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스러운 시티투어를 다녀온 후
하루 안에 다르에스살람을 둘러볼 수 있는 시티투어를 신청했다
나는 영어를 잘 못하기에 단체투어를 선호하는 편인데 또 혼자다
혼자는 힘들다
멍 때릴 수가 없다
어쩌겠는가 즐겨야지
나 혼자 여행했다면 가보지 못했을 곳을 다녀올 수 있어서 좋았다
대표적으로는 성당의 시계탑에 올라가 볼 수 있었다
올라가는데 종을 울리는 장면도 볼 수 있었다
또 시계 부품이 돌아가는 것도 볼 수 있었고
꼭대기에서는 오션뷰와 시티뷰를 볼 수 있었다
날씨만 습하지 않았다면 계속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수 있을 정도로 좋았다
올라가는데 박쥐를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박쥐를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다
생각보다 날개가 깨끗해 보여서 놀랐다
또 신기했던 곳은 생선 시장이었다
5 구역으로 나뉘어있었다
1 구역은 경매하는 곳이었다
잡은 물고기를 바로 구매하러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2 구역은 손질을 하는 곳이었다
큰 칼로 큰 생선을 잡는데 엄청 위험해 보였다
3 구역은 생선을 파는 곳이었다
다양한 종류의 생선을 팔고 있었다
4 구역은 로컬마켓이었다
5 구역은 조리하는 곳이었다
연기가 아주 자욱했다
많은 사람에 생선 비린내가 진동을 했다
바닥에는 자박한 물과 생선의 찌꺼기들이 뒤섞여 있었다
바구니에 멸치 같은 생선을 가득 싣고 다니는 사람을 피하랴 물 고인 곳 피하랴
잘못하면 손질하는 칼에 다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가이드를 따라다니는데 너무 무서웠다
쪼리 신고 안 와서 너무 다행이었다
쪼리에 물들어갔으면 하루종일 기분 안 좋을 뻔했다
나는 이곳에서 음식 못 먹을 거 같다
약간 비위 상했다
예전에 향수라는 소설에 주인공이 어떻게 태어났는지 묘사되었던 것이 떠오른다
어지럽다
어서 여길 벗어나자
박물관을 두 군데 들렀는데 국립 박물관과 전통가옥박물관이었다
국립박물관은 갈데없으면 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아마 전통가옥박물관은 나 혼자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국립박물관은 가이드의 설명이 있으니 그래도 이 탄자니아의 역사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지레 짐작할 수 있었다
전통가옥박물관은 지어진 건물은 신기하긴 했지만 막 흥미가 생기진 않았다
흥미가 생겼던 것은 이곳에 견학온 아이들이었다
역시 소풍 나온 아이들은 밝았다
하이라이트는 공연하는 시간이었다
네 곡 공연을 한 후에 어린아이들의 댄스 배틀이 있었다
경쟁이 붙으니 아이들이 얼마나 열심히 하던지
아이들의 밝은 웃음을 보니 내가 다 기분이 좋았다
이래저래 다 보고 늦은 점심을 먹었다
가이드가 시티뷰를 보며 먹을래 오션뷰를 보며 먹을래 물어봤다
그래서 다음 주에 잔지바르 가서 온종일 바다를 볼 거니 시티뷰를 선택했다
어느 높은 건물로 데려가 21층의 레스토랑으로 갔다
내 정보력으로는 못 갈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이드가 먹고 오란다
그래서 너는 안 먹어? 그랬더니 자기는 안 먹는 단다
그래서 내가 살게 같이 먹자 그랬더니 따라온다
메뉴를 보니 거의 한국 식당 가격이다
비싸구나
비싼 거 사주고 싶지만
부담스러울 테니 파스타를 시켰다
가이드는 그 수준에 맞춰서 치킨 카레를 시켰다
사이다까지 해서 대략 4만 원 정도 나왔다
그래도 이런 데서 혼자 먹느니 둘이 먹는 게 더 좋았다
남산타워처럼 바닥이 돌아갔다
한쪽은 시티뷰 한쪽은 오션뷰였다
밤에 오면 또 좋겠다 생각이 들었다
투어가 저렴하지는 않지만
이런 습한 날에 혼자 돌아다녔다면
몇 군데 돌아다니지도 못하고
분명 퍼졌을 것이다
단시간에 다양한 곳을 다녀올 수 있어서 좋았다
돈이 아깝지 않은 투어였다
짧은 시간 온 탄자니아지만 급작스레 좀 친해진 느낌이랄까
남은 탄자니아의 시간도 잘 즐기고 싶다
2024.11.30
숙소에 와서 샤워하고 기분 좋은 휴식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