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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Jan 22. 2022

홍콩의 네이밍 센스. 한자와 영어의 창의적 크로스오버.


홍콩에 살면서 재밌다고 느끼는 건 한문을 쓰는데 영어에서 음만 가져온 가차 문자가 많다는 것이다.


연어는 三文漁(삼문어), 광둥어로는 사먼위라고 발음한다. 마치 영어의 ‘Salmon’의 발음과 비슷하다.

샌드위치는 三文治(삼문치), 광둥어로는 사먼치라고 발음한다.

정말 한자의 원래 의미와는 전혀 다른 영어 발음의 한자식 발음만 갖다 만든 새로운 단어가 탄생해서 쓰이고 있다.



특히나 멋지다고 생각했던 이름은 침사추이 북쪽 야우마테이에서 몽콕으로 가는 작은 지역의 이름으로 Jordan이라는 지명을 한문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Jordan Street!


하지만 단순히 음만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영어로 만든 이름을 한문으로 옮기면서, 혹은 그 반대로도 뜻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몽콕 지역에 있는 길의 이름인 ‘Prince Edward Road’의 한자식 표기는 ‘太子路 (태자로)’로 원래의 Prince라는 단어의 뜻을 한자로 표기해서 만들었다.


진짜 창의력은 개인이 운영하는 상점의 상호명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정말 기발하다고 생각한 이름은 지나가던 ‘시계 가게’의 이름이었다.


永發(한국식 한자 병음: 영발)이라는 이름의 다소 평범한 한자의 상호였다.

광둥어로는 ‘윙팟 Wing Fat’으로 광둥어의 병음 영어 표기와는 다르게, 상호명을 영어로 ‘Win Fast’라고 표기한 것을 보았다.


뜻도 음도 정확한 번역은 아니지만, 가게가 번창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한자와 영어로 비슷하게 만들어 제 3의 영문 이름을 만든 가게 주인의 창의력에 감탄했다.



각종 간판과 표지판을 만들고 있는 길거리의 간판 작업장. 도시 한복판에서 이런 걸 만들고 있다는게 신기할 따름이다.

사람들의 이름도 보통 광둥어 이름과 영어 이름을 쓰는데, 대부분 원래 광둥어이름 발음과는 전혀 다른 영어 이름을 짓는다.


하지만 그런 영어 이름들도 들어보면 한국에서는 보통 영어이름으로 쓰지 않는 들어보지 못한 영어이름들도 꽤나 있었다.


그리고 영어 단어중에도 영국식 표현이 많다.  


오랫동안 영어 공부를 해왔지만 이런 단어가 있었나 싶은 홍콩에서 처음 본 단어들이 꽤나 있었다.


그 중 몇 개가 Hawking, Littering 같은 단어들이었다.


내가 처음 보는 단어들은 보통 단어 하나가 구체적인 상황을 묘사하는 단어들이었다.


어느 날 길을 걷다가 길거리에 'No Loitering'이라고 쓰여있는 표지판을 보았다.


도저히 그 뜻을 가늠할 수가 없어 영어 사전을 찾아보니, '얼쩡거리다'라는 뜻을 갖고 있었다.


정말 웃겼던 것은 그 공간이 지나가던 사람들이 얼쩡거리기 좋게 생긴 위치와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한문과 영어가 공존하는 것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은 홍콩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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