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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Nov 04. 2021

미래를 불안해하는 당신에게 주는 4가지 선물

컨트롤할 수 없는 미래보다 컨트롤할 수 있는 현재에 집중하는 방법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이직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과연 끝판왕은 어떤 레벨일까?


오너가의 가족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취업과 이직을 통해 한 회사의 대표이사가 된다면 끝판왕이 아닐까?


실제 취준생부터 시작하여 1,0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린 한 회사의 대표이사가 되신 J님을 만나 미래를 불안해하는 젊은 도전자, 취준생들을 위한 조언을 구했다.


J님은 사실 학부시절 인류학을 전공하시고 미국 명문대에서 인류학박사학위를 받으신 이후 취업을 하시고 일반 기업의 대표이사까지 되신 특이한 이력을 갖고 계신다.


J님과는 고깃집에서 식사를 하며 편하게 대화를 했다.  


나: J님, 인류학과라는 생소한 학문을 전공하시고 지금은 한 회사의 대표이사가 되셨습니다. 비결을 좀 듣고 싶습니다. 어떻게 하신 건가요?


J: 처음 취업을 준비하면서부터 '아 내가 한 회사의 대표가 되어야겠다'하고 생각했던 건 아니고요, 물론 이왕이면 최고가 되면 좋겠다고 꿈을 꾸기는 했습니다만 처음 취업할 때에는 저도 그런 생각까지 했던 것은 아니 었습니다. 저도 많은 분들처럼 '취준생' 시절이 있었죠.


나: 사실 '취준생'이라는 시간은 굉장히 불안하잖아요. 알 수 없는 미래를 두고 매일 같이 자기소개서를 쓰고 면접을 준비하고 과연 나는 무얼 할 수 있을까?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불안함이 큰데요,


J: 일단은 '미래'를 알 수 있다는 것, 내가 무언가가 되겠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일단 불가능합니다.


끝판왕 J님은 힘을 주어 말했다.


J: 우리의 현재는 과거의 우리가 선택하고 경험한 것들이 쌓여서 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선택과 경험은 항상 완벽할 수는 없고 불안정합니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목표를 정해놓고 거꾸로 생각하고는 합니다. 물론 그렇게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수많은 변수들로 인해 거꾸로 내가 목표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해 하는 노력이 항상 나의 목표로만 가는 것은 아니죠. 예를 들어 얘기해볼까요? '우리 애는 판사를 만들 거야'라는 부모의 생각으로 판사가 되기 위한 가장 빠른 길을 가르치고 그것만을 하기 위해 큰 사람이 '최연소 판사'가 됩니다. 세상을 모르고, 사람에 대해 모른 채, 이런 판사가 내는 판결이 얼마나 올바른 판결이 나올까요? 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것은 어떤 직업이든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해가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나: 엇, 사실 지금 너무 많은 이야기들을 한 번에 해주셨는데, 잠깐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1. 미래를 당연히 알 수 없다. 알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라 2. 목표를 정하기보다는 '사람'과 '세상'에 대해 알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먼저 첫 번째 것부터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부분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J님은 웃으면서 말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은 30대에 일자리를 갖고 있는 나에게도 있기 때문에 끝판왕인 J님의 답변이 기대됐다.


J: 미래는 불확실하고, 누구에게나 동일합니다. 내가 제어할 수 없는 미래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는 내가 당장 결정하고 살아갈 수 있는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리하신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해가 바로 현재에 집중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나: 인문학의 중요성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사람'과 '세상'에 대한 이해가 이런 인문학적인 소양을 기르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일까요?


J: 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말씀드릴게요. 아니,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제가 추천드리는 방법은 '좋아하는 것을 통해서'입니다.


나: 아, 사실 좋아하는 것을 하라는 말은 굉장히 많은 분들이 취준생들에게, 대학생들에게 하는 말이잖아요. 하지만 그게 쉽지는 않은 것이 현실인 것 같습니다.


J: 제가 취준생 시절에도 쉽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대화를 진행하는 중간 우리는 하던 식사를 마치고 택시를 타고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기다리며 대화를 이어 갔다.


J: 일단 내가 뭘 좋아하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사실 저도 처음에는 내가 뭘 좋아하는지 찾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그래서 선택한 방법이, 내가 안 좋아하는 것을 하나씩 없애봤죠. 그러니까 몇 개 남는 것들이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더라고요. 맛있는 거 먹는 것, 영화나 콘텐츠, 그리고 신기술! (테크라고 표현하셨다)


J님은 좋아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J님의 눈이 빛났다.


J: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면 그때부터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것이니까 노력하는 것도 즐겁죠. 저는 사실 제 전공과도 상관없는 쿠킹클래스를 주말마다 듣기도 했습니다. 영화야 뭐 거의 달고 살았고요. 그러자 사람들이 묻기 시작합니다. '와이프와 기념일에 어떤 식당에 가면 좋을까?' 저는 제가 가본 맛집들을 소개해줬고, 그러면 그 사람이 가보고 좋았다면서 주변 사람들한테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저의 해당 분야의 인지도가 자연스럽게 쌓이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나에게 좋은 점은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내가 좋아서 한 일인데 사람들이 알아주고, 저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감이 생기니가 더 좋아하게 되고, 더 노력해서 더 잘 알게 되고, 계속해서 선순환이 일어났습니다.


나: 좋아하는 것을 찾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고 선순환이 일어나는 부분은 저도 공감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그게 어떻게 취업에 도움이 되고 기회가 될 수 있을까가 잘 그려지지는 않는데요.  


J: 좋은 포인트입니다. 또 한 가지 예를 들어볼게요. 저는 영화광입니다. 얘기한 것처럼 정말 달고 살았어요 영화를. 그리고 이직을 알아보다가 한국 최대의 콘텐츠 회사에서 구인 공고를 봤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다 보니까 관련된 기회가 보이게 된 거죠. 그리고 최종면접에서 그 회사의 CEO와 1:1로 면접을 보게 됩니다. 그분이 저한테 이런 질문을 하더라고요. '우리 회사가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합니까?'


J님은 마치 그 면접장의 면접관이 되신 것처럼 그때의 질문을 이야기했다. 마침 택시는 숙소가 있는 부산 해운대 광안대교가 보이는 곳에 진입했다.  


J: 저는 할 말이 많았죠. 아니 10년 동안 영화를 달고 산 사람인데, 콘텐츠 회사가 가야 할 방향성? 저에게는 할 말이 너무 많았죠. 소비자의 입장에서 10년 동안 내가 하고 싶었던 말들을 모두 할 수 있었습니다. 당연히 결과는 합격이었죠. 그런데 제가 그 회사 들어가고 싶다고 면접을 위해 그런 것들을 준비했다면 그런 면접을 치를 수 있었을까요? 절대 아닙니다. 좋아하는 것을 신나게 했기에 찾을 수 있는 기회였고, 그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해서 전문성을 길렀기 때문에 그 기회가 왔을 때 그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죠.


나: 말씀을 들어보니까 '성공한 덕후'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성공한 덕후'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 최대 콘텐츠 회사 사장과 만나서 1:1로 대화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신날 것 같네요.


J; 저는 '성공한 덕후'이라는 표현을 몰랐는데 제가 좀 덕후 기질이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ㅎㅎㅎ


나는  J님이 생각하시는 '덕후'와 다른 느낌을 드릴 수 있겠다 싶어 재빨리 말씀드렸다.


나: 아 네 그 '성공한 덕후'이라는 표현이 부정적인 뜻은 아닙니다. 긍정적으로 요새 많이 쓰는 표현입니다. 한 가수의 팬클럽 회원이었던 사람이 성공해서 가수가 되어 그 가수와 같이 작업을 한다거나 할 때 '성공한 덕후'라고 합니다


J: 그렇군요! 그 표현이 맞을 수도 있겠네요.


이윽고 택시가 숙소에 도착했고, 대화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나도 숙소로 돌아와 취업 끝판왕 J님의 이야기를 정리해보았다. 일단은 J님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부터, 오늘 흥미진진했던 대화에서 어떤 포인트를 사람들에게 전할지. 요점은 아래 몇 가지로 정리해 보았다.  


1. 미래는 누구나 알 수 없다. 미래를 알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리고 내가 당장 컨트롤 가능한 현재에 집중해라.


2. 현재에 집중하는 방법은 좋아하는 일을 찾아라. 좋아하는 일을 찾기 힘들다면 싫어하는 것을 하나씩 제외하고 가장 나중에 남는 것들 몇 가지 ('싫어하는 것'으로 분류할 수 없을 때까지)를 골라봐라


3. 그 좋아하는 것에 대해 전문성을 기르고 열심히 실력을 쌓아라.


4. 그렇게 하다 보면 기회가 보이고, 그 기회가 왔을 때 쌓은 전문성을 발휘하여 기회를 잡아라.  


이야기를 정리하고 보니 나 역시도 어떤 기회가 보인 것은 내가 그 분야를 좋아했기 때문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J님과의 식사자리에서 갑자기 이런 글을 쓰게 된 것도, J님이 이런 글을 쓰도록 허락하신 것도 내가 취업과 관련하여, 동기부여, 자기 계발에 대한 글을 매일 한 편씩 쓰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자 얻게 된 기회였다.  

물론 '내가 늦은 것이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은 결국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찾고 뒤늦게라도 그것을 찾으면 엄청난 속도로 발전해나가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최근에는 미용사가 되기 위해 미용학과를 나와서 미용사로 일하다가, 학창 시절의 꿈이었던 경찰이 되기 위해 서른 살에 경찰시험에 도전하는 분도 만난 적이 있다. 결국 뒤늦게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자신감을 갖고 전문성을 길러 도전을 하고 성취해 나가는 맥락에서 J님의 스토리와 비슷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런 노력을 하기도 전에 이미 취준생이 되어버렸는데?'


아니다. 분명 당신의 삶을 되돌아보면, 하나의 스토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스토리는 당신이 좋아해 왔던 몇 가지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고, 그 스토리가 바로 다른 글에서 강조했던 '진정성'과 연결되어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진정성'이 제대로 된 자기소개서를 만들고 면접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다.  


취업끝판왕 J님이 말씀처럼, 모두에게 미래는 불확실하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컨트롤할 수 없는 미래보다는 컨트롤할 수 있는 지금, 좋아하는 것을 찾아 즐겁게 노력해보자.  


우리 모두가 성공한 덕후가 되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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