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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103)

스페인 지로나

by 이재민

오늘은 12시에 예약을 해놓은 사그라다 파밀리에가 보이는 테라스 카페부터 일정이 시작이 된다

친구가 내일 한국으로 떠나기에 어제 잘 즐기지 못한 해변을 보고 온단다

나는 친구를 따라다녔더니 피곤했기에 이따 테라스 앞에서 만나기로 했다

사그라다 파밀리에 근처에 아이레 호텔 로셀론이라는 곳에 있는데였다

이곳은 예약을 미리 해야 했다

일주일 전에 예약을 했는데 한 사람당 7유로의 입장료가 필요했다

예약 사이트에 1 사람만 예약이 가능해서 고민을 했는데 친구가 찾아보니 현장에 가면 한 사람 정도는 더 추가가 가능하단다

사실 어제 날짜로 예약을 해놓고는 까먹고 라 로카 빌리지행 버스를 예매해 버려서 돈을 버리는 줄 알았다

다행히 이메일로 문의를 하니 오늘 날짜로 변경을 해주었다

올라가 보니 성당이 꽤나 이쁘게 잘 보였다

바람도 선선하니 아주 좋았다

한 가지 아니 두 가지 불만이 있었다

첫 번째는 햇살이 너무 강해서 얼굴이 더 탔다는 것이다

확실히 유럽인들은 햇빛을 잘 즐기는지 그늘이 없어도 여유롭다

두 번째는 커피가 맛이 없었다

친구가 스페인 사람들이 자주 먹는다는 cordado를 먹어본단다

커피에 우유 들어간다기에 라테랑 똑같은 거 아녀? 그랬다

찾아보니 라테나 콘 레체나 비율만 살짝 달라지는 모양이다

맛은 밍밍했다

이맛도 저 맛도 아닌 맛이었다

물론 여기가 별로인 것도 있겠지만 말이다

두 가지 불만이 있지만 그래도 풍경과 멋진 성당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이곳은 인기가 많았다

잘 구경을 하고 지로나로 향했다

기차를 타고 이동을 했다

가차를 타는데 마치 비행기를 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일단 짐검사를 하고 탈 게이트로 가서 대기한 후에 열차가 도착을 하면 열차를 타러 내려갈 수 있었다

짐 검사를 하는데 줄이 꽤나 길어서 일찍 와야 하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50여분을 달려 지로나에 도착을 했다

지로나의 첫 느낌은 여유로운 느낌이 많이 들었다

일단은 지로나의 경기장을 보고 싶어서 그쪽으로 걸어갔다

경기장 쪽이 주요 관광지와 반대편 쪽에 있어서 주거단지를 많이 보았다

이곳이 좋았던 점은 인도가 굉장히 넓다는 점이었다

차 도로가 좁지는 않은데 한쪽은 자전거 도로로 쓰고 한쪽은 주차장으로 이용하고 차량 한 대만 지나갈만한 길을 남겨서 일방통행으로 운영을 하였다

보통 나라들 같았으면 인도를 좁히고 차도로를 넓혔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것들을 보며 여유롭다는 느낌이 든 것 같다

35분을 걸어 지로나 경기장에 도착을 하였다

경기장은 우리나라 2부 리그 팀들이 생각날만한 구장이었다

작은 구장에 가변석 의자를 사용해 놨다

전부 14000여 석이란다

스페인 1부 리그이고 올해 챔피언스리그까지 진출한 팀의 경기장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아담한 사이즈라 느껴졌다

하지만 도시 규모를 봤을 때는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경기장이 무조건 크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실용적으로 도시에 맞게 운영되는 게 옳다고 본다

언덕을 올라가니 경기장의 전경을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축구를 공짜로 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경기장을 어느 정도 둘러보고 스토어로 향했다

사실 지로나에 오기 전에 유니폼 뭐 이쁜 거 있나 찾아보았다

그러면서 써드 유니폼을 하나 골라놨다

약간 연보라색의 유니폼인데 이쁜 것 같았다

그래서 하나 업어왔다

잘 구경을 하고 중심지로 향했다

중심지로 가는 길도 참 좋았다

작은 천이 흐르고 있었는데 우리 동네 하남의 덕풍천과 비슷한 느낌이면서도 조금은 개방적인 느낌의 천이었다

그리고 카탈루냐 국기가 힘차게 휘날리는 광장도 보았다

중심지에 도착을 하여 보니 이곳에도 지로나 스토어가 있었다

아주 만족스럽게도 이곳에는 유니폼을 10유로나 비싸게 팔고 있었다

경기장에서 사기를 참 잘했다

이곳에서 츄조라는 디저트를 먹었다

지로나에서 오래전부터 먹던 것이라는데 맛이 꽤나 괜찮았다

도넛에 다양한 크림을 넣어 만드는 모양이다

크림과 초코를 하나씩 샀는데 크림이 꽤나 꾸덕하니 맛이 좋았다

맛있게 먹은 후 프랑스의 에펠탑을 만들었다는 사람이 만든 다리를 보러 갔다

당시 사람들이 흉물이라고 했다던데 왜 그랬는지 이해가 되는 다리였다

명성에 비해서는 짧은 다리라 아쉬웠지만 프랑스의 에펠탑이 생각나는 멋진 다리였다

그리고는 지로나 대성당 쪽으로 가서 전경을 보기로 했다

대성당과 성벽들이 아주 조화가 좋은 곳이었다

이제까지 본 유럽의 도시들 중 가장 보존이 잘 되어 있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깔끔 하게 보존된 곳을 걸어 성벽 위로 올라가니 전경이 꽤나 좋았다

물론 안내가 깔끔하지 않아서 올라가는 길에 많이 헤매었지만 말이다

스페인에 와서 좋은 점들이 정말 많다

사람들도 친절하고 음식도 퀄리티가 좋고 날씨도 좋고 참 좋았다

근데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안내가 살짝 부족하다

지하철이라든지 기차 그리고 길 안내 같은 초행길의 사람들에게는 약간 혼동이 올 수 있는 경우기 많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매력이 넘치는 스페인이란 생각이 든다

열심히 걸어 기차역으로 향했다

저녁기차를 타고 바르셀로나로 돌아왔다

친구의 마지막 밤이기에 첫날 맛있었던 타파스집을 찾아갔다

꿀대구와 문어요리 그리고 맛조개를 먹었다

친구의 마지막 만찬으로 아주 좋은 선택이라 생각이 들었다

내일은 다시 혼자 여행으로 돌아간다

이제는 4일밖에 안 남았지만 남은 기간을 잘 즐겨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친구 덕분에 평소에 해보지 못한 여행을 할 수 있어서 좋았고 감사했다

조심히 잘 귀국하기를 바라본다

2025.4.10

여유로웠던 지로나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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