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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Jun 29. 2022

커리어 선택, 좀 이기적으로 보이면 어때?

미안하다고? 나 스스로에게 미안한 건 생각 안 하고?



외국계 기업을 여러 군데 경험하다 보니,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한국에 와있는 외국인 직원들은 대부분 본인의 나라에서 좋은 커리어를 밟아오고, 본인의 커리어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한국에서 더 좋은 경험을 위해 나와있는 친구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로의 커리어가 발전되어온 길을 공유하게 되고, 앞으로의 커리어에 대해서 논의를 하게 된다.


그러면서 배운 것 중에 하나가, 이 친구들이 커리어를 발전시켜온 방법, 혹은 커리어를 계획하는 방법이다.



나의 커리어에 대한 고민들을 해오면서, 이 친구들과의 오랜 논의를 통해 얻게 된 배움들이 굉장히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관점들이 보수적이고 단체 생활을 중요시하는 한국의 정서상 쉽지 않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해외에서 여러 나라를 관할하는 한국인 임원분들을 보아도 커리어 관리를 위해 이러한 외국의 우수한 친구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커리어 계획을 수립하고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배움을 정리하여 공유하고자 한다.





사실 경력이 더해질수록, 이미 쌓아온 경력을 바탕으로 이후의 경력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커리어 계획을 세우는 것은 항상 ‘내가 하고 싶은  ‘내가 잘할 수 있는 사이의 균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신입사원 때에는 경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내가 하고 싶은 것’ 쪽에 더 치중해서 커리어를 개발하게 된다.


하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통해 회사에 더욱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찾게 되며, 회사에서도 굳이 잘하는 분야가 뚜렷한 사람에게 새로운 것을 도전하게 하고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없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경력 초반에 어떤 경험을 했는지가 매우 중요하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첫 회사와 첫 직무를 잘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첫 회사와 첫 직무를 아주 마음에 들게 선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런 경우 한국의 문화 상 ‘힘들어도 버티고 참아야 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 역시도 그랬다.


미련하게 참고 버티다가 번 아웃되어 한 번에 퇴사로 이어진다.


정말 좋지 않은 케이스다.



현재 나의 직무가 맞지 않다고 느낀다면, 내가 하고 있는 직무가 나의 향후 경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너무 명확하게 느껴진다면,

그 직무에 변화를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직무에 변화를 주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직무를 옮기지 않고, 직무 방식을 바꾸거나 직무영역을 넓혀서 내가 원하는 커리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경력을 쌓는 것.

또 다른 하나는 직무를 옮겨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당연히 첫 번째 방법을 추천하지만, 대개의 경우 첫 번째 방법으로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첫 번째 방법으로 해결이 안 된다면, 두 번째 방법을 쓸 수밖에 없다.


직무를 옮기는 것.


다만 이때 판단 기준은, ‘과연 내가 현재 하고 있는 직무가 내가 향후 가고자 하는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가?’이다.


나의 꿈이 영업부의 부서장이 되는 것이라면, 영업부의 부서장이 되기 위한 경력들을 내가 현재 수행하고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

하지만 영업부 부서장이 되기 위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라면? 커리어 목표를 수정하거나 현재 하고 있는 업무에 변화를 주어야 하는 것이다.


후배들이나 동료들을 보아도 이러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만약 이런 고민을 하는 사람의 연차가 낮다면 ‘하고 싶은 것’을 찾아 하라고 한다.


하고 싶지도 않은 일로 초반의 경력을 쌓으면, 결국에는 ‘할 수 있는 일’이 되어버려서 하고 싶지 않을 일로 돈을 벌기 위해 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만약 고민하는 사람의 연차가 높다면, ‘할 수 있는 일’과 ‘하고 싶은 일’의 균형을 맞추어 ‘성공확률이 높은’ 직무를 찾으라고 이야기를 한다.



이러한 직무를 옮기는 과정에서, 또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미안해서’라는 말을 한다는 것이다.


옆 팀에 내가 마침 오랫동안 하고 싶은 일이 생겼는데, ‘미안해서’라는 말을 한다.


정말 미안한 것은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꾸역꾸역 의욕 없이 하는 것이 더 ‘미안한’ 것이다.




물론 나도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그런데 한 외국인 친구가 말했다.


‘야, 커리어 계획을 세우는데 미안한 게 어딨어? 더 좋은 기회를 찾아가는 것은 너의 상사로서도 도와주고 축하해야 할 일이야. 커리어 계획에서는 이기적으로 생각해. 당장 너의 미래가 달렸는데 다른 사람한테 미안해서 너의 인생의 귀중한 시간을 쓰겠다고?’


그렇다.


가고자 하는 방향이 뚜렷하다면, 그것을 향해 가지 않고 노력하지 않는 것을 스스로에게 가장 미안해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정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미안해할 필요가 없다.




그래, 지금 당신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이다.


신념 있는 결정은 누구도 비웃을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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