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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도 Nov 05. 2021

럭키/언럭키 내가 선택할 수 있다면?

인류학 박사, 콘텐츠 전문가, 테크 전문가, 미식가, 대표이사와의 인터뷰

"럭키, 언럭키, 그것을 선택하고 결정하는 것은 여러분입니다"


J님이 한 회사의 임원들과 매니저를 대상으로 하는 강연에서 이런 이야기를 꺼냈다. 강연의 내용은 지극히 현실적인 주제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이런 말을 들은 순간 너무나도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연은 이어졌다.


"언젠가 TV에서 선택적 기억에 대한 실험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본인이 아주 럭키하다고 생각하는 그룹과, 언럭키하다고 생각하는 그룹에게 동일한 미션을 주고 수행하게 하면서 관찰하는 내용이었는데요. 예를 들어 택시를 타고 어디로 이동하라는 미션이 주어졌는데, 럭키한 그룹은 택시도 잘 잡히고 잘 이동을 했습니다. 그런데 언럭키한 그룹은 갑자기 하늘에서 비가 오는 등 언럭키한 일들이 일어났었죠. 왜 이 두 그룹은 럭키/언럭키할까에 대해서 비교 분석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두 그룹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선택적 기억력'이었습니다. 럭키한 그룹은 본인들이 운이 좋았던 기억을 위주로 기억하고, 언럭키한 그룹은 본인들이 운이 나빴던 기억을 위주로 기억을 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선택적 기억은 운이 좋았던 사람들의 태도가 (실제로는 '애티튜드 Attitude'라는 표현을 쓰심) 긍정적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운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그룹은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봤고요. 정말 소름 돋았던 대목은 본인들이 운이 나쁘다고 생각하는 그룹은 하루 종일 자기에게 운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오히려 불안해했다고 합니다. 스스로가 운이 나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안 좋은 일을 기꺼이 기다리고까지 있는 것이죠. 여러분은 운이 좋은 사람이 되시고 싶으십니까? 그렇다면 현실에서 긍정적인 것에 집중을 하셔야 합니다. 이것은 부정적인 부분을 모른 척 무시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부정적인 부분은 정확히 직시하고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긍정적인 것에 집중하라는 점입니다."


강연이 끝났고, J님과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기 위해 공항 이동을 위해 택시를 탔다. 강연 장소를 빠져나온 택시는 고속도로로 진입했다.


나: 아까 강연하신 부분에서 럭키/언럭키라는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J: 저도 그 참 흥미롭게 본 부분인데, 맞습니다. 인류학을 공부하면서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에 대해 이해하고 행동을 보고 분석하는 연구를 많이 하는데, 실제 그런 사례들이 많아요. 운이 좋고 나쁘고는 본인의 세상과 삶을 바라보는 것에 대한 선택이고, 그건 결국 삶을 살아가는 긍정적인 태도, 부정적인 태도로 나타납니다.


J님은 강연장에서 가져온 과자를 한 봉지 뜯으시며 한입 드시고는 말을 이어갔다.


J: 그런데 정말 주변에 보면 긍정적인 분들은 자신감이 넘쳐요. '근자감'이라고 하죠? 가끔은 이 사람이 이렇게 까지 자신감이 있는 이유를 잘 모르겠는데, 뭐가 있나? 싶기도 해요. 사실 저는 한 회사의 대표이사로써 정말 많은 사람들의 면접을 보지 않겠습니까?


아무 말 없이 나에게도 과자 한 봉지를 전해주시며 말을 이어갔다.


J: 가끔은 그런 사람들이 있어요. 이 자리는 당연히 내 거다라는 느낌을 주는 사람들. 자신감이 넘치는데 정확하게 이유를 잘 모르겠어요. 그런데 정말 뭐가 있는 것 같은 거예요. 그러면 사실 다른 비슷한 후보자들과 있을 때는 당연히 그런 사람이 뽑히겠죠. 그런데 또 그런 분들이 하면 잘합니다. 그런 자신감 있는 분들은 다들 긍정적이세요. 누가 봐도 힘든 상황인데 신나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나: 저도 그런 경우를 많이 본 것 같아요. 괜히 그 사람이 하면 그 일이 더 재밌어 보이고요. 따라 하게 되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J: 그렇죠! 그런 사람들이 조직에 있다면 조직에 활력을 주고 주변 사람들도 긍정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 회사를 이끄는 사람으로서 그런 사람들을 뽑게 되는 것이죠.


나: 그렇네요. 생각해보면 부정적인 사람들은 긍정적인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만 보지 않고 뭔가 불만을 얘기하거나 부정적으로 보는 것 같아요.


택시는 곧 공항에 도착했고, 나는 머릿속으로 '럭키/언럭키', '긍정적 태도' 이러한 키워드들을 떠올렸다.


최근에 읽었던 김작가의 '럭키'라는 책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었고, 올해 초 꽤 유명했던 '더해빙'에서도 이러한 긍정적인 마음을 선택하는 것이 성공으로 이끄는 비결이라고도 나왔다. 성공한 사람들의 성공 비결이 바로 그런 긍정적인 태도가 아닐까?


다만 J님의 강연 내용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부정적인 요소를 피하지 않는다'라는 것 같다. 부정적인 요소는 정확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이되, 그것을 해결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하라는 것에 더욱 현실감이 있었다. 단순히 박사로써 관찰자의 입장이 아니라,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 입장에서 많은 위기와 문제들을 해결해온 경험을 통해 단순한 '긍정적인 태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가능한 점이라고 생각했다.


"문제가 있으면, 그래 문제 있구나. 하지만 내가 해결할 거야. 해결할 수 있어. 이런 부분이 중요합니다 여러분"


J님의 강연 이후 사람들은 '그래 이제부터 우리 문제를 해결해보자. 할 수 있을 거야'하는 생각들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J님이 면접에서 봤다던 그 자신감 넘치고 긍정적인 사람은 누구일까? 문득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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