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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Dec 01. 2022

코로나 이후 첫 해외여행지를 괌(GUAM)으로 결정했다

 오세아니아 북마리아나제도의 미국 자치령 '괌(Guam)'.


'괌'이라는 지명을 처음 알게 된 것은, 20여 년 전 초등학생 시절에 외삼촌이 결혼을 하시면서 신혼여행으로 '괌'이라는 곳에 가신다고 들었을 때였다.


신혼여행에 다녀오신 외삼촌은 무언가 수공예로 만든듯한 (어린 시절에는 지푸라기로 만든 것처럼 보였지만 지푸라기는 아닐 듯) 벽걸이 장식품에 'GUAM'이라고 쓰여있는 기념품을 갖고 오셨다.


해외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당시의 나로서는 왠지 상상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 같은 느낌이었다.




대학생이 되고 배낭여행을 시작으로, 세계 곳곳을 여행할 기회가 생겼다. 하지만 대부분 '휴양지'가 아닌 약간의 고생과 모험이 수반되는 곳으로 목적지를 골랐다. 


젊은 시절의 고생스러운 여행은 나를 더욱 성장시켜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괌'이라는 여행지는 내게 '휴양지'에 속했고, 항상 여행 목적지로는 전혀 고려된 적이 없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고, 아내의 뱃속에 둘째 아이가 들어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여행을 좋아하는 우리 부부는 남들처럼 '태교여행'이라는 것을 가보자고 뜻을 모았다.


마침 사람들이 미국산 아기용품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쇼핑을 즐겁게 할 수 있는 가까운 휴양지인 '괌'으로 태교여행을 많이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는 2015년, 해외 직구가 막 유행하던 시점에 괌에 가면 해외 직구하는 것처럼 마트에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는 표현이 와닿았다.


쇼핑을 하러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냥 가서 휴양만 하다 오는 것보다는 뭔가 남는 것(?)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항공권을 구매하고, 숙소를 예약하고, 렌터카를 빌리고, 그야말로 남들 하는 대로 여행을 준비했다.


생각해보니 '미국령'의 영토에 발을 들이는 것이 처음이었던 나는, 공항에 들어서자 영어 듣기 평가에 나오는 수준의 영어 실력(처럼 들리는)을 접하고 매우 신기했다.


그 당시 괌을 가장 많이 찾는 관광객은 일본인이었고, 한국인이 그다음, 그리고 일부 중국인이 있다고 들었다. 드문 드문 한국인을 위한 한국어 안내문이 보이기는 했지만 일본어는 거의 영어와 병기되어 있는 수준이라고 느꼈다.


'타코 x', '웬ㄷ스버거' 등, 한국에서 잘 만나지 못했던 미국 본토의 맛을 즐기며 괌의 바다에서 휴양을 즐기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임산부였던 아내는 그 아름다운 바다를 즐기지 못했고, 돌이 막 지난 첫째는 고열에 시달려 현지에서 약을 조달해서 먹이고 있었고, 돌아가는 비행기는 태풍으로 인해 급작스럽게 숙소를 하루 연장해야 했고, 언제 뜰지 모르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임산부와 돌쟁이 아기를 아기띠로 안고 큰 짐들을 들고 10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즐거울 것이라고 생각한 기억들은 모두 즐거웠지만 예상치 못한 힘듬은 너무 힘들었다.


첫 번째 괌 여행은 그렇게 끝났다.




그리고 아이들이 크면서 몇 번의 여행을 떠났지만 괌은 다시 여행지 옵션에서 제외가 되었다. 한번 가보기도 했고, 굳이 좋은 기억만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굳이 선택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 이후 가장 빠르게 개방된 여행지 중 한 곳인 괌을 다시 알아보기 시작했다.


7년 전에 괌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입했던 온라인 커뮤니티가 엄청나게 활성화되어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사람들은 다시 괌 여행을 준비했고, 실제 코로나 이후로 괌에 다녀온 사람들이 주변에도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 가족도 괌으로 여행지를 결정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2022년 11월의 괌은 어떤 상황이었는지, 따로 한번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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