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잘 안 되는 곳에서 셔틀을 기다리며
여행을 시작하면서 와이파이 잘 안 터지는 곳이 당연히 있을 것이란 생각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나는 굳이 와이파이를
연결하지 않고도 마음껏 데이터를 사용했던
무제한 데이터 사용자였다
뭐 하나 하려고 할 때 이렇게 제약이 걸리는 게 싫다
영상이나 노래를 하나 듣으려 해도 미리 다운로드하여놓지 않으면 이용할 수 없다
나는 집에서도 항상 백색소음처럼 유튜브를 틀어놓는데 사람의 말소리가 나를 차분하게 만든다
나는 가끔 상상의 늪에 빠지곤 한다
그것이 좋은 상상이면 좋다
하지만 과거의 안 좋았던 상상이 시작되면
그걸 무한히 생각하게 되는 안 좋은 점이 있다
그걸 방지해 주는 게 사람 말소리이다
이 말소리는 약간 들어도 그만 안 들어도 그만인 것이 좋다
나는 그래서 유튜버 침착맨을 좋아한다
이 사람은 신기한 사람이다
어떻게 바라보면 참 바르고 참신하고 생각하는 게 참 대단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다른 이면으로 보면 속된 말로 애새끼 같다
그래서 이 사람의 말을 너무 깊이 들을 필요가 없다
이 사람이 백색소음이 되기에 충분했다
듣기에 충분히 흥미로우면서도 지식도 얻게 되지만 동시에 굳이 안 들고 흘려버려도 된다
나는 이것이 좋다
나는 요즘 하찮은 것들에 매력을 많이 느낀다
유튜브 중에 라면꼰대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김풍 작가가 사람들을 초대해서 라면을 끓여주는 프로그램인데
요즘에는 그것을 계승해서 파김치갱이라는 크루를 만들었다
이들이 하는 행동이 의미 있는 행위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그런 것을 보다 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해야 할까나
분명히 그런 의미 없어 보이는 행동이 필요하다
예전에 그런 글을 본 적이 있다
매일매일 도전적인 목표를 위해서만 살면 사람은 미친다고
그래서 미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단순하게 쉽게 이루어 낼 수 있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티브이 보기 눕기 멍 때리기 같은 것이다
이런 행동은 의미 없는 것이 아니라
도전적인 목표를 이루어 낼 수 있는 자존감과 자신감을 높여준다는 것이다
요즘 유럽 사람들을 많이 보고 있는데
휴가로 2주 혹은 3주를 내고 여행을 왔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사실 어려운 부분이라 생각이 든다
저번에 만난 한국분들을 만났는데
내가 퇴사하고 여행 왔다 그러니까
역시 한국은 그럴 수밖에 없죠라는 답이 흘러나왔다
한국의 근무환경도 예전에 비해서 분명히 좋아진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직 더 좋아져야 할 부분 많은 건 사실이다
글로벌 스탠더드로써 우뚝 서야 할 대한민국이 이런 것 마저 전 세계에 수출할 수는 없다
좋은 문화를 만들어서 좀 더 여유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2024.11.18
기다림에 지쳐 괜히 끄적끄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