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다 지쳐 앉아서 젤라토 다 먹은 상태
요하네스버그 와서 날씨가 흐린 적이 없다
너무 좋지만
해가 진짜 뜨겁다
가방에 놓아둔 핸드폰에 뭐가 눌렸는지
15분 후에나 쓸 수 있단다
아무래도 열받은 핸드폰과 무언가가 만나
열심히 비번을 누른 것처럼 되었나 보다
많이 안 걸은 거 같은데
벌써 지치는 거 같다
나이 많으신 분들이 들으면 극대노 하겠지만
늙어가는 거 같다
몸의 유연성도 떨어지고 근육량은 떨어지고
확실히 쉽게 지친다
운동이 필요하다
여행 와서 살 좀 빠질까나 했는데
여기 밥값도 싸고
세끼를 다 먹고 있다
살쪄서 갈 거 같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여기까지 왔는데 즐겨야지
오늘 일요일이라 한인교회 다녀왔다
요하네스버그 한인교회
어제 투어 하면서 만난 일본인 친구들한테
나 내일 한인교회 가서 한국음식 먹을 거야
자랑했다
그랬더니 왜 교회에서 음식을 주는지
궁금해하더라
영어가 짧아서 확실한 답은 못해줬다
교회에서 갈비탕 주셨는데 너무 맛있었다
한국음식이나 한국말로 대화하는 게 그리운 사람은
한 번쯤 한인교회 가보는 것도 좋겠다
핸드폰 배터리가 별로 없어서
숙소 가서 마저 쓰기로 했다
숙소 도착해서 싸 온 햄버거 먹고
밤의 여유를 즐기고 있다
하도 위험하다 소리를 들으니
조금은 마음을 내려놓고 편히 즐기는데
오히려 좋은 것도 있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영상도 정리하고
여유가 있으니 이렇게 글도 쓴다
여러 번 글을 써보려고 했는데 쉽지가 않더라
그냥 편하게 쓰면 되는데
잘 쓴 것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이 앞섰던 것 같다
나는 항상 노력한 것에 비해 좋은 결과를 내기를 바라왔다
항상 쉽게 살고 싶었다
노력보다는 재능을 원했다
그래도 나름 감사한 것은 받은 재능이 적지 않아서
노력이 많지 않아도 잘 살아왔었다
그러나 노력이 없으니 한계가 드러나더라
야구 같은 스포츠를 보면
수도 없이 재능이 많은 신인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살아남는 사람은 많지 않다
물론 운 없이 부상으로 마무리하는 선수들도 있다
그러나 재능에 노력이 더해져야 오래간다
근데 생각해 보니 노력을 하되 올바른 방향으로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공부를 해도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방향성이 틀린 거 아닌가 싶다
그만큼 올바른 방향에 있는가
얼마나 큰 그림을 그릴 줄 아는가
그래서 선생님을 잘 만나야 하는 거 같다
하여튼 그건 그렇고
내일은 케이프타운으로 간다
기대가 된다
요하네스버그에서는 여러 이유로 자제를 많이 했다
위험하다는 얘기를 들어서 싸돌아 다니지 않았다
일찍 숙소로 복귀했다
아프리카 첫 시작 지여서 적응의 의미를 많이 두었다
케이프타운을 가서는 조금 싸돌아 다녀볼 생각이다
물론 여행지 위주겠지만 ㅎㅎ
예전에 배낭여행 했을 때는 무조건 경비를 아끼는 쪽을 선택했던 거 같다
하지만 이제는 돈을 쓸 때는 쓰자 이다
오늘도 길을 걷는데 청년 애들이 전통의상을 입고 춤을 추더라
영상도 찍고 했으니 팁을 주고 왔다
그랬더니 엄청 더 반응을 해주더라 ㅎ
돈으로 친구를 사는 건 별로지만
그 관계가 유들유들 해진다면
그 돈이 아깝지가 않다
예전에 호텔청소 해주시는 분에게 팁을 안주어서 짐을 털렸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숙소에 열심히 팁을 놓고 나오는데
어제는 챙겼는데 오늘은 안 챙겼더라
팁이라는 문화 별로인데
그걸로 분위기 좋아진다면 만족이다
여행하러 멀리 왔는데 기분 상하는 것만큼 별로인 것도 없다
내일도 기분 좋은 여행이 되기를 바라본다
2024.11.3
젤라토 다 먹고 쓰다가 숙소 와서
햄버거 다 먹은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