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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Feb 10. 2022

걱정을 분석하고 해결하는 방법

걱정을 분석하고 해결하는 3단계 방법*

1. 사실을 확인한다.

2. 사실을 분석한다.

3. 결론을 내리고 그것에 따라 행동한다.


말장난하는 것 아니다. 걱정이 '해결된다'라고 말하는 것은 대개 이 3개 과정을 충분히 거치고, 행동이 실행될 때 비로소 걱정이 해결됐다고 말하고는 한다.


신입사원 시절의 이야기다.


회사 다니는 것이 너무 힘들었다. 


하루하루 회사에 나가는 것이 고역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꾸역꾸역 나가고 있었다.


회사 생활이라는 것이 원래 이렇게 힘든 것이겠거니 하면서 스트레스를 참고 다녔던 것 같다.


영업사원이었던 나는 거래처에 신제품을 납품하고, 판촉행사를 기획하고 제안해서 실행시키는 등의 업무를 맡고 있었다. 하지만 거래처에서는 무언가 계속 요구를 했고, 회사 규정상 들어줄 수 없는 것들이 많이 있었다. 그렇다고 선배 영업사원의 노하우나 스킬을 보고 배울 수 있는 환경도 아니었다. 


정말 노련한 거래처 바이어들은 나에게 큰소리치고 내 입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것을 요구했다. 지금 생각하면 그냥 회사에 이야기해서 도움을 청하거나 상대방 거래처에 정식 항의하는 방식을 취했어도 됐는데, 혼자서 꾸역꾸역 해내려다가 더욱 괴로웠던 것이다.


급기야는 20대 중반의 나이에 원형 탈모가 왔다. 병원에 가니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것이라며 치료를 해주었고, 스트레스 관리를 잘하라고 했다.


스트레스 관리를 나 혼자 할 방법을 몰랐다. 


마침 회사에서 직원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있어, 심리 상담 센터를 찾았다.


상담을 하시는 분은 전문 상담사 분인 것 같았다.


"어떤 고민이나 걱정이 있으세요?"


질문은 간단했지만 나는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회사 생활이 너무 힘들어요."


어떤 부분이 제일 힘드세요?


"거래처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는데 저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고, 회사에서 누가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어요."


"그럼 회사에서 누가 그런 걸 가르쳐줄 수 있을까요?"


"아마 제 직속 상사인 팀장님인 것 같아요."


"팀장님과는 잘 이야기를 해봤나요?"


"이야기는 했지만 도움은 못 받고 있어요."


"정확히 어떤 도움을 받고 싶으신 거예요?"


"글쎄요."


상담을 하면서 괜히 내 편을 들어주지 않는 것 같아 약간 기분이 나빴다. 스트레스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러 왔는데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할 말을 잃은 것도 사실이다.


"그럼 지금 거래처와의 문제가 어떤 것이 제일 크세요?"


"항상 무언가 제가 할 수 없는 것을 요구해요."


"그 요구를 거절하면 어떻게 되는 건가요?"


"신제품을 입점할 수가 없게 되는 거죠."


"그게 가장 큰 리스크인가요?"


할 말이 없었다. 그냥 신제품을 입점할 수 없다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었지만, 입점을 하지 못한다면 내 영업 목표를 이루지 못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평가를 못 받게 되고, 평가를 못 받는다고 해도 신입사원인 내가 받을 불이익은 크지 않을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담사분은 이어서 이야기했다.


"그럼 신제품만 입점이 되면 거래처와의 문제도 해결이 되겠네요?"


"아무래도 그게 제일 크기는 하죠."


신제품을 입점하면서 입점 가격을 무리하게 낮춰주고 단독 물량을 공급해달라는 거래처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도 없거니와, 애초에 내가 스스로 그런 것을 결정할 권한도 없었다.


"그럼 그 문제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은 뭘까요?"


"저희 팀장님께 말씀드리고 도움을 받는 방법이겠죠."


결론은 '팀장팀한테 거래처 입점에 대해서 무리한 입점 조건 요구를 어떻게 해결할지 상의한다.'였다.


솔직히 좀 허무했다. 나의 회사 생활에 대한 엄청난 걱정의 해결책이 이거라니.


그 상담사 분이 영업이나 유통에서의 전문가도 아니었고, 단순히 내 이야기를 오랜 시간 동안 들어주면서 문제를 정리하고 요약했던 것이 전부였다.


상담은 6회까지 가능했지만 나는 1회 이후로 가지 않았다.


당연히 내 회사 생활에 대한 고민이 그것 하나로 해결되지는 않았겠지만,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는 배웠기 때문이다. 어떤 상황인지 누구보다 내가 제일 잘 알고 있었고, 그 해결책도 내가 갖고 있었다. 


그다음 날 나는 팀장님께 거래처와의 신제품 입점 문제에 대해 상의를 했고, 원만히 해결할 수 있었다.


(물론 많은 일이 있었지만 짧게 요약해서 '원만히 해결할 수 있었다'라고 쓴다. 이 건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쓸 기회가 있으면 쓰도록 하겠다)


위의 3원칙을 보면, '사실을 확인하고 분석'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아니, 처음에는 사실이 무엇인지 알고자 하지 않고, 나의 걱정되는 마음에만 집중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나 역시도 나의 힘든 감정에만 집중했지 왜 힘든 것인지, 그 힘든 것의 실체가 무엇인지를 알려고 하지 않았다. 


하지만 어떤 걱정이던 그 실체를 파악하면 내가 선택하고 실행해야 하는 행동 자체는 굉장히 허무할 정도로 단순할 경우가 많다.


다행히도 내 원형탈모는 바로 치료되었고, 그 이후로도 발생하지 않았다. 


걱정을 분석하고 해결하는 3단계 방법*

1. 사실을 확인한다.

2. 사실을 분석한다.

3. 결론을 내리고 그것에 따라 행동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것을 데일 카네기가 인용한 것을 다시 인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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