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치아 입성
오늘은 기차를 타고 베네치아로 왔다
밀라노를 도착한 기차역과 다른 기차역에서 출발을 했다
도착했을 때는 가리발디 역이었는데 떠나갈 때는 첸트랄레 역에서 출발한다
첸트랄레 역은 마치 역사적 건물 같은 내부를 가지고 있었다
아침부터 비가 꽤나 많이 왔기에 외부를 볼 수는 없었지만 내부는 아주 멋졌다
역사적 건물을 리모델링한 거 아닌가 했다
기차는 이탈로의 기차였다
완행으로 7 정거장을 거쳐왔다
도착지를 베네치아 산타루시아 역으로 해야 하는데 베네치아 메스트레 역으로 잘못예매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메스트레에서 산타루시아까지 그냥 타고 가도 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그래서 나도 그냥 타야지 하는데 괜히 속으로 긴장을 했다
겁먹지 마 돈 더 내라 그러면 더 내면 돼
다행히도 표를 더 검사하지는 않았다
기차역을 나서는데 눈에 보이는 풍경이 아주 좋다
물의 도시라더니 바로 물이 눈에 들어온다
도착하자마자 놀라움을 안겨주는 도시는 이곳이 처음인 것 같다
이곳은 특이하게 배를 이용한 교통시스템이 발달을 하였다
오늘은 원웨이 티켓만 있으면 되지만 가격이 꽤나 사악하다
75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티켓이 9.5유로이다
가방이 없었다면 그냥 걸어갔을 텐데 싶다
그런데 타야 하는 정류장에 잘못 들어섰다
다시 뒤돌아 나가려는데 나가는 곳이 없다
들어온 곳에 티켓을 대고 나가려니 열리지 않는다
방법은 배가 오면 열리는 출구로 나가는 것이었다
이곳에 오는 배를 타면 2 정거장만 가고 28분을 걸어야 한다
하지만 체크인 시간까지 2시간이나 남아서 시간을
보내긴 해야 한다
짐이 조금 무겁지만 맛보기로 걸어 다녀 보자 했다
그러면서도 겨우 두 정거장 타는데 9.5유로? 속이 좀 쓰리긴 하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무겁긴 했지만 걸어 다니길 잘한 거 같다
대충은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감이 잡힌다
베네치아는 상당히 아름다웠다
골목골목도 아름답고 중간중간 나타나는 물과 곤돌라들은 나를 놀라게 했다
베네치아는 어디서도 맛보지 못한 아름다움이 있는 특별한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걸어 걸어 숙소의 위치를 확인하고 주변의 식당에 들어가 식사를 주문했다
주문한 피자는 참치가 들어간 피자였다
따뜻할 때에는 참치향이 많이 안 느껴졌는데 식으면 식을수록 고소한 참치 맛이 많이 났다
상당히 맛있었다
피자를 아주 천천히 한 시간 반을 들여서 먹었다
피자를 먹으며 베네치아에서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워보았다
내일은 박물관과 성 같은 데를 돌아볼 예정이다
유니카 시티 패스를 구입했기에 최대한 많은 곳을 들려보리라 다짐을 해본다
그다음 날부터는 배 교통편 3일권을 사서 바다를 쏘다녀 보기로 했다
대충 계획을 세우고 피자를 다 먹고 나니 숙소에 들어갈 시간이 되었다
숙소는 밀라노 때처럼 아파트를 빌려주는 것이었는데 상당히 마음에 든다
널찍하고 주방도 있으며 이번엔 세탁기도 있다
도착해서 짐을 풀고 30분간의 낮잠을 잤다
잠깐이지만 아주 개운하다
축구장을 일찍 안 가도 되는데 티켓이랑 프랜들리 카드 때문에 조금 헷갈려서 확인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보통 티켓을 받으면 그 티켓에 바코드가 포함되어 있는데 여기는 프랜들리 카드에 티켓이 연동되는 시스템인 것 같다
프랜들리 카드를 이메일로 받기는 했는데 이걸로 들어갈 수 있는지 확신이 안 선다
다행히도 이메일로 받은 카드로 입장을 할 수 있었다
입장을 해서 내 자리를 찾아가니 의자가 엄청 더럽다
그래서 가져간 티슈로 열심히 닦았다
알고 보니 닦을 필요가 없는 자리였다
예매를 하면서 가장 싼 티켓을 구했더니 홈팀의 서포터스 옆쪽 자리였다
그 지역은 아무도 앉아서 볼 수 없는 자리였다
비가 꽤나 쏟아지기 시작해서 챙겨간 우비를 입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응원이 시작되었다
아무래도 열정적인 팬들이 모인 곳이다 보니 다들 열정적이다
옆에 온 백인 놈이 자꾸 나보고 손도 들고 점프도 하라고 그런다
눈치 보면서 열심히 응원하는 척을 했다
이들 눈에 비를 맞아가며 열심히 응원하는 아시안 놈을 보니 신기한 모양이다
나름 말도 걸어주고 응원도 같이 맞춰주고 그런다
경기는 전반에 베네치아가 한골을 넣고 후반에 베로나가 한골을 넣으며 무승부로 끝마쳤다
나의 홈팀 승리 징크스는 깨져버렸다
그래도 지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해 보면 다들 참 열성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 원정 온 베로나는 18위이고 베네치아는 19위인 데다가 비도 꽤나 많이 왔다
이 정도면 많이들 안 올 법 한데 경기장을 거의 가득 채웠다
원정팀도 월요일인데 많이들 오셨다
축구에 대한 열정이 참 대단하다 생각이 들었다
경기가 끝나고 집에 가려니 꽤나 피곤하다
아무래도 계속 서서 봤더니 체력소모가 많이 된 모양이다
어서 가서 따스운 물에 샤워를 해야겠다
오늘도 꽤나 재밌었다
2025.1.27
쉬어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