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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Sep 19. 2019

한 번에 하나만 손에 쥐기

살면서 내가 포기한 것

처음 아이가 태어나 육아를 하면서 배운 점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아이가 두 손으로 무언가를 쥘 수 있을 만큼 소근육이 발달했을 때 배운 한 가지가 있다.  

아이가 장난감을 양손에 가득 쥐고, 다른 장난감을 쥐려고 하자 손에 있던 장난감이 떨어졌고, 아이는 또 그 떨어진 장난감을 쥐기 위해 손에 새롭게 쥔 장난감을 떨어뜨리며 한 손으로 두 개의 장난감을 쥐려고 했다. 아이의 작은 손과 약한 힘으로, 그리고 쥐기 쉬운 부분을 찾아내는 능력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불가능해 보였다. 말도 못 하는 아이에게 하나를 쥐기 위해서는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칠 수가 없었다. 나 역시도 그렇게 삶을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아이는 이내 하나를 포기하고 하나를 선택했다. 둘을 쥐려다가 하나도 쥘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쩌면 살면서 가장 먼저 포기한 것은 한 번에 두 가지를 모두 쥐려고 하는 것일 것이다. 하지만 어쩌면 아직까지도 포기하지 못하고 살고 있는 것 같다.  

살면서 포기한 것들에 대해 글을 시작하며 포기한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포기한 것들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처음 글을 시작할 때는 많을 것 같았는데, 나도 모르게 스스로 '포기'했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남아 있어서일까 싶다. 그래서 이번에는 살면서 처음 포기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았다.

그렇다면 이 것을 앞으로도 포기할 것인가? 아직 완전히 포기하지 못했고 포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남겨둔다. 오늘 하루 내가 꼭 내손으로 쥐고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무엇인지, 이 것을 쥐기 위해 내려놔야 하는 것은 무엇일지 매 순간의 선택에서 생각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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