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생각 | 노트>
니체였는지 차라투스트라였는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신은 죽었다. 그리고 열성적인 신앙인들은 그런 니체인지 차라투스트라인지를 향해 콧방귀를 낀다. 그렇게 하면 마치 자기는 천국에라도 갈 수 있는 것처럼. 그러나 신은 그런 열성적인 신앙인을 더 가엾게 여길지도 모른다. 신앙인들의 생각이나 바람과 달리 그들의 죄가 그들이 코웃음치는 니체인지 차라투스트라인지보다 훨씬 무거울 수도 있다.
어쩌면 그러한 이유로 신은 한 인간존재의 깊은 사유와 성찰 속에 나타나 니체인지 차라투스트라인지로 하여금 그렇게 말하게 했을 것이다. 열성적인 신앙 이면에, 아니 대놓고 휘젓고 다니는 인간 군상의 이기심을 정당화하기 위해, 그런 인간 군상들의 교양의 악세사리로 존재하느니 신은 차라리 죽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훨씬 타당하다. 그리고 보편적이다.
열성적인 정말 많은 신앙인들이 절대로 동의하지 않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신은 인간의 바람대로 존재하고, 베푸는 존재가 아니라는 신의 진실을 누구도 부정하지는 못한다. 무엇보다 신이 죽음으로써 부활했다는 진리는. 물론 신은 이러한 이기적인 그러나 도덕적으로 완벽한 인간 군상이 죽였으므로 부활할 수 있었다. 당신은 아니라고? 어떻게 확신하겠는가. 그 문제는 나도 당신도 죽어봐야 안다.
지금으로서는 신은 당신의 편도 나의 편도 아니다. 또한 당신도 나도 제각기 편한대로 신을 입에 담고 있을 뿐이다. 적어도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당신도 나도 이기적인 인간 군상의 일원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