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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민 4시간전

아프리카여행기(33)

너무나도 여유롭게 살짝 취한 상태

역시 슈퍼 P의 여행에는 허점이 많다

계획을 대충 세우다 보니 일정이 빈다

잠비아 루사카에서는 할 게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나의 일정에는 4박 5일이나 잡혀있다

그래도 숙소가 맘에 들어서 좋다

역시 뭐니 뭐니 해도 와이파이 잘되는 게 최고다

이 4박 5일의 일정은 조금은 휴식에

초점을 맞추고 넷플릭스를 보는 시간으로 가져가야겠다

잠비아에서 하는 것 없이 숙소에서 넷플릭스를 본다?

이것만큼 사치도 없다

요즘 한국에서 방영하고 있는 조립식 가족을 추천받았다

내일이면 마지막화가 나온다고 한다

오늘 숙소에서 5화까지 봤다

보면서 얼마나 감동적이고 슬프던지

볼 사람 없으니 눈물을 죽죽 흘리면서 봤다

왜 이리 나쁜 어른들이 많은 건지

세상의 어린아이들이 부모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받는지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상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나의 가족이 되어 살아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따뜻했다

핏줄이라는 개념의 가족보다 피는 섞이지 않았지만 서로를 아끼는 모습에 큰 사랑을 느꼈다

마치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는 것 같았다

아무런 대가 없이 큰 사랑을 베풀어 주는 국숫집 사장님을 보며 큰 감동을 느꼈다

크리스천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이 이 드라마에 잘 표현된 것 같다

이 드라마의 주연인 주원이 처럼 살아가면 될 것 같다

마음의 상처 있는 사람들에게 항상 밝게 손을 내밀어 주는 주원의 모습은 천사 그 자체였다

주변에 상처 입고 힘든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알지만 쉽게 손을 내밀어 준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정말 나쁜 사람들도 많지만 생각보다 세상의 사람들 중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걸 느낀다

아프리카 와서 많이 느끼는데 생각보다 이 아프리칸들이 프로페셔널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마음이 선량하고 맡은 일을 잘하고자 하는 모습들이 보인다

대부분의 아프리칸들이 그럴 것이라 믿는다

이런 선량한 자들이 아프리카를 더욱 부강하게 만들어 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오늘은 잠깐 산책 겸 루사카 대학교를 다녀왔다

확실히 대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의 모습은 깔끔했다

학교는 아담하고 작아 보였지만 그 안의 학생들은 깔끔한 걸로 보아 꽤나 잘 사는 집 자제 분들 같았다

이 대학생들이 이 잠비아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사람들이 아닐까 싶었다

빈부격차가 심한 이 나라를 잘 이끌어 줬으면 했다

보면서 참 옷차림새가 첫인상에 큰 영향을 끼친다 생각하게 된다

깔끔한 옷차림을 보니 어제 버스 터미널의 호객꾼들이 생각났다

그런 옷차림이면 어디 가서도 신뢰를 얻기 힘들 것이다

그러면서 한국에 있었을 때의 나의 옷차림을 생각해 보게 된다

앞으로는 조금 신경 써서 깔끔해 보이게 입어야겠다 생각하게 된다

저녁에는 한식당을 다녀왔다

아리랑이라는 곳이었다

삼겹살과 된장찌개를 먹었다

밥은 기본으로 딸려 올 줄 알았는데 추가금액을 받아서 놀랐다

그래도 된장찌개의 맛이 일품이었다

삼겹살에 된장찌개에 밥 국룰 아니겠는가

너무너무 맛있었다

가격은 조금 비쌌지만 가끔씩 먹는 한식은 꿀맛이라 비싸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늘도 무사하게 평안하게 이 아프리카에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낀다

내일은

국립 박물관에 다녀올까나 하고 있다

내일도 좋은 하루가 되기를 바라본다

2024.11.26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일정 없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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