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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13)

폼페이와 베수비오

by 이재민

오늘은 일어나 보니 하늘에 구름이 가득하다

아침부터 배가 고프다

요즘 아침을 잘 챙겨 먹고 다녔더니 습관이 된 듯하다

아침에 뭘 먹을까 하다가 맥도널드가 있어서 맥모닝을 먹었다

먹고 일어나 보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일기예보를 보니 10시쯤 25프로의 확률로 비가 오는 걸로 되어있었다

오다 말겠지 했지만 우비가 가볍기도 하고 있으면 든든하기에 숙소에 다시 가서 우비를 챙겨 오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11시 정도까지 추적추적 비가 왔으니 잘 챙겼다

오늘 드디어 아르테카드를 썼다

나폴리에 돌아가서 두 군데는 더 가야 이득이 된다

폼페이 공원이 넓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속으로 조금 무시했다

넓어봤자 세 시간 걸으면 다 돌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13:00에 베수비오를 출발해서 14:00에 정상에 올라갔다 올 계획을 세웠다

공원에서 제일 처음으로 본 것은 원형 극장이었다

검투사들이 싸움을 벌였던 곳이었다

상당히 깔끔하게 잘 보존되어 있었다

2만 명 가까이 수용을 했다고 하니 꽤나 규모가 있다

입구 쪽으로 복도가 있었는데 복도에 pink floyd라는 그룹이 이곳에서 공연을 했던 것이 전시되어 있었다

음악이 꽤나 실험적이었던 것 같다

날은 비가 살짝 추적추적 내리고 복도는 어둑어둑하고 음악은 난해하고 그러니 괜히 무서웠다

나오면서 역시 예술은 어렵구나 하면서 나왔다

이들 음악에 대해 gpt에게 물어보니 폼페이를 덮친 화산을 생각하며 인간의 무력함을 나타냈다고 하니 어느 정도 이해 가는 부분도 있었다

화산재가 유적지를 덮고 있어서 그런지 유럽에서 본 유적지 중에 가장 보존이 잘 되어 있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뭐가 어디에 무엇이 있는 잘 몰라서 열려있는 곳은 무조건 들어가서 보았다

그러다 보니 그게 그거 같고 비슷비슷하니 흥미가 떨어져 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대극장을 갔는데 한국인 무리와 가이드가 와있었다

가이드가 설명을 해주는 게 왜 이렇게 부럽던지

대놓고는 못 듣고 슬쩍슬쩍 들었는데 꽤나 도움이 되었다

그 이후에 가이드 분이 아리랑을 불러주었는데 극장의 윗부분까지 소리가 아주 잘 들렸다

오랜만에 한국 전통 노래를 들으니 마음이 참 좋았다

다음에 한국인 가이드에 조인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꼭 해봐야겠다 생각을 했다

두 시간 정도 돌아보았을 무렵 몸은 조금 지치는데 실속은 없는 것 같아 그제야 폼페이 앱을 깔아보았다

실시간 위치와 어느 장소로 가면 무엇이 있는지 그곳이 열려있는지 정보를 볼 수 있으니 참 좋았다

가이드 없이 혼자 돌아보시는 분이 있다면 꼭 이 어플을 추천해주고 싶다

폼페이를 쭉 둘러보니 상당히 잘 계획하고 만든 도시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길은 쭉쭉 뻗어서 길이 대부분 끝에서 끝이 보일 정도였다

그리고 놀라웠던 것은 집집마다 물이 있었던 구조물이 있었는데 상하수도가 잘 되어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성적인 표현과 사창가가 있기는 했지만 생각보다는 심하다 생각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요즘이 더 성적으로 문란하지 않나 싶었다

9시 정도부터 12:50 정도까지 돌고 나서야 그제야 약간의 만족감이 들었다

이렇게 큰 도시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는데 큰 혼란이 있었겠다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gpt에게 사람들이 많이 혼란스러워했냐 물어봤다

그랬더니 생각보다는 혼란이 없었을 것이라고 대답을 해주었다

폼페이나 헤르쿨라네움이 로마의 중심도시는 아니었고 또 비교적 작은 도시로 인식되었기에 하나의 지역적 재난으로 인식을 했을 거란다

그리고 1세기의 자연재해는 생각보다 흔했단다

지진이나 홍수, 화재가 많았기에 하나의 자연재해로 여겼을 가능성이 크단다

그리고 재난이 신의 노여움을 나타낸다는 믿음이 있었지만 네로와 같은 황제들의 폭정을 경험했던 로마인들은 자연재해에 비교적 체념하는 모습을 보였을 것이란다

생각보다 이 당시의 삶이 녹록지 않았겠다 생각이 들었다

13:00에 배수비오 산으로 향하는 버스가 있어서 바로 탔다

올라가는데 위에서 내려오는 버스가 배수비오 산 정상으로 가는 길이 막혔다는 비보를 알려준다

그때까지만 해도 바람이 많이 불어서 그러나 생각했다

올라가니 안개가 엄청나다

이런 안개라면 못 올라가게 해 주는 게 맞긴 하다

하지만 입구에 매표소가 없어서 인터넷으로 미리 구매해놔야 한다고 들어서 미리 표를 구매해 놨었다

예매를 하는 와중에 이런 일이 있을 때 50프로 환불받을 수 있는 보험을 판매했었던 게 생각이 났다

에이 설마 하고 포함을 안 시켰는데 할걸 그랬나 보다

이거 환불 못 받을 수도 있겠다 싶다

11유로인데 아깝긴 하다

산 정상에서 풍경을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내려왔다

원래는 점심을 건너뛰고 저녁을 풍족하게 먹으려 했는데 할 것도 없고 점심을 맛나게 먹기로 했다

어디를 갈까 하다가 걸어서 35분 거리에 큰 쇼핑몰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폼페이의 중심부를 살짝 벗어난 외각에 위치하고 있었다

걷는데 밭과 농부 분들이 보인다

서울 외각의 경기도의 한적한 밭을 보는 것 같다

우리 동네에서 20분 정도 걸으면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는데 굉장히 친숙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점심으로 무얼 먹을까 하다가 결국 고른 게 kfc이다

생각해 보니 아침에 맥도널드를 갔었는데 오늘은 미국 패스트푸드의 날인가 보다

햄버거 하나와 치킨텐더 두 개 감자튀김과 음료수 세트인데 12유로였다

환율이 안 좋다 보니 이것도 꽤나 비싸다

저녁은 이곳에 마트가 있으니 저녁은 대충 때우기로 했다

그래서 귤 6알과 요거트 그리고 빵을 샀다

오늘 저녁과 내일 아침이다

3유로로 두 끼를 때우기로 했다

내일은 나폴리로 간다

12일에 축구를 보는 것이 메인이다

숙소가 주방이 있다고 한다

4박을 하는 동안 거의 숙소에서 끼니를 해결해 보려고 한다

재밌을 것 같다

확실히 이태리 식재료는 재미난 것이 많다

이것저것 사다가 해 먹어 보고 싶다

폼페이에서의 하루가 아쉽지만 내일에 대한 기대감으로 하루를 마무리해보려고 한다

2025.1.9

오늘 3만 보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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