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경 즐기기
오늘은 저녁 늦게 일정을 시작했다
오늘은 저녁에 1일권을 사서 야경을 둘러보고
내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누려볼 생각이다
오전에는 사실 아무것도 하고 싶지가 않다
밀라노에 와서 숙소에서 하루를 날린다?
이것만큼 사치도 없다
누구는 오고 싶어도 오지 못하는 곳에 와서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다니 어떻게 생각하면 대단한 날이다
하루종일 뒹굴대다가 6시가 넘어서야 집을 나섰다
이탈리아 식당들은 대부분 오후 세시부터 7:30까지는 쉬는 시간을 갖는다
7:30이 되어서야 문을 여는 식당에 아직 적응을 못했다
한국에서는 다섯 시 혹은 여섯 시에 저녁을 먹었기에 두 시간 장도를 더 기다렸다가 먹는 게 힘들다
보통 열심히 돌아다니다가 저녁을 먹고 숙소로 돌아가야지 하는데 7:30까지 기다리는 게 힘들다
그래서 대충 패스트푸드를 즐기거나 숙소로 일찍 돌아와 식사를 즐기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은 아예 늦게 나가서 식사를 하고 돌아다녀 볼까 했다
처음 목적지는 어제 갔었던 나빌리오 운하이다
처음 도착한 곳은 운하가 넓게 있는 곳이었다
불빛이 물에 반사되어 사진이 꽤나 우아하게 잘 나왔다
금요일 밤이기도 하고 저녁에 산책하기 좋다고 해서 왔는데 생각보다는 사람이 별로 없었다
저 건너편 운하가 좁게 있는 곳은 사람이 많으려나~ 하고 일단 식당으로 향했다
내가 가려고 했던 식당은 한식당이었다
5분 정도 일찍 갔는데 깜깜하니 불이 꺼져 있다
안쪽을 보니 티브이가 켜져 있다
아무래도 시간을 딱 맞춰서 문을 여시는 모양이다
그래서 시간을 조금 때우고 들어가야지 하고 조금 더 걸었다
조금 가니 작은 기차역이 나왔다
사람들이 꽤나 많고 퇴근 시간인지 조금은 분주한 모습이었다
기차역 옆으로 가니 아란치니를 파는 집이 나왔다
약간은 분식집 같은 느낌에 대부분 테이크아웃을 하는 집이었다
요즘 워낙 숙소에서 잘해먹어서 한식은 굳이 안 먹어도 되기에 아란치니를 두 개 포장했다
닭이 들어있는 카레맛 아란치니와 햄과 치즈 아란치니를 시켰다
두 개에 8유로였다
나름 싼 값에 저녁을 해결한다며 기뻐했다
사서 어디서 먹을까나 하고 걷는데 사람들이 많은 곳이 보인다
레스토랑과 카페가 많은 길을 지나니 아까본 넓은 운하에서 뻗어 나온 좁은 운하가 보인다
그 물길을 따라서 쭉 레스토랑과 카페가 늘어서 있었는데 분위기가 꽤나 좋았다
아란치니를 들고 식당에 들어갈 수는 없었지만 운하를 등지고 서서 아란치니를 먹기로 했다
닭고기 카레는 맛은 괜찮았는데 조금은 느끼했다 파김치와 함께라면 정말 맛있겠다 싶었다
햄과 치즈의 조합은 역시나 맛있는 조합이었다
아직 온기를 머금은 치즈는 쭈욱 늘어났다
이건 카레보다 오히려 덜 느끼했다
예전에 크림파스타와 파김치를 같이 먹어본 적이 있는데 둘이 아주 괜찮은 조합이라 느껴졌다
나중에 한국에서 파스타집을 오픈한다면 파김치가 맛있는 파스타 집을 오픈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아름답고 분위기 있는 길을 지나 밤이 이쁠 것 같은 두오모 광장을 가보기로 했다
트램을 타러 가는데 꽤나 힙한 가게가 보인다
보니 일본식 라멘집이었다
이탈리아에서 일본식 라멘~?
한번 먹어볼까 하며 어느새 안으로 들어갔다
조금은 매콤해 보이는 탄탄 라멘과 한 번은 먹어봐야지 했던 수프릿츠를 시켰다
수프릿츠는 나폴리에서부터 계속 많이 봐왔던 음료였다
보통 낮에 야외 테이블에 앉아서 마시는 모습을 많이 봤다
한번 먹어봐야지 먹어봐야지 했는데 메뉴판에 보이니 참을 수가 없었다
정신을 차려보니 23유로가 쑥 나갔다
참 돈 쓰기 쉽다
라멘은 꽤나 맛을 잘 표현했다
한 가지 아쉬웠다면 조금만 더 매콤했으면 어땠을까 했지만 그래도 맛있었다
수프릿츠는 쌉싸름하면서 상큼한 음료였다
쌉싸름하기에 오히려 음식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맛있게 잘 먹은 후에 두오모 광장으로 향했다
역시나 이곳은 아름다웠다
성당을 향해 조명을 집중적으로 잘 쏘아댔다
그래서 아름다운 모습이 눈에 잘 들어오게 만들아놨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슬슬 숙소에 들어가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조급함이 찾아와서 밤에 잘 못 다닌다
그럼에도 오늘 밤에 마실 나온 것은 참 잘한 일이다 싶다
내일은 주말에 열리는 벼룩시장들을 돌아보면 어떨까 하고 있다
찾아보니 세 군데 정도가 있는 것 같다
산책하듯 슬슬 돌아다녀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2025.1.24
오늘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