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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Oct 27. 2019

일요일밤, 월요일을 좀 덜 힘들게 맞이하는 방법

일요일 밤 가슴 먹먹한 당신을 위해

금요일 퇴근길. 소주 두병에 혼술용 곱창볶음 한팩으로 주말을 맞이한다. TV에서 소장용으로 구매해둔 영화 목록을 넘기며 어떤 영화가 나의 금요일 밤을 더 즐겁게 해 줄지 신중하지만 빠르게 고민한다. 오늘은 어벤저스 엔드게임을 다시 복습하기로 했다.  


주말은 순삭. 일요일 저녁이 되었다.


나의 월요일 아침을 보다 가볍게 만들어 볼 수는 없을까? 아침에 일어나 분리수거를 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버린다면 기분이 상쾌하지는 않을 것 같다. 쌓여있는 설거지를 보며 출근하는 것도 좋지 않을 것 같다. 피곤한 몸이지만 쓰레기도 치우고 설거지도 해둔다. 빈 소주 병과 안주 봉지들을 버리니 주말의 나태함이란 굴레가 사라지는 기분이다.


내일 아침 날씨도 체크해둔다. 어떤 옷이 좋을까. 내일 아침 풍경도 그려본다. 월요일 아침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사실은 상쾌한 아침의 이미지가 되도록 조금 미화해서 머릿속에 그려본다.


내일 일정도 빠르게 체크한다. 머릿속에 내일 꼭 해야 하는 한 두 가지 혹은 출근하자마자 할 일을 생각한다. 막연한 월요일의 업무에 대한 부담을 약간은 마주하고 월요일의 부담감을 덜어내는 것이다.


아침에 출근하면 누구를 만나게 될지, 내가 꼭 만나서 해야 할 말이 있는 것은 누구인지, 지난 금요일에 생각했던 내일의 업무사항은 뭐였나 생각해본다.


이제 됐다. 눈감고 자자. 어차피 지금 생각한 대로 될 것은 없지만 월요일에 대한 막연한 괴로움은 조금 누그러졌을 수도 있다. 생각해보자. 지금껏의 내일은 생각보다는 힘들었고 생각만큼 힘들지는 않아 그럭저럭 어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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