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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Sep 22. 2019

인생 음식 인생 식당 - 3 역삼역 사거리 중국집 짬뽕

술 마신 다음 날 역삼동 직장인들의 속을 달래주는 한 그릇

역삼동에서 6년을 회사 생활을 하면서 많은 식당들이 생기고 사라졌다. 회사가 밀집한 지역에서 유독 해장하기 좋은 음식이 많은 것은 우연은 아닌 것 같다.


매출실적이 좋지 않아 회사에서 보고회의에 시달리거나 거래처 담당자에게 실컷 싫은 소리를 들은 날은 그것을 안주삼아 한잔하고, 다음 날 쓰린 속을 달래기 위해 해장할 음식을 찾고는 했다.


해장하기 좋은 메뉴는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자주 갔던 곳은 역삼역 사거리 한 골목 안 쪽 2층에 자리한 중국집의 짬뽕밥이다. 요새는 짬뽕을 전문으로 하는 체인점도 많지만 이곳은 여러 가지 중국음식을 하는 일반적인 중국집이다. 일반적으로 식사를 하러 왔다면 쟁반짜장이나 요리류도 고려하겠지만, 술은 마신 다음 날은 고민 없이 짬뽕밥이다.


면을 좋아하지만 쓰린 속을 달래는 데는 짬뽕의 국물이 좋은데 면으로 먹으면 면과 국물을 따로 먹게 되어 밥으로 주문한다. 하지만 이곳은 짬뽕밥을 시키면 짬뽕에 약간의 당면을 넣어줘 면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특히 마음에 드는 것 또 하나는 계란 물을 풀어 국물에 넣어줘서 얼큰 한 국물과 밥과 함께 속을 달래주는 것이다. 어쩌면 이미 짬뽕밥은 해장용으로 디자인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고기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요새 유행하는 스타일의 진한 돼지고기 베이스의 국물도 좋지만, 가끔 술 먹고 해장이 필요할 때면 역삼동의 그 짬뽕밥이 떠오르고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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