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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Jan 21. 2022

누구나 한 달이면 인생이 바뀌는 글쓰기.

이 방법은 내가 중3 때 처음 내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했던 방법으로, 이후 나의 수많은 과외 학생들을 통해 증명된 글쓰기 훈련법이다.


정말 공부하기를 싫어하던 고1 학생이 이 방법으로 한 달만에 삶이 바뀔 정도로 공부 태도가 잡혔다.


이후에도 성인 글쓰기 과외를 한 적이 있는데 이 방법으로 바뀌었다.


단순히 글쓰기뿐만이 아니다.


어휘 능력, 시사 이해 능력, 작문, 심지어 영어 공부에도 적용할 수 있는 학습법이다.


단순하지만 강력한 글쓰기 방법.


공개한다.




이 글쓰기 방법을 처음 쓴 건 서두에 썼다시피 내 어머니의 권유였다.


고1 입학이 확정된 이후, 엄마는 내가 겨울 방학 동안 팽팽 놀 것으로 예상되셨나 보다.


첫 2일은 정말 매일 밤늦게까지 컴퓨터 게임으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가 엄마가 '딜'을 제안했다.


"매일 아침 신문에 있는 사설 1개와 다른 칼럼 한 개를 필사하면 하루 종일 마음껏 컴퓨터를 하도록 해주겠다!"


덥석, 그 좋은 제안을 안 받아드릴 일 없었다.


그 당시 아버지는 집에 신문을 거의 7개 정도 매일 시켜서 보셨다.


매일 아침 아버지는 거실에서 신문을 보시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셨다.


나는 보통 아버지가 다 보신 신문 중에서 스포츠 신문에 있는 만화만 보거나 TV 편성표를 보며 뭐 재밌는 것 없나 보는 정도였다.


일단 '사설'이라는 게 뭔지도 몰랐다.


엄마의 설명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글을 잘 쓰는 사람이 지금 사회에서 제일 중요한 이슈에 대해 쓰는 글이라고 했다.


'그래서 이걸 따라 쓰기만 하면 된다는 거지?'


머리 아프게 이걸 내가 읽을 생각도 없이 그냥 글씨만 보고 따라 써야겠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시작했다.


노트 한 두 페이지를 빼곡 검정 유성 볼펜으로 사설을 따라 써갔다.


'빨리 쓰고 게임해야지'


신나게 따라 쓰는데 문장이 너무 어려웠다.


처음에는 거의 글씨 하나 보고 따라 쓰고 하나 보고 따라 쓰고 하다 보니 시간이 많이 걸렸다.


'좀 더 빨리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러다 보니 한 단어 보고 한 단어 쓰고 하는 식으로 베껴쓰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옮겨 쓰는 단어수가 늘어나고, 한 문장을 보고 한 문장을 쓰는 식으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엄마의 추가 조건이 붙었다.


"다 쓰고 모르는 단어는 체크해서 국어사전에서 뜻을 찾아 쓰기!"


"모르는 단어 5개만 쓰기!"


엄마에게 역제안을 했다.


엄마는 받아들였고, 나는 모르는 단어 5개를 국어사전에서 뜻을 찾아 썼다.


그런데 진짜 신기한 건, 그냥 글씨만 베껴 쓰려던 나의 얄팍한 의지와는 달리 사설의 내용이 머릿속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뉴스를 봐도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몰랐었는데 1주일 2주일이 지나자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의 어휘력이 나날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뭔가 엄마 말대로 '우리나라에서 제일 글을 잘 쓰는 사람'의 글쓰기 실력이 내게 흡수되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사설 한 개에 칼럼 한 개를 써야 했는데, 나는 그 당시 ㅈ일보의 '만물상 - 이규태 코너'라는 칼럼을 골라서 썼다.


굉장히 장기간 ㅈ일보에서 연재된 칼럼인데, 이 칼럼을 선택한 이유는 제일 짧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왠지 주제가 제일 쉬워 보였다.


'만물상'이라는 코너의 제목처럼 정말 잡다한 주제에 대해서 짧고 쉽지만 이해하기 편하게 글을 쓰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한 달, 마음껏 게임을 하기 위해 시작한 나의 글쓰기 훈련은 공책 2권 정도를 다 쓰고 볼펜 몇 개를 소비하고 나니 나에게 엄청난 글쓰기 내공을 쌓게 해 주었다.


방학 때면 늘 늦잠 자던 나는,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아버지가 신문을 보시기 전에 먼저 신문을 갖다가 사설과 칼럼을 베껴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쓰다 보면 한 시간도 걸리지 않았고, 7시 30분 아침 식사 전에 글쓰기를 마치고 아침을 먹고 하루 종일 컴퓨터 게임을 눈치 보지 않고 할 수 있었다.


엄마는 여전히 하루 종일 게임을 하는 내가 못 마땅하셨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약속은 약속이니까 방학 내내 그렇게 할 수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고 언어영역 공부를 하는데, 친구들은 비문학 글이 너무 어렵다고 힘들어했다.


하지만 내 생각에 우리나라에서 '글을 제일 어렵게 쓰는 사람'이 '제일 어려운 주제'로 쓴 글을 매일 본 나로서는 술술 읽혔다.


단어 역시도 이미 제일 어려운 글에서 단련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느껴졌다.


이후 대학 입시를 준비하면서도 논술 준비에도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지금도 하루에 한 시간 신문 필사를 하고 나면 하루 종일 컴퓨터 게임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을 때가 있지만, 그 한 달의 글쓰기 훈련이 내 인생을 바꿔줬다.


이후 내가 대학생 때 과외하던 고1 여학생은, 한 달 동안 정말 꾸준히 이 훈련법을 지켜줬다.


그리고 고1 첫 모의고사에서 9등급이던 성적에서 수능 최종 성적은 5등급 상위권까지 끌어올렸다.


공부를 어떻게 하는지 몰랐던 친구가 책상에 앉아서 무언가를 열심히 쓴다는 행위 자체만으로 공부에 감을 잡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후 나는 이 글쓰기 훈련법을 계속 업그레이드시켰고, 추후 많은 글쓰기 과외를 통해 학생들의 실력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만약 그 효과가 의심된다면, 지금 바로 시작해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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