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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인환 Dec 24. 2016

사상과 투쟁

<작가의 생각 | 노트>

글을 쓴다는 것은 현재 세계에 대한 매우 황홀한 투쟁이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일 것이다. 이 저항과 투쟁은 사유와 근심이 깊을수록 더욱 강렬해진다. 슬픔이나 상실감이나 무기력마저 이 모든 것의 동력이 된다. 


가끔은 의문을 갖게 된다. 나라는 존재조차 남지 않게 되면 내가 쓴 글은 현재 세계에 과연 무엇을 남길 수 있을까. 나는 이 목적을 위해 글이라는 것을 쓰는 것인가. 아니면 그 문장 속 한 마디 한 마디에 나의 삶을 조금씩 파묻고 있는 것인가. 


사상은 그 세계의 어떠한 현실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지 않도록 한다. 그 세계가 유토피아라 할지라도 회의하고 비판하는 인식을 통해 새로운 유토피아를 창조하게 만들며 고뇌하게 한다. 


사상가를 슬프게 하는 곳은 전혀 고뇌할 거리가 없는 무지와 무념과 무상의 세계이다. 이 무지와 무념과 무상의 세계에서 인간은 이성을 상실하고 이성을 상실함으로써 인간임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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