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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98)

바르셀로나 vs 베티스

by 이재민

오늘은 저녁에 축구를 보기 전에 여러 곳을 다녀오기로 했다

처음으로 간 곳은 사그리다 파밀리아였다

성당 근처로 가니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사람이 많으니 정신이 없는 느낌이다

지하철에서 내려서 제일 먼저 본 쪽은 서쪽 면이었다

멋지고 거대한 성당이었지만 조금은 마음에 안 들었다

첨탑들 위에 가우디 스타일로 알록달록하게 꾸며놨는데 내 눈에는 짱구는 못 말려에 나올법한 약간은 유치한 느낌이 들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동쪽으로 향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쪽 면이 조금 더 내 마음에 들었다

반대쪽 보다 이곳이 왜 더 마음에 들까 생각해 봤는데 조금 더 세월의 때가 묻어있기 때문인 것 같다

반대쪽은 건물이 지어진지 별로 안됬는지 깨끗한 것이 약간은 이질감이 든 것 같다

안쪽은 친구가 예전에 들어가 보았기에 친구가 귀국을 하면 한번 들러볼 생각이다

구경을 하며 왜 부자들이 건축물을 가우디한테 맡겼을까 생각이 든다

어떻게 생각하면 바이에른의 꿈꾸는 왕 루트비히 2세처럼 약간은 꿈속에 살아가는 사람처럼 허황되어 보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찾아보니 여러 가지가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

일단 스페인의 산업화가 시작되며 돈이 많아졌고 부자들이 의미 있는 건물을 짓고 싶어 졌단다

가우디는 단순히 멋있는 건물을 만드는 것만이 아닌 건축구조와 빛의 흐름, 공기 순환까지 과학적으로 계산했단다

기하학, 수학, 자연의 패턴을 완전히 건축에 녹였기에 부자들이 봤을 땐 보기 드문 진짜 천재처럼 느껴졌을 거 린다

천재가 좋은 환경과 시대를 잘 타고났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당을 구경하고 개선문으로 향했다

스페인에도 개선문이 있구나 하며 친구를 따라갔다

가는 길에 한 외국인이 길을 물어봤다

말이 잘 통하지 않아서 셋이 뭉쳐 있었는데 한 건장한 사람이 다가왔다

다가와서 신분증을 보여주며 나는 경찰이다 이곳은 마약 거래가 활발한 지역이라며 신분증과 지갑을 보여줄 것을 요청했다

약간은 사기꾼 아닐까 했는데 남자 세명을 상대로 그런 사기를 치진 않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지갑의 돈을 확인하는 것은 그 사이에 마약을 숨기는 경우가 많은 모양이다

신기한 경험을 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개선문이 빨간색이어서 신선한 느낌이었다

만국박람회를 위해 만들었단다

개선문을 시작으로 큰 광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광장에 큰 비눗방울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덕분에 분위기가 굉장히 좋았다

광장 구경을 한 후에 갤러리도 구경하고 유명하다는 빵과 감자튀김도 간식으로 먹었다

그 이후에 라 보케리아라는 시장으로 향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놀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깔끔한 느낌이라 좋았다

물건들을 예술적으로 색색이 배치해서 정말 아름답게 느껴졌다

오늘은 간식을 꽤나 먹었기에 뭘 먹지는 못했지만 여행이 끝나기 전에 와서 즐겨도 좋을 것 같다

스페인 촌이라는 곳에서 피자 페스티벌을 한다고 해서 찾아가 보기로 했다

mohou라는 맥주 회사에서 개최하는 페스티벌이었다

입구에서 티켓을 구매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인터넷으로 구매를 해야 한단다

다행히 이른 시간인지 입장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입장료는 무료와 8유로에 피자와 음료가 포함된 티켓 두 가지가 있었다

클래식 피자 하나와 맥주 하나면 딱 8유로였다

할인이 되는 것은 아니니 굳이 8유로 티켓은 살필요는 없는 것 같다

우리는 8유로를 지불했기에 피자를 먹었다

각 가게의 클래식 피자를 먹을 수 있었는데 우리는 그걸 모르고 한 가게의 피자를 먹었다

알았다면 서로 다른 피자를 주문해서 먹어봤을 텐데 말이다

분위기는 아주 좋았다

디제이가 음악도 틀고 아주 흥이 났다

좁은 구역에서만 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조금 더 올라가서도 즐길 수 있었다

스페인 촌의 일부분을 즐길 수 있었는데 상당히 아름다운 곳이었다

잘 즐기고 몬주익 언덕으로 올라갔다

언덕에서 전경을 바라보는데 참 아름다웠다

저 멀리 큰 대로에서 큰 시위를 하고 있었다

찾아보니 집값과 관련된 시위였다

이곳 바르셀로나가 임대료값이 엄청 비싸단다

원래는 한인민박을 선택할 생각이 없었는데 타 도시의 두 배정도하는 숙박비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했다

구경을 하고 축구 경기가 열리는 에스타디 올림픽 루이스 컴파니스로 왔다

원래는 캄 노우라는 홈구장에서 열려야 하지만 한창 공사 중이기에 이곳에서 진행이 되었다

물론 역사적인 캄 노우에서 보는 것도 좋지만 언제 이 경기장에서 바르셀로나가 경기하는 걸 보겠나 싶기도 하다

친구의 여행이 결정되기 전 내가 이 경기를 예약했기에 친구는 이 경기를 볼지 말지 고민을 했다

9일에는 친구가 보고 싶다 해서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예매해 놨다

20만 원의 큰돈이 들기에 결국 친구는 경기를 안 보기로 했다

나 혼자 경기장에 들어가려니 괜히 마음이 그렇다

내가 부자였다면 친구 티켓도 하나 사줄 텐데 아쉽다

경기장에는 시작 1시간 반 전부터 입장이 가능했다

내 자리는 골대 뒤편 맨 뒷자리였다

올림픽 종합 구장이기에 경기장이 상당히 멀어 보였다

그래도 윗자리이기에 경기장에서 석양이 지는 것을 구경할 수 있었다

상당히 아름다웠다

경기가 시작이 되었다

글로벌한 팀들이 약간 홈구장 응원이 약한 경향이 있는 듯하다

왜 그럴까를 생각해 보면 글로벌 팬이 생기고 그들이 직관을 오면서 단체 응원이 약해지는 경향이 생기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경기가 시작되고 예상외로 베티스가 공격을 주도했다

하지만 오래 주도권을 가지지 못하고 선취골을 바르셀로나가 가져갔다

일찍 골을 넣었기에 바르셀로나가 쉽게 경기를 풀어나가겠다 했는데 베티스가 코너킥 상황에서 동점골을 넣었다

이후부터는 이기고자 하는 바르셀로나와 동점으로 만족하는 베티스의 싸움이었다

공격은 바르셀로나가 주도를 했고 베티스는 시간을 보내거나 버티는 스탠스를 가졌다

홈팀에 감정이입을 해서 보았다

경기가 끝날 때까지 정말 너무나도 아쉬운 찬스들의 행진이었다

하지만 결국 경기는 비기고야 말았다

승리를 향한 바르셀로나의 집념 덕분에 정말 재미난 경기를 볼 수 있었다

이제는 경기를 마치고 숙소에 돌아가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경기장이 높은 언덕에 있기에 내려가는 것이 꽤나 고난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전철역까지 꽤나 거리가 있기에 가는 도중 여러 가지 방법으로 귀갓길이 나뉘는 모양이다

전철역에 도착해서는 오히려 편하게 돌아갈 수 있었다

오늘도 좋은 마무리다

2025.4.5

안전이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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