씹을 거리에 대하여
요즘 학원에서 수업을 듣다 보니
씹을 거리가 필요해졌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이 수업을 들으려고 했다.
집중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양옆에 앉은 친구들이 하나씩 뭔가를 건넨다.
사탕, 캔디, 껌 같은 것들이다.
받아먹기만 하기가 조금 미안해
나도 하나씩 사가기 시작했다.
그게 시작이었다.
이제는 습관처럼 입안에 무언가를 넣고 수업을 듣는다.
그렇다고 당이 많은 것은 피하고 싶어
무설탕 제품들로 골라본다.
처음 사간 것은 편의점에서 파는 포도맛 멘토스였다.
옆자리 친구가 먹던 이클립스 포도맛보다는
조금 더 슴슴한 느낌이었다.
이후에는 자일리톨 캔디를 사갔다.
여섯 가지 맛이 한 세트로 묶여 있는 제품이었다.
자일리톨은 맛도 괜찮지만, 무엇보다 씹는 맛이 좋다.
입안에서 천천히 녹이다가
이로 살짝 깨서 식감을 즐기는 재미가 있다.
다음으로는 페피 민트 캔디를 골랐다.
리필형이라 가격도 괜찮고 양도 넉넉했다.
블록이나 벽돌처럼 생겨서
괜히 탑을 쌓아 보거나 손으로 만지작거리게 된다.
얇아지면 앞니로 톡 깨 부숴 먹는 느낌도 나쁘지 않다.
얼마 전에는 페피 복숭아 맛을 사봤다.
마치 복숭아 아이스티를 마시는 듯한 맛이다.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함께 먹으면
커피 샷이 추가된 아이스 복숭아 티 같은 느낌이 난다.
이렇게 오물오물 무언가를 씹으며 수업을 듣는다.
처음에는 많이 먹지 않았다.
그저 하나, 많아야 두 개 정도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손이 가는 횟수가 조금씩 늘어난다.
습관이라는 게 참 무섭다.
무설탕이라고는 하지만
먹지 않아도 될 것을 굳이 찾고 있는 건 아닐까 싶다.
집중을 위해서인지,
아니면 입이 심심해서인지,
어쩌면 그냥 버릇이 되어버린 건지도 모르겠다.
안 먹을 수 있다면 안 먹는 게 좋다는 걸 안다.
그러면서도 다음에는 무엇을 사볼까
슬쩍 검색창을 열어보는 나를 본다.
이 정도면
씹는 것은 캔디가 아니라
내 습관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