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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89)

by 이재민

오늘은 분명 일어났을 때는 하늘이 맑았던 것 같은데 나가려니까 구름이 가득 끼어 있다

그래도 일기예보에는 하루 종일 맑은 걸로 되어 있으니 한번 믿어본다

처음 일정은 National Museum Soares dos Reis라는 미술관이었다

입장료는 10유로인데 할인받아 5유로에 들어왔다

이곳에 표 판매원들이 친절해서 기분이 좋아졌다

별생각 없이 들어온 곳이라 대충 쓱 훑어보고 나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작품들이 많았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작품은 도밍고스 페레이라 드 카르발류(Domingos Pereira de Carvalho), 별칭 로마인(O Romano)이 그린 Atelier de pintura (Painting Workshop), 즉 회화 작업실이었다

한 나체의 모델을 여러 작가들이 그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프란시스코 조제 드 헤젠드의 사로 사랑하라는 작품도 좋았다

실과 바늘을 들고 있는 어르신과 책을 들고 있는 여성의 모습이 대비가 되었다

세대 간의 사랑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실바 포르투라는 작가의 작품들도 꽤나 마음에 들었다

이 작가의 작품들은 사람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따뜻한 마음을 담아 그려낸 듯한 느낌을 받아 좋았다

엔히크 포장이라는 작가의 작품도 꽤나 마음에 들었다

작품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표정이 사랑스럽단 느낌을 받았다

Júlio Reis Pereira 작가의 작품들은 독특한 느낌과 색상이 참으로 마음에 들었다

1층을 둘러보고 끝인가 했는데 2층에도 전시장이 있었다

왕실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꽤나 화려해서 무슨 궁전이었나 싶었다

찾아보니 한 귀족의 저택이었다

귀족들도 꽤 살기 좋았구나 싶었다

대충 훑어보고 내려오니 정원이 있었다

정원에 아줄레주라는 타일이 있으니 좋았다

이 타일이 약간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인가 보다

정원까지 둘러보니 뭔가 피로하다

하늘에 구름이 껴서 그런지 만성피로 같은 것이 나를 콱 누른다

한쪽에 자판기가 있어서 마셔보기로 했다

핫쵸코를 마시기로 했다

가격은 0.55유로였다

상당히 달콤하니 약간은 피로가 풀리는 것 같다

다음으로는 Extensão do Romantismo라는 곳이었다

포르투 패스로 무료인 곳이다

가는 길에 수정궁 정원이라는 곳을 들렀다

슬슬 구름을 뚫고 나오기 시작한 햇살과 이쁜 꽃들이 어우러져서 꽤나 좋았다

Extensão do Romantismo앞에 도착을 하니 강과 다리를 볼 수 있는 곳이 있었다

어제 강을 구경한 반대편에서 바라보니 또 새롭다

풍경을 감상하고 안으로 향했다

이곳도 귀족이 사용했던 건물이란다

건물자체는 작았지만 내부 구성물을 꽤나 이쁘게 꾸며놓았다

포르투 카드가 없었다면 오지 않았을 곳이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덕분에 좋은 풍경을 감상했으니 나쁘지 않다

다음

목적지로는 Casa da Música라는 곳을 가기로 했다

공연장인 것으로 추측이 되는데 투어를 할 수 있는 모양이다

가는 길에 쇼핑몰 같은 곳이 보이길래 들어가 보았다

다양한 음식들을 팔고 있었다

너무 붐비지도 그렇다고 너무 한적하지 않은 좋은 분위기여서 식사를 하고 가기로 했다

내가 선택한 메뉴는 엠빠나다였다

볼리비아 호스텔에서 아르헨티나 친구가 만든 엠빠나다를 처음 먹어봤었던 기억이 난다

아르헨티나의 엠빠나다는 소고기로 속을 채웠던 것 같은데 이곳은 다양한 속재료를 넣고 있었다

마치 이탈리아에서 먹었던 아란치니와 비슷했다

엠빠나다 두 개에 샐러드랑 음료 해서 8.7유로 세트메뉴를 먹었다

햄 치즈하나와 참치가 들어간 것을 골랐는데 예상대로 아주 맛있었다

든든하니 좋았다

Casa da Música에 가는 길에 큰 광장에 높은 기념탑이 보였다

사자가 독수리를 짓밟고 있는 기념 탑이었다

독수리는 프랑스, 나폴레옹을 의미하고 사자는 포르투갈과 영국 연합을 의미한단다

사자 아래에 큰 날개가 있으니 새롭게 느껴진다

Casa da Música는 독특한 외관을 자랑하고 있었다

주변의 자유로운 분위기가 참 좋았다

16:30에 투어가 있다고 해서 예약을 하고 다른 곳으로 향했다

다음 목적지는 세랄베스 현대미술관이었다

이곳은 미술관과 공원을 즐길 수 있는 곳이었다

먼저 미술관 먼저 관람을 하였다

미술관은 현대 미술을 다루고 있었다

나에게 있어 현대 미술들은 예술이란 무엇일까? 계속 질문을 던진다

생각하기 싫어지게 만드는 작품들의 연속이었다

넓은 공간에 사과 하나만 줄에 달려 있다거나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스피커 두 개를 벽에 붙여두고 이상한 말이 나온다거나 해골이 있다거나 이런 거는 의미를 잘 모르겠다

사진들도 꽤나 많았는데 재미있는 것도 좀 있었지만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눈에 들어오는 작품이 없으면 대충 훑어보고 빨리 나왔어야 하는데 동선도 복잡하고 미술관도 넓으니 계속 돌아보게 되었다

볼 곳이 이곳 말고도 공원도 있고 또 다른 미술관도 있었다

예약 시간까지 시간이 남을 줄 알았는데 나중에는 많이 촉박했다

다른 미술관과 공원은 한 사업가의 소유지였단다

공원은 왕궁들에 비해서는 작지만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최대의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깔끔하게 정돈이 잘되어 있었다

트리탑 워크라고 나무다리를 만들어서 공원 위에서 걸어 다닐 수도 있었다

공원 위로는 핑크빛 건물의 미술관이 있었다

이곳은 부자가 살던 집답게 내부가 아주 깨끗한 하얀색으로 되어있었다

이곳에 다양한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그중 후안 미로의 작품들이 있었다

언뜻 보면 애들 낙서처럼 보이는데 예술성 있어 보인다

시간이 부족했기에 후안미로와 일본어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고 싶었지만 얼른 Casa da Música로 향했다

건물의 숨겨진 공간들을 볼 수 있었다

공간 공간들마다 현대적이면서 독특했는데 그냥 자투리 공간이 아닌 과학적 이유가 있는 공간들이었다

디자이너들이 설계를 할 때 다 고려해서 디자인한 거구나 싶었다

투어를 하고 나니 공연도 보고 싶어졌다

오늘과 내일 21:00에 공연이 있던데 늦게 돌아다니는 건 싫지만 심각하게 고려를 해봐야겠다

석양을 보러 도루강으로 가기로 했다

원래는 바다로 가려고 했으나 버스를 잘못 탔다

그래서 목적지를 도루강으로 바꾸었다

도루강을 가로지르는 루이스 1세 다리의 윗부분에서 석양을 보고 싶었다

버스가 가는 중간에 길이 많이 막혀서 늦게 가는 거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시간 딱 맞춰서 도착을 하여 해가 넘어가는 것을 거의 바로 볼 수 있었다

야경까지도 보면 좋을 텐데 날이 쌀쌀하니 오래 못 있겠다 싶었다

어제는 덥더니 오늘은 하루 종일 쌀쌀하다

내일은 신경 쓰고 나와서 야경까지 즐기고 와야겠다

2025.3.26

온도가 왜 널뛰기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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