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점이 높다고 붙을까? 학점이 낮다고 떨어질까?
주위에서 보면 학점이 낮은데도 취업이 잘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학점이 높은데도 떨어지는 사람들이 있기도 하다. 물론 학점이 전반적으로 높은 사람들이 무난하게 취업을 하기도 하지만, 그 사람들이 꼭 학점이 높아서 합격했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취업에서 학점의 역할?
기본적으로 학점은 모든 사람들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회사에서도 평가의 항목으로 쓴다. 하지만 대부분 서류심사에서 기준 학점 아래의 지원자들을 제외하는데 쓰인다. 그리고 채용 절차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학점의 중요성은 떨어진다. 1차적으로 학점으로 제외되는 지원자들 이후에는 괜찮은 학점을 보유한 지원자들만 남기 때문이다.
학점을 어느 정도까지 맞추어야 할까?
일단 학점이 높은 사람이라면 걱정이 없겠지만, 학점이 낮다면 최소 '평균' 수준까지는 끌어올리는 것이 좋다. 그럼 '평균'은 어느 정도일까? 당연히 회사마다 다르다. 어느 회사는 3.0 이하는 무조건 서류 광탈, 3.5 이하는 광탈인 경우도 있다. 어떤 회사는 아예 자기소개서 내용은 1차 서류심사에서 보지도 않고 학점만으로 거르는 회사도 있다.
그 증거가 된 실제 사례가 있다.
학점이 3점이 안 되는 친구 A와 학점이 3.4인 친구 B. 이 둘은 같은 회사에 서류 지원을 했다. 서류에는 4-5개의 문항에 답하는 자기소개서와, 학점, 어학 점수 등을 썼다. A는 학점은 낮았지만 토익 900점, 토익스피킹 레벨도 높은 편이었다. 그리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기소개서의 소재가 풍성했다. B는 학점은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토익은 700점, 토익스피킹 레벨도 중간 정도, 특별히 학교 공부 외에는 이렇다 할 활동을 한 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을 매우 힘들어했다. 오늘 두 친구가 지원하는 회사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계열사인 에너지 관련 회사. 둘은 학교 도서관에서 양 옆에 앉아 같이 자기소개서를 마무리하고 지원을 준비했다. A는 자기소개서를 몇 번씩 검토하고 제출 마감 시간인 오후 5시까지 30분을 남기고 여유 있게 제출을 마쳤다. B는 급하게 자기소개서를 쓰느라 자기소개서의 마지막 문항에 대한 답변란에 '저는'이라는 두 글자만 쓰고 제출 시간 1분 전에 "아 몰라!" 하면서 제출을 해버렸다. 서류 전형 결과는 불과 며칠 뒤에 나왔다. 열심히 자기소개서를 작성한 A는 서류 광탈, B는 서류합격.
모든 기업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극단적인 경우를 예시로 들었다. 그리고 필자가 학창 시절 직접 본 사례이기 때문에 지어낸 것은 절대 아니다. 물론 친구 B는 이후 전형 절차를 거치면서 탈락을 했다. 그리고 친구 A는 본인의 강점을 잘 어필할 수 있는 외국계 기업에서 인턴과정을 거쳐 해당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는 데 성공했다.
또 하나의 실제 사례를 들어보자.
친구 C의 성적표는 아주 화려하다. 전체 성적표를 통틀어 A0가 두 개, 나머지는 모두 A+다. 매 학기마다 학과 탑 성적을 받았고, 졸업 때는 단과대에서 1등으로 졸업을 했다. 심지어는 교환학생을 가서도 한 학기 수강한 과목 모두를 A+를 받고 왔다. 모두가 그 친구의 취업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없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졸업 마지막 학기. 친구 C는 다른 친구들과 비슷한 비율로 불합격 통지를 받았다. 친구 C의 삶에 특별히 실패가 없었는데, 몇 번의 서류 광탈은 친구 C의 멘털을 뒤흔들어 놨다. 서류를 통과한 몇몇 회사들에서도 면접까지 가서 떨어진 경우도 있었고, 최종적으로는 시에서 운영하는 작은 공공기업으로 취업하였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잘됐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친구 C의 화려한 성적표의 학점에 비하면 취업의 길은 너무나도 험난한 여정이었다. 친구 C는 오래 다니지 않아 만족하지 못하고 퇴사를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렇게 두 사례에 미루어 보았을 때, 학점이 높다고 취업이 잘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최소 여러 회사에 지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만큼은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면접관이 본, 학점의 의미는?
면접 볼 때 학점이 높은 지원자들을 보면, '성실하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잘 활용하려면, '학점'이 높은데 자기소개서 내용이나 면접도 잘 봐야 한다. 가끔 학점이 높은 것을 계속 강조하며 본인의 강점을 어필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회사는 아주 오랜 기간 동안 경험을 통해 학점이 높은 사람들이 회사 생활을 잘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겪어왔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학점이 높은 것만을 어필하는 지원자의 평가가 썩 좋을 수만은 없다.
학점이 낮은 사람, 학점이 높은 사람 어떻게 해야 할까?
학점이 낮은 사람은 당연히 기회가 된다면 최소한의 학점을 맞추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할 것이며, 학점이 낮은 것을 커버할 만큼의 다른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다른 교외 활동이 됐던, 아르바이트 경험이던, 단순 '스펙'이 아니라 본인의 '스토리'가 있어야 한다. 그 '스토리'는 회사가 뽑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학점이 높은 사람 역시 학점이 높은 것만 믿을 것이 아니라 본인의 강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회사와 나를 연결해줄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 탄탄한 스토리가 자기소개서에 들어가고, 면접에서 진정성으로 보여주면 비로소 취업에 성공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모든 회사는 채용 기준이 다르다. 공통적인 것도 있지만 회사의 성격이나 문화, 업종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회사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세상을 넓게 보고,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나를 뽑고 싶은 회사를 잘 찾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