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다 보면 공부를 많이 하게 된다.
아이가 뭘 원하는지 알고 싶을 때, 원하는 게 무엇일 때 무엇을 어떻게 해줘야 하는지 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대개는 책을 보거나 인터넷을 찾아본다.
최근 혼자 두 발로 일어서려는 연습을 하며, 자신의 두 발로 온전히 지구에 서려는 아이를 보며, 내가 무엇을 해줘야 하는지 책을 찾아보았다.
사실 뭔가 신체적으로 자세를 잡아 준다던가 하는 내용을 기대했는데, 놀랍게도 가장 첫 번째 해야하는 방법은 '안전하게 넘어지는 방법'이었다.
너무나도 단순하고 당연한 말이었지만, 무언가 마음에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
넘어지지 않는 방법을 가르쳐야할 것 같은데, 안전하게 넘어지는 방법이라니.
두 발로 일어서기 위해 넘어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며, 넘어지지 않고 일어서는 방법을 가르칠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런 아이에게 넘어져도 괜찮다고, 이왕 넘어지는 것 안전하게 넘어지는 법을 가르쳐주어 넘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렇게 넘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지면 다시 일어서기를 시도할 수 있고, 그렇게 두 발로 온전히 일어서게 된다는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하고, 아무런 메타포 없이 직접적 사실만 쓰여있는 글이었지만, 내 아이의 아빠로서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지 너무나도 잘 와닿는 말이었다.
그리고 내가 인생에서 휘청했던 순간들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고, 넘어지는 것에 대해 덜 두려워할 수 있는 것이 옆에서 나를 응원해주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주셨던 부모님이 계셨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일어서던 시절의 내 부모님의 나이에 내가 가까워질 수록, 넘어지는 것이 더 두려워지는 것도 같다.
넘어지면 아프고, 다치고, 그렇게 주저앉으면 다시 일어서기 싫어지는 것도 너무 잘 알기에 넘어지지 않도록 천천히 걸으려고 한다.
아이 걸음마 가르치려다가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