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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Jan 11. 2022

세일즈 전략 기획하다가 세탁소를 차렸습니다


같은 회사에 다니는 옆 팀의 페라리를 타고 다니는 차장님께 이야기를 듣고 본격적으로 창업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 스토리는 이전 글을 https://brunch.co.kr/@xharleskim/117 참조해주세요)




세탁소를 차리기로 결심했다. 


왜 하필 세탁소냐고?


여러 가지 조건이 우리에게 맞는다고 생각했다.


1) 일단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에 가맹 세탁소가 없었다. 있지만 대형마트 안에 있는지라 마트 6층까지 올라가서 가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동네 사람들이 잘 이용하지 않았고, 몇 번 이용해보았지만 불친절해서 가고 싶지 않았다.


2) 기술이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 옷을 수선하거나 직접 세탁하는 것이 아닌 세탁 공장에서 일괄 세탁 후 배송해주면 손님들이 찾아오면 주기만 하면 된다는 점이 어려운 기술을 요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물론 기본적인 지식이나 손님 응대 등 배워야 할 점은 많다).


3) 재고부담이 없었다. 우리가 팔고자 하는 물건의 재고를 확보하고 판매하고 자금을 회수하는 과정이 없어 자본 위험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여 선택하게 되었다. 


4) 창업 자본의 규모. 큰 공간이 필요하지 않고, 설비가 필요하지 않으며, 길가에 있지 않은 안 쪽 점포라도 괜찮기 때문에 창업 비용이나 월세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정리하자면 적은 창업비용으로 위험이 적다고 생각했다.


(물론 직접 해보니 생각지 못했던 어려움도 많았다. 이에 대해서는 이후 따로 정리를 하려고 한다.)


일단 업종에 대한 결정을 하고 나니, 상권 분석이 필요했다.


인터넷 지도를 놓고 상권을 분석했다.


1) 우리가 생각하는 점포에서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한 가구를 파악했다. 상가가 입점해있는 오피스텔 건물의 200가구, 바로 건너편 우리가 살고 있는 오피스텔 건물 300가구, 인근의 나 홀로 아파트와 빌라까지 총 500가구 정도. 대략 1000가구가 도보 10분 거리에 있었다.


2) 아이를 키우는 집들도 있었지만 원룸 오피스텔도 많아 가구당 평균 가족 구성원 수를 2.5명으로 잡았다. 그럼 약 2,500명의 잠재 고객이 있는 셈이었다.


3) 2,500명의 잠재 고객 중 약 20% 정도까지 우리 세탁소를 사용한다면 (20%라는 숫자는 우리 가족이 갖고 있는 의류 중 보통 세탁소를 통해 세탁하는 옷의 비중을 대략적으로 생각했다), 500명의 옷 혹은 이불에 대한 정기적인 세탁의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4) 한 사람의 세탁물을 만 원어치 한 달에 한번 세탁을 한다고 하면 약 500만 원의 매출. 이런저런 운영 비용을 생각하면 250만 원 정도의 수익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5) 다만 초기에는 인지도가 없어 점진적으로 상승한다고 했을 때의 금액이고, 이렇게 매출이 안정화되기까지는 6개월 정도의 홍보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정도면 '해볼 만하다'라고 생각했다. 


역시 회사에서 영업 전략을 짜던 사람이라 난 이런 것도 할 수 있구나! 하고 자신감도 충만했다. 물론 '내가 생각하지 못한 변수들로 인해 힘든 부분도 있을 거야!' 하는 겸손한 생각도 했다.


물론 이런 나의 예상은 실제 가게를 오픈하게 된 첫날부터 와장창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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