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여름, 배낭여행을 떠났다.
스위스의 작은 시골 동네에서 번지점프를 할 수 있는 곳이 있었다.
평생 스위스에서 번지점프를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 싶어 여행사 문을 기웃기웃하다가 용기 내어 들어갔다.
그 당시 인생의 버킷리스트 항목 중 하나였던 '번지 점프', 대학생 여행객인 내게 그 당시 10만 원 정도 하는 비용은 부담이 되는 비용이었다.
그다지 부지런해 보이지도 않고 손님을 대하는데 친절해 보이지도 않는 여행사 직원은 유창한 영어로 나를 반겼다.
나는 번지점프 가격표를 보면서 말했다.
"번지점프해보고 싶긴 한데 너무 한순간에 끝날 것 같아서 망설여지네요."
(I would like to try bungee jumping, but I'm hesitating cuz it will be started and finished in a moment.)
그다지 어떤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그 그 빈티 나는 양반은 아무렇지 않게 내 인생에 평생 기억되는 말을 내게 했다.
" 즐거운 건 언제나 한 순간이죠, 그 즐거운 순간을 기대하는 시간도 즐거운 시간이니까 그걸 즐길 수도 있지요."
(Happy moment is always very short. But waiting for the happy moment is also the happy moment you can enjoy)
난 그날 평생 잊지 못할 즐겁고 짜릿한 순간을 만들 수 있었다.
생각해보니 그 사람 영업 멘트였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