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에서의 마지막 밤
오늘은 밀라노의 일정이 길어지게 된 이유인 한인교회를 가보기로 했다
아테네에서 새해를 맞이한 이후 단 한 번도 교회를 가보질 못했다
그 이유는 축구 보느라 바빠서 이다
오늘도 경기가 12:30에 있었다
축구 볼래? 교회 갈래? 의 선택지에서 그래도 이곳에서 두 경기를 보았으니 오늘은 교회를 가자 싶었다
오늘 찾아간 교회는 두오모 근처에 있는 밀라노 찬양의 교회였다
다른 한인 교회도 많았지만 이곳을 선택한 이유는 일단 숙소에서 가까웠고 예배시간이 오후 3시였기 때문이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 버릇했더니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다
내일 기차 타러 일찍 나가야 하는데 큰일이다
일요일 오전을 Chill 하게 보내고 (이게 요즘 유행어란다) 늦게 일정을 시작하였다
버스를 타고 지하철로 이동을 하려고 하는데 구글지도의 버스 도착 예정시간은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는 것 같다
15분 정도를 더 기다린 후에 버스를 탔다
지하철로 갈아타고 도착하여 내리니 비가 또 추적추적 내린다
우산을 쓰기도 애매하고 안 쓰기도 애매한 비이지만 안 쓰고 가보기로 했다
교회는 유럽의 교회 건물을 그대로 인수를 한 모양이다
아니면 주일 오후 시간에만 렌트를 하는 걸까 싶기도 하다
꽤나 고풍스럽고 멋있는 건물이었다
간판은 없고 게시판에 한글을 못 봤다면 지나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안으로 들어가니 천장도 높고 예배당이 넓었다
이 교회는 일본인 분들도 많고 이탈리아 분들도 계시단다
그래서 전면에 보이는 스크린에 3국의 언어가 나왔다
찬양도 일본어로 불렀다가 한국어로 불렀다가 그런다
오늘은 일본인 선교사님이 말씀을 전해주시는데 한국어 통역이 붙었다
이탈리아 분들을 위해서는 이어폰으로 동시통역을 해준단다
꽤나 글로벌하다
선교사님 말씀은 꽤나 신선했다
왜냐하면 일본인 크리스천들의 믿음 생활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어서였다
순서를 정해서 두 시간씩 모든 시간에 기도를 할 수 있게 한다니 참 신기했다
아이들이 예배시간에 같은 공간에 있는 게 신기했다
아이들의 공부시간은 1:30이었다
그들의 시간을 보내고 또 어른들과 시간을 보내는 시스템이 신기했다
옆에 지나다니는 아이들이 너무 귀여웠다
그리고 너무도 친절했다
예배가 끝난 후 화장실 어디냐고 물어봤는데 두 번이나 친절히 알려주어서 감사했다
예배가 끝난 후 어제 갔던 장난감 가게를 갔다
키티 친구들을 SNS에 올렸더니 지인 중에 키티를 사다 달라는 분이 있어서 이다
가는 와중에 어느 건물에 2층을 보니 스파이더맨과 원피스 루피의 피겨가 보인다
저기는 뭐지? 하고 들어가 보니 서점이었다
지하에는 아이들 관련 서적이 있었고 2층의 한편에 만화를 위한 공간이 있었다
한국에서도 유명한 일본 작품들이 많이 있었다
원피스, 드래곤볼, 명탐정 코난, 슬램덩크, 원펀맨 등 대단한 작품이 많았다
나는 그중 마법사 크루크루가 가장 반가웠다
어찌나 그림체가 귀엽던지 마음 같아서는 하나 사 오고 싶었다
구경을 다하고 밖으로 나오니 슬슬 어두워지고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나는 두오모에서 스포르체스크 성으로 가는 길을 걸었다
조명이 켜진 거리와 멀리 보이는 성의 모습까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밀라노에서의 마지막 밤을 아름답게 잘 보내는 것 같아 좋았다
길을 가는데 ac밀란의 공식 스토어가 보였다
들어가서 구경을 하니 경기장에 있는 스토어보다 많은 물품을 취급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인테르의 매장을 찾아보기로 했다
찾아보니 지하철을 타고 세정거장 거리에 있었다
찾아가 보니 경기장의 매장에는 없었던 사이즈들이 있다
몇몇 제품은 세일도 했다
내 눈에 들어온 제품은 여성분들을 위한 바람막이였는데 입어보니 사이즈가 딱 맞는 것은 확실히 팔도 짧고 밑동도 짧다
그보다 큰 사이즈를 입으니 괜찮다
요즘은 유니섹스의 시대 아니겠는가
그래서 결국 하나 주워왔다
돈 아껴야지 하면서 여기서 왕창 써버렸다
그래도 인테르 꺼 하나도 안 사가면 한국에서 후회할 것 같다
잘 샀다 잘 샀다 스스로 위안을 해본다
밀라노에서의 기억을 해보면 주로 비가 많이 온 것이
생각난다
하지만 조금은 불편했을지는 모르겠지만 큰 영향은 아니었다
오히려 약간은 촉촉함으로 인한 감수성이 더 풍부해지는 것도 있다고 본다
아름다웠던 밀라노를 뒤로하고 내일은 베네치아로 간다
베네치아는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기대한 대로 좋은 면을 많이 보고 싶다
2025.1.26
밀라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