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파도 Oct 29. 2021

외국계 기업에 대한 흔한 오해 5가지

오해다 오해



1. 영어를 잘해야 들어간다


영어를 ‘잘해야’ 들어간다기보다는 할 줄 알아야 한다. 할 줄 안다는 수준은 영어로 의사소통이 된다는 뜻이다.


회사에 들어가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일은, 영어로 이메일 쓰기, 영어로 전화하기, 영어로 회의하기, 영어로 발표하기 등이 있다.


하지만 영어를 엄청나게 유창하게 하는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엄청나게 유창하게 잘하는 사람들도 많다.

심지어 한국어보다 영어가 더 편한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영어보다도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얼마나 본인의 생각을 잘 표현할 수 있는지, 회사는 ‘영어 실력’을 보는 것이 아니라 영어로 어떤 말을 하는지 그 내용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영어로만 일하지는 않는다. 당연히 한국말을 더 많이 하며, 외국인 직원이 있을 경우에만 영어로 한다.


회의를 하다가도 정말 영어로 소통이 안되고 있다고 느껴지면 외국인 직원에게 양해를 구하고 잠시 한국말로 대화하기도 한다.


영어를 잘하면 좋지만, 회사에 들어오면 영어를 잘해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계속 공부를 하게 되기 때문이다.

아, 외국에서 오래 살고 대학교도 외국에서 나온 옆 팀 사람이 상사로부터 왜 이렇게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떨어지냐고 구박받았던 것이 기억난다.


영어를 엄청 잘하는 친구였는데, 정말 영어만 잘했다. 가끔 외국계 기업에서는 영어만 잘해서 주변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좀 있다.


2. 문화가 개방적이고 수평적이다


이건 정말 케바케다. 회사마다 다르기도 하고, 부서마다 다르기도 하며, 사람마다 다르기도 하다.


외국계라 해도 모두 같은 외국계가 아니다. 외국계에도 미국계, 유럽계, 영국계, 일본계, 다른 아시아계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미국계에 다닐 때에는 상대적으로 수평적이라고 느꼈지만, 영업부서에 있다 보니 완전 군대식이었다. 영국계 회사에 갔더니 형식적인 것을 엄청 중요하게 생각했다.


미국계에서는 그냥 이메일이나 엑셀 파일로 발표하던 것을, 영국계에서는 모든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다 만들어서 보고해야 했다.


미국계에서는 직급을 부르지 않고 OO님이라고 불렀지만, 영국계에서는 모든 직급을 직급으로 불렀다.


호칭은 문화에 너무나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단적인 차이를 보여준다. 하지만 미국계와 영국계로 나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회사마다 다를 것이며 나의 단편적인 경험에 의한 구분이다.


일본계 회사에 다니는 친구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쪽은 한국보다 더욱 심하게 권위주위적이라고 했다. 아… 일본계도 외국계 기업이기는 하구나.


외국계 기업이라고 다 같은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문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3. 복지가 좋다


복지가 좋다는 것도 상당히 상대적이다.

회사가 돈이 많고 실적이 좋으면 복지가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안 좋다.


물론 소소한 혜택들을 많이 주는 외국계 기업이 많지만, 의외로 대기업에서 기본적으로 주는 혜택들이 상대적으로 적거나 없다.


예컨대 결혼 축하금이나 조의금, 상조 혜택 같이 한국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대기업이 훨씬 강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외국계 기업은 자기 계발비라던가, 패밀리데이, 이런 대기업에서는 잘하지 않는 ‘있어 보이는’ 복지가 좀 많은 것 같다.


한국 대기업으로 시작해서 외국회사에 합병된 회사에서 오퍼를 받은 적이 있는데, 한국 대기업의 혜택과 외국계의 복지가 잘 조화되어 있어서 좋아 보였다.


복지 역시도 회사마다 다르고, 한국 대기업과 중시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에 무조건 외국계가 복지가 더 좋다고 이야기하기는 힘들다.


4. 해외 출장이 많다


이것도 부서마다 회사마다 다르다.

코로나 이전을 생각하면, 해외 출장은 1년에 2번 정도 가는 것 같다.


직급마다 다르겠지만 신입 때는 정말 갈 일이 없었으며, 직급이 올라가면서 정말 출장 가서 배워오거나 가서 해줄 일이 있으면 기회가 생긴다.


하지만 이것도 부서에 따라 너무 다르기 때문에 더욱 자주 가는 부서도, 적게 가는 부서도 있다.


환상은 갖지 말자, 출장은 출장이다. 3 4 출장 동안 아침 8시부터  12시까지 회의만 계속 하면서 호텔에 갇혀 있다가  적도 수두룩하다.


솔직히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 중에 해외 출장을 훨씬 많이 가는 친구들도 많이 봤다. 이건 분명히 외국계라고 해외 출장이 많지는 않다.


특히나 코로나 이후에는 화상회의로 외국의 동료들과 일을 많이 하기 때문에 코로나가 끝난다고 해도 굳이 해외 출장을 갈 일은 예전보다 적어질 것 같다.


5. 해외 파견 기회가 많다


출장과 달리 이것은 해외 주재원처럼 나가서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기회다. 물론 이것도 회사마다 다르다.


하지만 기회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회사들의 자금 사정이 점점 안 좋아지면서 경영효율화를 위해 해외 파견을 많이 줄이는 경향이 있다.


실제 한국에 있는 외국계 회사의 임원들도 외국인이 많았지만 이제는 많이 자국을 돌려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많은 국가들에서 있는 현상이다.


또한 외국계가 진출하고 신입사원부터 시작한 현지 인력들이 2-30년이 지난 지금 훌륭한 인재가 되어 현지 지사를 이끌어갈 만한  능력을 갖추게 된 것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기회는 열려있고, 문을 두드리는 사람과 준비된 사람에게 기회는 온다.

작가의 이전글 다니던 회사가 없어졌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