼다

그래서 카페에 들어가 커피 한잔과 디저트 하나를 먹기로 했다

맛은 그냥저냥이었지만 잘 쉬다가 배를 타러 갔다

125년의 역사가 있는 페리란다

지금도 잘 움직이게 관리를 잘하고 있는 거 보면 신기하다

살짝 저물어가는 해와 강의 분위기는 참 좋았다

강 안에서 바라보는 도시뷰는 또 다른 느낌을 주었다

저번에 잘 못 봐서 아쉬웠던 에버튼의 새 구장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아직 구장 주변으로 공장과 창고가 많아 보이지만 점차 관광지로 거듭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배를 타다 보니 조금은 심심하다

잠비아의 잠베지 강이 생각나면 조금 이상한 걸까?

조금 가다가 오 하마다하고 또 가다가 코끼리다 했던 것이 생각난다

이곳에 코끼리 하마 악어 코뿔소가 나타나면 난리가 나겠지?

배를 타고나니 많이 쌀쌀해졌다

아무래도 너무 춥지 않을 때 배를 잘 탄 것 같다

배에서 내려서 캐번클럽으로 향했다

시간이 저녁 5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거리에 꽤나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었다

처음에 캐번 펍에 잘못 들어갔다

입장료가 있다 그랬는데 입장료를 안 받아서 좋다고 했더니 이곳이 아니었다

그래도 라이브 공연에다가 이미 자리는 만석이라 분위기가 좋았다

조금 더 걸어가니 캐번클럽이 나왔다

입장료 5파운드를 결제하고 아래로 내려갔다

생각보다 깊은 지하여서 놀랐다

아래로 내려가니 아까 비틀즈 스토리에서 보았던 것들이 보이니 재밌었다

마치 박물관처럼 벽마다 온갖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내가 모르는 유명인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아는 사람 찾기가 재밌었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니 또 다른 스테이지가 있었다

아무래도 확장을 한 모양이다

이곳에서 한분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사실 아는 곡이 많지 않은데 딱 듣게 된 곡이 비틀즈의 컴 투게더였다

익숙한 곡이 나오니 기분이 확 좋다

그 자리에서 두곡 정도를 더 들었다

듣고 난 이후에 가볼까나하고 아까 메인 스테이지 쪽으로 가보니 공연을 하고 있었다

아까보다 사람이 더 많아지고 몇몇 분들은 흥에 취해 춤도 추고 그랬다

분위기가 좋아서 좀 더 구경을 했다

여섯 시가 넘어가니 사람이 꽤나 바글바글 했다

처음에 입장료 5파운드가 아깝다고 생각했는데 아까운 것이 아니었다

어디 가서 만원정도 하는 금액에 이런 분위기를 느낄 수 있겠는가

여섯 시가 조금 넘었는데 이 정도면 시간이 더 늦으면 너무 복잡할 것 같고 사실 아는 노래도 많이 없기에 일찍 나오기로 했다

공연을 보면서 느낀 것은 오래된 올드팝이 여전히 인기가 있어서 나이가 많으신 어르신들부터 어린 친구들까지 같이 즐길 수 있는 게 좋아 보였다

우리나라도 나름 트롯이 인기가 있다지만 전 세대가 즐기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가 요즘 갈등이 많은데 그런 부분을 조금은 완화시켜줄 문화 같은 게 뒷받침 되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거리로 나오니 이 일대가 온통 음악소리로 가득했다

네덜란드 아인트호벤에서 이런 음악소리를 듣고 싶었는데 방음이 너무 잘돼서 아쉬웠는데 여기서 많이 들으니 좋다

이렇게 빠른 시간부터 이렇게 뜨거운데 밤에는 어떻게 하려나 모르겠다

나는 숙소로 가보련다

2025.3.7

뜨거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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