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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Feb 09. 2022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그 모습대로 살아라"


"저는 어렸을 때 심할 정도로 예민하고 소심한 성격이었습니다. 항상 몸무게가 많이 나갔는데 통통한 볼 때문에 더 뚱뚱해 보였죠. 구시대적 사고방식을 갖고 계셨던 어머니는 예쁜 옷을 입는 것을 어리석은 짓이라고 생각하셨습니다. 어머니는 항상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헐렁한 옷은 입을 수 있어도 작은 옷은 입으면 찢어진다.'


그리고 그 말씀에 따라 옷을 사서 입히셨습니다. 저는 모임에 나간다거나 즐겁게 놀아 본 적도 없었어요. 학교에서 다른 아이들과 어울려 밖에서 놀지도 않았고요. 심지어 체육 시간에도 말입니다. 병이다 싶을 정도로 소심했죠. 저는 제가 다른 사람들과 '다른' 사람이고 다른 이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어른이 된 저는 저보다 나이가 많은 한 남자와 결혼을 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변하지 않았죠. 시댁 식구들은 침착하고 자신감 있는 사람들이었는데 그들은 제가 했어야만 하는, 그러나 그럴 수 없었던 모습의 전형이었습니다. 그들을 닮아 보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그렇게 될 수 없었습니다. 그들이 저를 끄집어내려 할수록 저는 더욱더 제 안으로 파고 들어갔습니다. 저는 신경질적이고 쉽게 화를 냈죠. 친구들도 만나지 않았습니다. 초인종이 울리는 소리조차 두려웠으니까요. 저는 실패자였어요. 남편이 이 사실을 알게 되는 것도 두려웠어요. 그래서 사람들 앞에서는 항상 쾌활한 척하려고 애썼고 과장된 행동을 했습니다. 그러고 나면 며칠간은 비참한 기분이 들곤 했어요. 너무나도 비참한 나머지 제 존재를 이어 가야 할 목적을 찾을 수가 없었죠. 자살을 생각하기 시작한 겁니다."


'자기 관리론'으로 유명한 '데일 카네기'가 미국의 어느 부인에게 받은 편지였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길래 이 불행한 여성의 삶이 변했을까? 그저 우연한 말 한마디였다.


"우연한 말 한마디가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았습니다. 시어머니는 어느 날 당신이 아이들을 키운 이야기를 들려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난 언제나 아이들에게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라고 가르쳤단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 바로 이 말이었어요. 그 말을 듣자마자 저의 비참함은 제가 스스로 주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제게 맞지 않는 모양에 저를 맞추려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저는 하룻밤 사이에 바뀌었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기 시작한 겁니다. 저 자신의 성격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저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노력했죠. 그리고 제가 가진 장점을 생각해 냈습니다. 저는 할 수 있는 한 모든 컬러와 스타일에 대해 공부했고 제게 맞는다고 생각되는 옷을 입었습니다. 친구를 사귀기 위해 노력했고, 모임에도 참여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모임이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제게 뭔가를 시켰을 때는 두려움에 몸이 굳기도 했어요. 하지만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할 때마다 조금씩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오늘날 저는 그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행복을 느끼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저는 항상 그 쓰라린 경험을 통해 얻은 교훈을 아이들에게 가르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항상 네 있는 모습 그대로 살아라!"


- 데일 카네기의 '자기 관리론' 중 - 




간식 먹듯 지친 하루를 마무리하고 편안한 리클라이너 소파에 앉아 반쯤 읽고 던져두었던 데일 카네기의 '자기 관리론'이라는 책의 중간쯤을 펼쳐 읽었다.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그 모습대로 살아라'


사실은 굉장히 진부할 수 있고 뻔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말이다. 비슷한 말로는,


'자신이 진심으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것을 하며 살아라'


같은 말이 있다.



하지만 나는 요즘 이렇게 너무나도 진부한 질문에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고 답을 찾아가며 살고 있다.


'자기 자신'이라고 함은 결국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구체적으로 줄 세워놓고 공통점을 찾고 그 인과 관계를 찾으면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데일 카네기에게 편지를 쓴 여자분은 자기 자신이 어떤 옷이 어울리는지 생각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 어떤지도 모른 채 어머니의 사고방식 그대로 살아온 사람이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 사고방식이 잘 못 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조차 가질 수 없을 정도로 자기 자신의 목소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못했다.


결국에는 자신이 닮고 싶어 하는 사람을 따라 하고, 흉내만 내다가 자괴감에 빠져서 괴로워했던 것이다.


이 여자분이 그다음으로 노력한 것은 모든 컬러와 스타일을 공부하며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을 찾았다는 점이다. 단순히 옷만 그런 것이 아니라, 자신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지낼 수 있는지도 실험해보고 스스로의 사교 방식을 찾아나갔다. 


자기 자신을 찾으라는 것은 아무런 변화 없이 편안하게 현재에 안주하라는 뜻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것을 찾아 그것을 열심히 실행하며 살아가라는 뜻이다. 


좋아한다는 것은 다시 말해 내 삶을 투자하여 실현하고 싶은 가치가 무엇인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서둘러서는 안 된다. 


내가 좋아하는 것, 인생의 가치를 찾는 여정은 평생 해야 할 숙제이고, 그것을 실행하는 것은 하루아침에 서두른다고 이루어지는 것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무언가 가치 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너무 좋은 글을 읽고 나니 이렇게 좋은 글이 많이 있는데 나는 또 무슨 가치를 전달하기 위해 글을 쓰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묻혀있던 내 책장 속의 옛이야기 한 편을 꺼내 같이 나누며 내 생각도 정리하고 곁들이고 싶었다.


이 책은 언제 끝까지 다 읽을 수 있을까 싶지만, 언제고 아무렇게나 펼쳐도 너무나도 멋진 이야기가 많은 책이다.




[인용 출처: 데일 카네기의 자기 관리론/ 데일 카네기 지음/ 베스트 트랜스 옮김/ 더 클래식 - 편지 내용 중 일부 표현을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수정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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