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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기(22)

꽤나 빡센 일정

by 이재민

어제 경기가 끝나고 숙소에 거의 12시쯤 도착했다

영상을 정리하고 글을 쓰고 나니 1시 20분쯤 잠에 든 것 같다

여행하면서 이렇게 늦게까지 돌아다녀 본 적이 없다

아침부터 토리노에 가야 하기 때문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

아침 5시에 알람을 맞춰 놓았다

피곤한 듯 하지만 잘 일어나서 준비를 하였다

일어나 보니 비가 꽤나 왔었던 모양이다

거리가 다 젖어 있다

다행히 길을 걸어가는 동안 비가 많이 오지 않았다

기차역에 도착하여 내 기차가 어느 플랫폼에 올까나 하고 열심히 바라보는데 시간이 지나도 명단에 내 기차가 없다

혼자 속으로 여러 가지 상상을 하면서 어떻게 해야하지 그러고 있었다

알고 보니 도착 전광판이었다

혼자 심각했다

기차를 잘 타고 처음 30분 정도는 잔 것 같다

남은 4시간 정도를 앞으로의 여행 계획을 세웠다

대충 계획을 세워 놓기는 했는데 축구 스케줄에 맞추나 보니 수정이 필요하다

경기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보고 여행 계획을 세웠다

그러고 나서 경기도 예매를 해놓기로 했다

네덜란드 리그도 프리미어 리그도 쉬운 리그가 없었다

특히 아스널 같은 인기 있는 팀은 멤버십을 구매해도 추첨을 통해서만 티켓을 살 수 있단다

결국 또 나는 대행에 손을 내밀 수밖에 없었다

비싸지만 여기까지 와서 안 보고 돌아가는 것도 웃기다

돈을 쓰고 경험한 것은 나중에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안 쓰고 못 본 것에 대한 후회는 남는다

나중에 돌이켜 생각해 보면 큰돈이 결코 아니다

열심히 카드를 긁었다

잔고가 많이 줄었다

기차는 잘 도착하여 토리노에 도착을 하였다

숙소를 찾아가는데 숙소가 주택가 안쪽에 있어서 그런지 조금은 동네가 황량하다

약간 회색 도시 같은 느낌이다

분명 전체적인 색은 아이보리 계열인데 특색이 없는 느낌이다

하룻밤만 묵어 갈 거고 축구도 토요일이라 그런지 6시 경기로 조금 일찍 시작하는데 역 근처로 숙소를 잡을 걸 그랬나 싶다

그래도 어찌어찌 숙소를 잘 찾아왔다

숙소에 다 도착을 해서 조금 헤맸는데 친절한 커플이 와서 나를 도와주었다

나를 위해 찾아온 천사 같은 느낌이었다

숙소는 아저씨 혼자 관리하는 것 같은 느낌이다

처음에는 대리석 바닥에 꽤나 화려한 느낌의 인테리어여서 놀랐는데 보면 볼수록 뭔가 허술한 느낌이다

전기코드가 여러 군데 있기는 한데 어느 곳을 써도 조금 불편한 위치들이다

그리고 낮인데도 전체적으로 어두운 느낌이다

라디에이터를 틀어주었지만 전체적으로 쌀쌀하고 대리석 바닥은 차갑다

그래도 곳곳에 주인의 애정이 보였다

손님을 위한 쿠키와 빵 그리고 캔디까지 보는데 조금은 귀엽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경기를 보러 출발을 하였다

가는 길에 잠깐 요기할 것이 있으면 먹어야지 했는데 역시 세시에 문 연 가게는 하나도 없었다

결국은 경기장까지 도착해서야 먹을 곳이 있었다

경기장 근처로 오니 벌써 유니폼 가판대들과 푸드트럭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파티가 벌어진 것처럼 사람들이 즐기고 있었다

숯불을 피워서 고기와 빵을 구워서 파니니를 해주는 곳이 있었다

이곳에서 나는 결국 참지 못하고 결제를 하였다

빵과 고기에 양배추 절임을 넣어 주었는데 이 양배추가 굉장히 맛있었다

나중에 만들어 먹어 봐야겠다

경기장의 겉모습은 원형의 모습인 데다가 뒤의 배경이 설산들이 있어서 묘하면서 멋있었다

경기장의 내 자리는 꽤나 높은 자리였다

올라가면서 엄청 가파르다 했다

그런데 자리에 앉아서 경기장을 바라보니 시야가 너무 좋다

경기장을 굉장히 잘 만들었구나 싶다

축구 전용구장으로 높은 자리에 앉았지만 꽤나 가깝게 보였다

그리고 눈이 피로하지가 않았다

조명을 상당히 잘 설치 한 것 같다

고프로로 경기장을 찍으면 만족한 적이 없다

관중석은 꽤나 이쁘게 나오지만 잔디와 선수들이 너무 밝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경기장은 다른 경기장들보다 꽤나 선명하게 잘 찍혔다

유벤투스와 ac밀란이라는 거대한 팀의 경기이기에 응원 열기가 대단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는 진중한 느낌이었다

밀란의 서포터들은 응원을 자제하는 느낌이었다

이탈리아 남부 팀들의 응원이 좀 더 화끈했던 것 같다

하지만 오히려 진중한 분위기에 시야가 좋으니 더 긴장하며 흥미진진하게 경기를 본 것 같다

전반은 골이 없이 끝났다

후반이 되어 홈팀인 유벤투스가 두 골을 연달아 넣었다

골이 들어가니 경기장의 분위기가 바뀌었다

분위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역시 축구는 골이 터져야 재미다

홈팀이 이기니 분위기가 너무 좋다

아직 여행 와서 홈팀이 지는 경기를 못 봤다

계속 분위기 좋은 경기를 보고 싶다

내일은 밀란으로 넘어가서 인테르와 엠폴리의 경기를 보러 간다

내일도 분위기 좋은 경기를 보고 싶다

2025.1.18

내일도 이동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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