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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인환 Feb 09. 2021

인문학에 대하여 1

<작가의 생각 | 노트>

1

그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는가.

그 사람들은 모두 어디로 갔을까.
한동안 이 사회를 들썩이던 인문학 열풍의 한 가운데 있던 바로 그 사람들.

인문학은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한다. 특히 인문학으로 인해 접근하는 “생각”이라는 것은 필연적으로 회의와 염세적인 시선도 갖게 한다. 이러한 “생각들”은 우리를 비판적으로 만들며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

이 불편함으로 인해 우리는 지적 사고, 비판적 시선으로부터 멀어지고 심지어 조롱하기도 한다. 그 자체가 또 하나의 회의적, 염세적인 시선을 담고 있는 지적 사고이며 비판적 생각이라는 것은 외면한 채.

이렇게 불편한 생각, 사상들을 외면하며 꺼리는 <사람들을 들썩이게 했던 “인문학 열풍”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라는 의문은 지극히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

인문학을 열망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사람들은 <인문학>이라는 하나의 유행에 편승하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만일 그렇다면 <참을 수 없는 가벼운 존재>들에게는 지나치게 무거운 것이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 무거운 유행의 어느 곳에서 지적 허세라는 우월감을 뽐내고 싶었을 것이다.

인문학 열풍의 한 가운데 있던 그 사람들은 어디론가 사라진 것이 아니다. 그 무거운 것을 견디다 못해 차라리 <참을 수 있는 가벼운 존재>가 되는 것이 편리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아주 잠시였지만 무거운 유행을 통해 깨닫고 제자리로 되돌아 갔을 뿐이다.

그리고 여전히 지적 우월에 대한 일상적인 어리석음에서는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그 사람들. 그들이라 일컫지만 실상은 분명히 <우리들>인 우리는 어디에도 간 적이 없고, 어디론가 갈 생각을 하게 되면 곧 불편해지는 우리는 바로 여기에서 모든 것을 견디면서, 동시에 그 모든 것을 참을 수 없어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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