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유럽여행기(88)

해가 뜨거운 포르투

by 이재민

아침에 일어나 창문을 여니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반겨준다

일주일 가량 비와 바람이 많이 날 흔들어 댔다

포르투에 있는 동안은 맑은 날씨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포르투 카드를 질렀기에 받으러 가야 했다

포르투 대성당 근처에 교환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내 숙소에서 걸어서 30분 거리였다

지하철을 이용하면 가깝지만 교통비까지 포함해서 카드를 샀기에 카드를 교환하기 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아깝기만 하다

걸어서 가기로 했다

날씨도 좋고 바람도 선선하게 부니 생각보다 금방 도착을 하였다

카드를 잘 받고 옆에 있는 대성당으로 들어갔다

대성당은 입장료가 3유로였다

할인받아 2유로에 입장을 했다

별 기대 없이 들어왔는데 생각보다 좋았다

성당과 포르투갈의 아줄레주라 하는 타일의 조화가 참 좋았다

생각지 않게 계단을 꽤나 올라야 했다

타워의 꼭대기를 올라가 볼 수 있었는데 풍경이 아주 좋았다

언제나 높은 곳은 옳다

높은 곳에서 보는 강과 도시의 풍경은 아주 아름다웠다

날씨까지 받쳐주니 참 좋았다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니 천장이 아주 높았다

예배당의 주요 부분들이 황금색으로 아주 화려했다

언제 지어진 것인지 궁금해 찾아보니 12세기에 지어지기 시작했단다

생각보다 굉장히 오래된 건물이라 놀랍게 여겨진다

900년 전에 지어지기 시작한 건물의 상태가 좋아서 또 놀라웠다

구경을 잘하고 Casa do Infante라는 박물관에 갔다

포르투 카드로 입장이 무료라 선택한 곳이다

이곳은 굉장히 독특한 곳이었다

지하에는 로마 시절의 유적지가 있고 위로는 대 항해 시대의 모습과 세관과 기록 보관소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일단 박물관의 모습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웠다

표을 끊는데 직원이 초등학생들이 두 팀이 왔다며 시끄러울 거라고 한다

하지만 견학온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규모 자체는 크지 않아서 쓰윽 훑어보고 나왔다

이 건물 옆쪽이 강가였다

강가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많은 사람들이 햇살을 맞으며 음료를 즐기고 있거나 길거리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오랜만에 햇살을 만끽하니 참으로 뜨거웠다

내일은 선크림을 이중으로 발라야겠다

근처에 팔라시오 다 볼사라는 곳이 있어서 2:40으로 예약을 했다

1:45에 렐루 서점이라는 곳을 예약해 놓았기에 바로 보기가 애매했다

걸어가도 되었지만 이제 버스가 무제한이니 이용해서 상 벤투역으로 향했다

이곳은 벽면 전체가 아줄레주로 꾸며진 곳이었다

생각보다 멋졌다

이 타일들이 상당히 관리가 잘되어있고 굉장히 정교했다

잘 구경을 한 후 렐루 서점으로 향했다

이곳은 예약을 해야지만 들어갈 수 있었다

10유로인데 책을 사면 10유로를 할인해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서점인데 10유로의 입장료를 받을 정도인가 궁금해진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예약한 시간에 맞춰 줄을 서고 있었다

기다리는 줄은 지루하지 않았다

길거리에서 하는 연주를 들으며 풍경을 구경하니 시간이 후딱 간다

서점은 정말 특이한 곳이었다

왜 사람들이 많이 오는지 알겠다

공간이 협소한데 사람들이 많았다

서점도 어쩔 수 없이 예약제를 이용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

가운데 있는 계단이 굉장히 특이했다

마법사들이 건물을 인테리어 하면 이런 모습일까 싶다

서점이기에 다양한 책들을 팔고 있었다

우연하게 한강작가의 작품을 봐서 반가웠다

아직 못 봤는데 한국 가면 찾아 읽어봐야겠다

10유로를 할인해 주기 때문에 15유로대의 작은 책들을 많이 팔고 있었다

어린 왕자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피터팬 같은 환상적인 소설이 많았다

특히 그중 어린 왕자가 주력인 것 같았다

다이어리나 볼펜 같은 제품도 팔고 있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해리포터였는데 원작자인 조앤롤링이 이곳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어쩐지 다양한 해리포터 관련 책을 팔더라니

책을 살까 했지만 짐을 더 불리면 안 되었고 또 한국어가 없어서 사봐야 읽을 수 없기에 빈손으로 나와야 했다

잘 구경하고 2:40에 예약한 Palácio da Bolsa로 이동했다

딱 15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은 투어로만 둘러볼 수 있어서 가격이 조금 나갔다

14유로고 할인받아서 10.50유로에 구경할 수 있었다

예전에 이곳은 상공회의소 건물이었단다

이곳에서 실제로 기업인들이 상주하던 곳이란다

입구서부터 각각의 방마다 이쁘고 개성 있는 샹들리에들이 멋을 뽐내고 있었다

중정도 꽤나 멋있었다

황금배경에 다양한 문양들이 있었다

각종 초상화들이 모여 있는 곳들이 있었고 이름들과 년도가 적혀있는 것도 있었다

PRESIDENTES라고 적혀 있어서 대통령인 줄 알았으나 상공회의소 회장의 이름이었다

어쩐지 마지막 회장이 2013년부터 길래 대통령 임기가 긴 줄 알았다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아라비아의 방이었다

이곳은 귀빈들을 위한 행사장이었다

이슬람 스타일로 꾸며져 있었다

상당히 화려하고 이슬람 스타일이라서 또 새로운 느낌이라 좋았다

뮌헨의 노이슈반슈타인 성 이후에 가장 화려한 홀을 본 것 같다

생각보다 좋았기에 돈이 아깝지가 않았다

재미있게 구경을 하고 포르투 카드로 할인이 되는 식당을 가려고 했다

하지만 시간이 세시가 넘어서 브레이크 타임이었다

그래서 어디를 갈까 고민을 하다가 옆 건물인 상 프란시스쿠 성당을 들렀다

아마 포르트 패스가 없었다면 절대 들르지 않을 곳이었을 것이다

성당은 사실 지겹게 많이 보았기에 입장료 공짜가 아니면 안 들어가는데 이곳은 무려 11유로나 하였다

포르투 카드로 8.25유로에 입장을 하였다

그런데 생각한 것보다 돈이 아깝지 않은 곳이었다

12세기에 지어지기 시작해서 지금의 모습은 14-15세기에 완성이 되었단다

목조 구조물에 300kg의 금박을 씌웠단다

전체적으로 화려했다

지금은 세월이 지나 많이 바래졌지만 그래도 이렇게 화려한데 당시에는 얼마나 더 화려했을지 상상이 안 간다

금색의 화려함에 포르투갈의 예술이 합쳐져 환상적인 하모니를 냈다

이 성당의 사진을 못 찍게 해서 아쉬웠다

하지만 오히려 사진을 못 찍으니 더 눈에 담으려는 노력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어떤 의미에서 사진을 못 찍게 하는 게 나을 수도 있으려나 싶기도 하다

성당 내부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성당 박물관과 지하 카타콤도 볼 수 있었다

특히 카타콤이 재밌는 공간이었다

바닥이 묫자리이고 벽에다가 사람들 이름이 새겨 놓았다

한쪽에 지하를 볼 수 있게 해 놓았는데 해골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었다

으스스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공동묘지인 것 같다

좋은 구경을 하고 성당 옆에 있는 맥도널드로 가서 햄버거를 먹었다

메뉴 중에 Sopa Camponesa라는 수프가 있어서 막어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밍밍하니 뭔 맛에 먹나 했다

그런데 먹다 보니 고소하니 맛있다

패스트푸드점에 와서 이런 건강식을 먹다니 놀랄 일이다

약간의 휴식을 취한 뒤 석양을 보러 갔다

클레리구스 성당의 탑을 올라가는 것인데 사실 위치가 렐루 서점과 가까워서 동선을 같이 잡으면 좋았다

하지만 석양을 보고 싶어서 뒤로 미뤄 놨다

성당에 도착을 했는데 신기한걸 한다

무슨 라이트 쇼를 한단다

나도 모르게 결제를 해버렸다

10유로이고 포르투 카드로 2유로를 할인해 주었다

나는 대충 조명 켜놓고 끝나는 쇼인가 했는데 생각보다 대단한 쇼였다

성당의 구조물을 하나하나 신경 써서 라이트 쇼를 하고 또 소리까지 맞춰서 연출을 하였다

꽤나 괜찮은 쇼였다

무슨 예배당에서 이런 쇼를 하냐 싶지만은 나는 좋게 보았다

나는 교회의 문턱은 낮으면 낮을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평일에도 예배당에 사람들이 모이고 오는 게 친숙해지는 게 좋은 것 같다

이렇게 잘 만든 쇼라면 더욱 좋다

30분의 쇼가 끝났다

탑으로 올라가는 것은 영업종료가 되었다

탑을 올라갔다가 쇼를 보는 게 더 좋았겠지만 그래도 나름 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이쁜 석양을 보았다

오늘은 생각보다 좋았던 하루였다

사실 포르투 카드를 안 샀다면 가지 않았을 곳들인 것 같지만 그래도 다들 돈값 이상을 해주었다

포르투 카드는 대부분 할인이어서 약간 이득을 많이 못 챙기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덕분에 어디를 여행해야 할지 알게 되는 느낌이다

내일도 뽕뽑으러 많이 돌아다녀봐야겠다

2025.3.25

포르투 이쁘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유럽여행기(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